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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간염 피해자 증언으로 드러난 다나의원의 실체
2016.02.14 15:54
- 기사입력시간 : 2015-12-08 07:27:35
- 최종편집시간 : 2015-12-08 07:27:35
- 송수연 기자
[청년의사 신문 송수연] 80명이 넘는 C형간염 환자가 발생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은 그동안 진료비를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환자들을 유치하면서 사실상 ‘수액주사 장사’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다나의원을 오랫동안 다녔다는 A씨로부터 최근 연락이 왔다. A씨는 남편과 함께 다나의원을 이용했고 얼마 전 양천구보건소에서 C형간염 검사도 받았다. 검사 결과, A씨는 다행이 음성이 나왔지만 남편은 C형간염(1a형)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말하는 다나의원은 ‘정상적인 병원’이 아니었다. 위생 상태도 엉망이었으며 원장이 아닌 원장 부인이 진료 대부분을 주도했다고 한다. 또한 모든 치료가 수액주사로 이뤄졌다고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다나의원의 주사 처방률은 98.1%로 전체 병·의원 평균인 19.3%보다 높다.
“남편이 배가 너무 아파서 다나의원에 갔더니 장염이라면서 4일 동안 수액주사를 맞았다. 하지만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인근에 다른 의원에 갔더니 의사가 당장 응급실로 가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 결국 밤 11시 40분에 맹장염으로 응급수술을 받았다. 당시 다나의원 원장 부인이 와서 사과하기도 했다. 다나의원의 모든 치료법은 수액주사였다.”
그 이후에도 A씨의 남편은 다나의원을 꾸준히 다녔다고 한다. A씨는 “남편에게 다나의원에 다니지 말라고 하면서 싸움도 했지만 소용없었다”며 “특별히 아픈 곳이 있는 것도 아닌데 남편은 5만원씩 하는 수액주사를 꾸준히 맞았다. 올해에만 다나의원에 낸 진료비가 500만원 정도 될 것”이라고 했다.
A씨가 남편을 찾아 다나의원에 가면 원장 부인은 피로회복에 좋다며 수액주사를 공짜로 놓아주기도 했다고 한다. 다나의원 원장 부부와 같은 동네에 살았다는 A씨는 다나의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이 대부분 원장 부부의 지인들이었으며 처음에는 공짜로 수액 주사를 놓아주거나 그 비용을 할인해 줬다고 했다.
A씨는 “원장 부인이 동네 사람들을 만나면 6만원짜리 피로회복 주사를 반값에 놔주겠다면서 오라는 말을 자주했다. 처음 병원을 개원했을 때는 공짜로도 많이 놔줬다”며 “아이가 감기에 걸려 아프다고 하면 처방전을 공짜로 써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다나의원에 오는 환자들은 원장 부부의 지인이 대부분이었다. 간혹 새로운 환자가 오더라도 병원 상태를 보고는 그냥 가버리더라”며 “원장이 손발을 제대로 못 움직일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다보니 새로운 환자는 없었다”고 했다.
환자들이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있으면 간호조무사가 와서 수액주사를 놓았고 이어 보행보조기에 의지한 원장이 노란색 액체가 든 주사기 하나로 사이드 주사를 놓았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환자들이 수액주사를 맞고 있으면 원장이 노란색 액체가 든 주사기 하나를 들고 와서 환자 10여명에게 N분의 1로 나눠서 투여했다. 당시 그게 문제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사이드) 주사기는 재사용해도 되는 건 줄 알았다. 2012년 이전에도 주사기 재사용은 있었다.”
다이어트에 특효라며 배 부위에 놓는 피하 주사기도 재사용했다고 한다.
A씨는 다이어트 주사 10회에 30만원을 지불했다. A씨는 “원장 부인이 다이어트 주사를 맞아서 20kg을 뺐다고 하더라. 효과가 눈으로 보여 다이어트 주사를 맞는 사람들도 많았다”며 “나도 다이어트 주사를 맞았는데 옆에 누워 있던 사람과 같은 주사기를 사용했다. 주사기를 하나만 사용했지만 그게 문제가 되는 줄 몰랐다”고 했다.
다나의원 원장이 2008년 이전에 한 차례 쓰러져 폐업한 후 새로 개업했다고도 했다.
A씨는 “다나의원 원장 부부와 알고 지낸 지 15년 정도 됐다. 2008년 이전에 운영했던 병원에 환자들이 많았다. 과로 때문인지 그때 원장이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했었다”며 “결국 병원 문을 닫았다가 다시 개원했다. 당시에도 원장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그 이후 원장이 몇 차례 더 쓰러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손발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해서인지 처방전을 직접 쓰는 모습을 한 번도 못봤다”며 “원장이 사이드 주사를 놓고 진료실로 들어가면 원장 부인이 나와서 환자들의 상태를 적어갔다”고 했다.
A씨의 남편은 C형간염에 감염된 사실이 직장 등에 알려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형간염 치료비도 만만치 않아 걱정이다.
A씨는 “C형간염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안 이후 남편은 잠도 잘 못잔다. 소문이라도 나서 회사에 알려질까 걱정”이라며 “남편은 1a형이어서 약값도 비싸다고 하더라. 내년에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 있어서 기다려볼까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