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바이러스성 간염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70%가 거주할 정도로 질환 부담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특히 한국은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의 ‘소리 없는 외침’에 귀를 기울여보자.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한국인의 주요사망원인인 암 중에서 폐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가장 활발한 40~50대 남성의 중요한 사망원인이 바로 이 간 질환이어서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릴 만큼 기능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도 아무런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절대로 스스로 건강하다고 자부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처럼 과도한 회식문화는 물론 맵고 짠 음식, 그리고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우리 국민들의 간 질환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한간학회는 건강사회를 만들고 전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제공과 이해를 돕고자 2000년부터 매년 10월 20일을 ‘간의 날’로 제정했다.
올해로 16회를 맞는 ‘간의 날’에는 대한간학회와 한국간재단이 공동으로 기념식과 함께 ‘건전음주와 간염퇴치’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간재단 서동진 이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이미 간 질환에 탁월한 약제들이 많이 개발되어서 C형 간염은 90% 이상, 그리고 B형 간염은 진행을 막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지와 무관심, 그리고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그냥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생기지 않게끔 제대로 된 관리와 초기 치료의 중요성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 이사장은 “건강한 간 만들기 캠페인을 벌이고, 탈북자, 외국인 근로자에게까지 간염 검사와 관리를 하고 있지만 재단이나 학회의 활동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간질환 홍보대사라는 마음으로 생활 속에 실천하고 알려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대한간학회 한광협 이사장은 ‘대한간학회 20년의 발자취’를 주제로 학회의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 이사장은 “대한간학회의 역사는 B형 간염의 역사와 함께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정부와 학회의 노력으로 신생아 B형 간염 보유율은 1% 미만으로, 그리고 성인에서도 유효한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이 더 이상 B형․C형 간염으로 건강과 생명을 잃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반인 간질환 인지도 조사 보고에 의하면 간염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아직도 간염이 음식을 통해 전염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 B형 간염 환자들이 불이익과 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간학회와 한국간재단은 ‘라디오 캠페인 Check Liver’, ‘네이버 지식백과, 간 건강 A to Z’, ‘소중한 간 되찾기 캠페인’, ‘스마트 간염관리’, ‘만성C형간염 동행(同幸)’, ‘희망공간(肝) 콘서트’ 등 다양한 대국민 캠페인과 간질환 공개강좌, 새터민 무료검진, ‘간질환 바로 알기’ 교육 책자 발간 등의 사업을 통해 간 질환 인식도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대한간학회는 간에 대한 일반 상식과 오해와 진실 등 일반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100가지 주제를 모은 ‘간(肝) 건강백서’를 발간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이날 1부 행사 마지막 순서로 간 이식 수술 정착에 기여하고 간부전 환자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연 김수태 교수와 간사랑 동우회를 설립해 B형 간염환자가 겪는 사회적 편견 타파에 앞장선 한상률 원장에게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전달했다.
이어 2부에서는 ‘건전음주와 간염퇴치’를 주제로 강연과 함께 열띤 토론을 벌였다.
먼저 한양의대 내과 전대원 교수는 ‘C형 간염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 했다.
전 교수는 “C형 간염은 B형 간염 다음으로 간암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지만 C형 간염 치료제는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는 물론 심지어는 두 달만 치료를 해도 95% 이상 치료가 될 만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며, “C형 간염을 치료하면 동반질환의 합병증 빈도도 현저하게 낮아지기 때문에 만성 C형 간염의 인지도 증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순천향의대 내과 장재영 교수는 ‘건전음주와 생활수칙’에 대해 발표했다.
장 교수는 “알코올로 인한 간 손상은 술의 종류와 관계없이 절대량과 지속성과 관련이 있다”며, “음식을 먹지 않고 술만 마시거나,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서 마시는 것은 간질환의 위험도를 높이는 좋지 않은 음주습관이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 교수는 건전 음주 10계명을 제시했다.
한편 대한간학회와 한국간재단은 10월 2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전국 37개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서 간질환 전문의들과 함께 ‘지역주민을 위한 간질환 공개강좌’를 실시했다.
순천향의대 내과 장재영 교수가 제안하는 건전 음주 10계명
Yes!
술자리는 1차만
일주일에 2번만
한번에 3잔만
물과 함께 천천히
안주는 쌈박하게
No!
2차, 3차 달리지 말고
술에만 집중하지 말고
날마다 출석하지 말고
이것저것 섞지 말고
떡이 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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