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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훈의 간(肝)편한 삶]윌슨병 딸에게 준 마지막 선물


2016.03.23 


“생애 처음 지키고 싶은 사람이 생겼습니다.”

2007년 개봉한 영화 ‘마지막 선물’의 주인공 신현준은 살인을 저지른 조직폭력배다. 세상이 버린 이 무기수에게 어느 날 존재조차 몰랐던 어린 딸이 나타나면서 가족이란 소중한 단어의 의미를 알려준다. 칼에 찔려 죽어가는 마지막 순간에도 윌슨병으로 죽어가고 있는 딸에게 간을 선물하고자 몸부림치는 아버지의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다.

이 영화를 본 수많은 관객들은 딸에게 마지막 선물로 자신의 간을 떼어 준 아버지의 부성애에 감동하지만 간이식을 받아야 했던 딸의 희귀질환인 윌슨병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윌슨병(Wilson disease)은 선천적 구리대사장애로 인해 간, 뇌, 각막, 신장 및 적혈구에 과다한 양의 구리가 축적되는 상염색체 열성유전질환이다. 1912년 의사 윌슨이 33세로 사망한 환자의 부검소견과 가족의 병력을 조사한 후 어떤 독소(나중에 구리로 밝혀짐)에 의해 심한 간경변과 뇌신경손상이 함께 오는 가족성증후군인 것 같다고 보고하면서 그의 이름을 기념해 윌슨병으로 명명하게 됐다. 세계적으로 3만명 당 1명의 빈도로 발생되고 보인자율이 90명 중 1명으로 비교적 흔한 유전질환이다. 국내에는 약 700여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자번호 29번 원소인 구리는 한자어로 銅(동)이다. 인류는 구리와 이의 합금인 청동을 사용해 새로운 문명인 청동기시대를 열었다. 따라서 구리는 인류의 문명발달에 기여한 매우 중요한 금속으로만 기억된다. 하지만 구리는 인간에게도 필수적인 원소다. 몸 속 각종 효소의 생산과 활성에 보조인자로 작용하기 때문에 구리가 결핍되거나 과잉축적되면 신체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구리는 음식으로 섭취되는데 건강한 사람이 체내요구량보다 더 많이 섭취할 경우 필요하지 않은 구리는 간에서 담도를 통해 배설된다. 하지만 윌슨병환자는 구리가 간에 넘치게 축적된다. 그 원인은 구리배설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겼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구리는 주로 간이나 뇌에 축적된다. 소아에서는 주로 간질환이 먼저 나타난다. 무증상의 만성간염으로 시작돼 간경변증이 생기고 간혹 급성전격성간염으로 혼수에 빠지면서 사망한다. 신경증상은 대부분 15세 이후 청소년기에 나타나는데 손이 떨리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팔다리 경직이 생기기도 하며 불안정한 보행 등 운동장애가 나타난다. 과잉행동, 불안 또는 공포, 정서불안 같은 정신과적 이상도 생기며 용혈성빈혈이나 신장기능 이상도 가져온다.

희귀질환은 초기진단이 쉽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미상의 간염이나 신경증상이 있을 때 윌슨병을 의심해봐야한다. 진단은 구리운반수송체인 세룰로플라스민수치, 24시간 소변 구리배설량, 간조직검사를 통해 가능하다. 또 안과검사를 통해 각막 테두리를 따라 구리가 침착돼 황록색의 특이한 각막환(Kayser-Fleischer ring)이 생기는 것을 확인하면 된다.

식이와 약물요법을 병행하면 윌슨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식이요법으로 구리를 하루에 1㎎로 제한해야한다. 구리가 많이 함유된 음식인 버섯, 코코아, 간, 어패류(굴, 조개), 견과류, 초콜릿, 말린 과일, 바나나, 토마토, 포도, 땅콩, 밤, 감자 등을 덜 먹어야한다. 약물요법은 필수적이며 구리흡수억제제와 구리배설촉진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우리는 식사 후 디저트로 나오는 초콜릿이나 과일을 먹으며 행복을 느끼지만 이런 달콤한 것들을 못 먹게 하는 윌슨병환아 부모들의 아픈 마음을 생각하면 의사이기 전에 자식을 둔 부모로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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