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본 간사랑동우회
기숙사 입사는 학교장 재량…유사 피해 사례 더 있어
학교 측이 이렇게 버틸 수 있는 이유는 현행법상 중·고등학교 기숙사는 전적으로 학교장 재량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상위기관인 교육청도 이를 제재할만한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해당 지역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기숙사 운영 전반에 대한 권한은 각 학교별로 내규에 따라 운영된다”며 “불합리한 경우가 있다고 하면 교육청에서 조사를 통해 해당 학교에 지도를 하고 있지만 강제성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A군은 기숙사 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통보했으나 학교 측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기숙사 입사는 불가하다’는 입장만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학생 A군의 부모는 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나라에서도, 전문가인 의사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왜 유독 학교에서만 차별하느냐”며 “죽을병도 아닌데 죄인 취급받는 아들이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어한다”고 분노했다.
그는 “끊임없이 해당 학교장을 이해시키려 했으나 도무지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차라리 사립학교라면 모르겠는데 공립학교 교장이라는 사람이 이래도 되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차선책으로 1인실을 쓰는 건 안 되냐고 물었더니 ‘1인실 사용은 해당 학생에 대한 특혜라서 안 된다’고 말하더라”며 “받아들이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B형 감염 보균자에 대한 차별이 학교 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종종 일어난다는 것이다.
5월 현재 인권위에 접수된 피해사례에 따르면 지난 2006년 B대학은 기숙사 입사 시 학생들에게 B형 간염 검사를 요구하고,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이유로 입사를 거부했다.
또한 2008년에는 C중학교에서 B형 간염 보균자인 학생에게 전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등교를 중단시켰다.
같은 해 D은행은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최종면접까지 합격한 지원자를 신체검사 후 B형 간염 보균자라는 이유로 불합격시키기도 했다.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총무는 “B형 간염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억울한 환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교육부 등 상위기관에서 강제성 있는 지침을 하달해 더 이상 억울하게 피해 받는 사례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총무는 “A군에 대한 학교 측의 차별로 인해 개인 건강정보가 본인 동의 없이 알려지는 2차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 경우 해당 학교장은 초중등교육법에 의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되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청년의사]“B형 간염은 기숙사 오지마”…모 외고, 학생 차별 논란.2011-09-08.
2011.09.18 19:26
인권위 권고·교육청 지도·의사 소견 등 "문제없다"…학교장 끝내 “안돼!”
기숙사 입사 여부는 학교장 재량…“제재 방법 없어”
#1.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지방의 모 외국어고등학교. 어렵게 이 학교에 진학한 A군은 입학과 함께 학교 측으로부터 황당한 소식을 들었다. 전교생 중 유일하게 기숙사 입사가 불가능하다는 통보였다. A군이 앓고 있는 B형 간염이 이유였다.
이에 A군의 부모는 즉각 학교 측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다른 학생들에게 전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묵살 당했다. 학교 측의 해명은 더욱 황당했다. 학교 측은 “이 일로 다른 학부모들로부터 항의나 민원을 들을 수 있다”며 “1,000분의 1, 1만분의 1이라도 다른 학생에게 감염이 되면 책임질 거냐”고 따졌다. “젊은 학생이기 때문에 밤에 몽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학생이 이 속옷을 훔쳐 입으면 감염되지 않느냐”고도 했다.
현재 A군은 차로 20분이 넘는 거리를 매일 통학하고 있으며, 야간 자율 학습이 끝난 후에는 혼자 하교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른 친구들에게 혼자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게 부담이다.
이에 A군의 부모는 즉각 학교 측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다른 학생들에게 전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묵살 당했다. 학교 측의 해명은 더욱 황당했다. 학교 측은 “이 일로 다른 학부모들로부터 항의나 민원을 들을 수 있다”며 “1,000분의 1, 1만분의 1이라도 다른 학생에게 감염이 되면 책임질 거냐”고 따졌다. “젊은 학생이기 때문에 밤에 몽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학생이 이 속옷을 훔쳐 입으면 감염되지 않느냐”고도 했다.
현재 A군은 차로 20분이 넘는 거리를 매일 통학하고 있으며, 야간 자율 학습이 끝난 후에는 혼자 하교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른 친구들에게 혼자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게 부담이다.
A군이 앓고 있는 B형 간염은 일반적인 공동생활로는 감염되기 매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A군의 주치의인 모 대학병원 교수는 “학생의 상태는 기숙사 입사를 못하게 할 정도가 아니다”며 “B형 간염의 주 전파 경로는 비경구 감염으로 집단 생활시 반드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소견을 보였다.
A군의 부모는 이같은 내용의 소견서를 학교 측에 전달했으나 묵살 당했고, 이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B형 간염을 이유로 학교기숙사 입사를 불허한 것은 차별”이라는 인권위의 권고도 무시했다.
인권위는 지난 5월 ▲피해학생의 기숙사 입사를 허용하고 ▲학교생활에서 병력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는 권고를 내린 바 있다.
인권위는 질병관리본부에 자체 문의한 결과를 근거로 삼았다.
질병관리본부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가 무는 성향이나 출혈성 질환 등 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특별한 위험요인이 없다는 기숙사 입소를 불허할 의학적·법적 근거가 없다”고 했다.
기숙사 입사는 학교장 재량…유사 피해 사례 더 있어
학교 측이 이렇게 버틸 수 있는 이유는 현행법상 중·고등학교 기숙사는 전적으로 학교장 재량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상위기관인 교육청도 이를 제재할만한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해당 지역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기숙사 운영 전반에 대한 권한은 각 학교별로 내규에 따라 운영된다”며 “불합리한 경우가 있다고 하면 교육청에서 조사를 통해 해당 학교에 지도를 하고 있지만 강제성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A군은 기숙사 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통보했으나 학교 측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기숙사 입사는 불가하다’는 입장만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학생 A군의 부모는 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나라에서도, 전문가인 의사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왜 유독 학교에서만 차별하느냐”며 “죽을병도 아닌데 죄인 취급받는 아들이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어한다”고 분노했다.
그는 “끊임없이 해당 학교장을 이해시키려 했으나 도무지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차라리 사립학교라면 모르겠는데 공립학교 교장이라는 사람이 이래도 되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차선책으로 1인실을 쓰는 건 안 되냐고 물었더니 ‘1인실 사용은 해당 학생에 대한 특혜라서 안 된다’고 말하더라”며 “받아들이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B형 감염 보균자에 대한 차별이 학교 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종종 일어난다는 것이다.
5월 현재 인권위에 접수된 피해사례에 따르면 지난 2006년 B대학은 기숙사 입사 시 학생들에게 B형 간염 검사를 요구하고,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이유로 입사를 거부했다.
또한 2008년에는 C중학교에서 B형 간염 보균자인 학생에게 전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등교를 중단시켰다.
같은 해 D은행은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최종면접까지 합격한 지원자를 신체검사 후 B형 간염 보균자라는 이유로 불합격시키기도 했다.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총무는 “B형 간염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억울한 환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교육부 등 상위기관에서 강제성 있는 지침을 하달해 더 이상 억울하게 피해 받는 사례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총무는 “A군에 대한 학교 측의 차별로 인해 개인 건강정보가 본인 동의 없이 알려지는 2차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 경우 해당 학교장은 초중등교육법에 의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되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