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동맥화학색전술에 쓰이는 약 '리피오돌' 사건 정리
2018.07.27 16:43
7월24일, 3월부터 논란이 있었던 "리피오돌"의 가격 논란이 정리되었습니다.
지난 3월 말부터 간암 치료 중 하나인 ‘경동맥화학색전술’에 쓰는 “리피오돌”이라는 약제의 가격과 수급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조용히 지나는 사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리피오돌은 ‘논란’이 생길 만한 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몇몇 시민단체, 환자단체가 성명을 냈고 정말로 리피오돌이 동이 나서 일이 커졌습니다. 그러다 7월 3일 국회의원이 주최한 관련 토론회가 있었고 제가 토론자로 발표를 했습니다. 발표한 내용을 중심으로 어떤 일이 벌어졌고 어떻게 정리가 되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4월 3일 한 언론이 리피오돌 공급 중단을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도하였습니다.
[단독] 리피오돌 5월부터 공급중단… 경동맥화학색전술 치료 환자 날벼락. 2018-4-3. 아시아투데이.
리피오돌을 수입·공급하는 게르베코리아는 본사로부터 5월부터 약품 공급 중단을 통보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리피오돌 공급량이 부족한데다 낮은 보험상한가(국내공급가) 때문에 더 이상 공급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게르베코리아는 2~3년 전부터 리피오돌의 원가보전 문제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등과 논의해 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본사로부터 공급 중단 결정을 통보받기에 이르렀다.
회사 측이 대한간암학회에 제출한 의견서에 따르면 리피오돌 보험상한가(국내공급가)는 앰플 당 5만2560원으로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위스·일본 등 A7 국가는 물론 대만·몽골·베트남 등 주변국 공급가보다도 낮은 세계 최저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최후순위로 공급돼 왔다. 회사 측은 “수입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국내에 공급돼 왔다”며 “이로 인한 손실이 누적된 상황”이라고 적시했다. 보험급여목록에 등재돼 있는 경쟁 치료제 상한금액 58만5000원보다 낮은 점도 공급중단 결정의 배경이 됐다.
유일한 해법인 가격인상을 놓고 업체와 건강보험당국이 협의에 들어갔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건강보험당국은 게르베코리아 측이 공급부족과 국민건강권을 담보로 과도한 가격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불편한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게르베코리아 측은 최근 심평원 측에 500% 이상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암 환자 10명 중 7명이 이 치료를 받고 있다.
4월 23일 시민단체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이하 '건약')와 건강세상네트워크(이하 '건세')는 게르베코리아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합니다. 뒤에서 말씀드리겠지만 이 성명에서 말한 사실관계는 거의 모두 틀렸습니다.
[성명] 8500원 이던 약값, 26만원으로 폭등, 그 이유를 묻는다!
우리는 공급 중단 운운하며 한국 환자들을 협박하는 것을 당장 멈출 것을 게르베에 요구한다. 정부는 병행수입 등 리피오돌의 안정적 공급 방안, 리피오돌을 대체할 수 있는 의약품 확보 방안 등을 신속히 내놓아야 한다. 아무런 대안 없는 약가 인상 줄다리기에서 정부는 백전백패일 수 밖에 없다.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특허권은 더 이상 권리로서 존중받을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정부는 명확히 선언해야 할 것이다.
5월 말 우리나라에서 간암치료를 제일 많이 하는 서울아산병원에서 2주 정도 후면 리피오돌이 모두 떨어질 상황이라는 연락을 주셨습니다. 연간 4,000건 정도의 시술을 하는 병원이니 더욱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6월 2일 언론은 리피오돌의 수입사인 게르베코리아가 대한간학회에 보낸 공문이 보도됩니다. 가격인상 요구 근거로 중국의 사용량 증가를 듭니다.
리피오돌 울트라액®은 주원료(양귀비 오일) 특성으로 인해 생산이 제약적인데다 세계적으로 그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난 3년 사이 리피오돌 사용량이 약 22배로 폭증하였고 이로 인해 물량 확보와 공급을 위한 국가간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
당분간 전 세계적 공급 부족 상황으로 인해 국내 수립량이 제한적임을 알려드립니다. 링크
6월 4일 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연')는 건약, 건세와 같은 이유로 게르베코리아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합니다. 역시 잘못된 사실 관계를 근거로 했습니다.
6월 5일 서울아산병원 김강모 교수님이 한 언론과 리피오돌에 대한 인터뷰를 합니다. 뒤에서 말씀드릴 제 의견도 교수님과 거의 같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의 소화기내과 김강모 교수는 4일 청년의사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시민단체와 언론이 리피오돌 논란을 제약사의 갑질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환자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운을 뗐다. 김 교수는 오히려 약가협상에서 정부 대처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컸다고 했다.
리피오돌이 항암제와 같이 한달 수백만원이 소요되는 약물이 아닌 만큼 정부가 임상적 필요성을 고려해 약가협상을 논란 없이 이끌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
경동맥화학색전술 외에도 방사선색전술과 Drug-eluting Bead(약물방출미세구)가 있지만, 경동맥화학색전술 대비 치료비가 비쌀뿐만 아니라 (경동맥화학색전술과 비교시)경험 부족으로 부작용 관리 등에도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Drug-eluting Bead는 간 전체에 암이 퍼져있을 경우에, 방사선색전술은 shunt(단락)가 있는 환자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색전술은 만만하게만 볼 수술이 아니다. 부작용이 생기면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90%의 간암환자들은 방사선색전술과 Drug-eluting Bead보다 경험이 많아 안전한 경동맥화학색전술을 받고 있다.
...
김 교수는 "최근의 언론보도를 보고 있노라면 누군가는 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리피오돌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약이 아니다. 다국적사의 횡포가 있다면 물론 바로 잡아야겠지만 리피오돌이 그 중심에 서는 것은 아니다 싶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환자'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링크
6월 19일 우리나라 주요 병원의 리피오돌의 재고가 모두 소진되었다는 기사가 나옵니다. 링크
게르베코리아에 문의하니 외국에 있는 물량을 그때그때 비행기로 들여오고 있어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6월 20일 보건복지부와 게르베코리아의 약가 협상이 재개 되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링크
7월 3일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민주당 권미혁 의원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가 주최한 토론회가 열립니다. 저는 토론자로 발표하였습니다.
7월 25일 복지부와 게르베코리아의 협상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약가는 정확히 보도되지는 않았지만 19만원으로 결정된 것 같다고 합니다.
서론은 여기에서 마무리하고 리피오돌 사건에 대한 주요 내용을 설명드리겠습니다.
* * * * *
간암에 대해....
간암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중요한 보건 문제입니다. 2017년 발표된 2015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간암은 여섯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사망자가 많은 암입니다.
[2016년 암종별 조사망률, 사망자수]
2016년 11,001명이 간암으로 사망했습니다. 따로 정리하지는 않았지만 간암은 사망자수 1위인 폐암에 비해 젊은 나이에 사망합니다. 40-50대에서는 암사망자 가운데 간암에 의한 사망자가 가장 많습니다.
또 간암은 고위험군이 명확합니다. 간암환자의 약 75%는 만성B형간염보유자, 약 15%는 만성C형간염환자, 약 10%는 알코올중독입니다. 이들 원인이 아니면 간암은 매우 희귀하며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는 만성B형, C형간염은 유병률이 인구의 5-6%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전세계의 간염과 간암
간암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만성B형간염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풍토병이기 때문입니다. 유럽과 미대륙에서 간암은 드문 암입니다.
간암은 특히 남자에서 문제가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자가 여자에 비해 2배 반이 더 많이 생깁니다.
우리나라 남자에서 간암은 네 번째로 많이 생기는 암이고 일본은 다섯 번째입니다. 미국은 아홉 번째이지만 유럽인 영국에서는 10위 안에 없습니다.
아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만든 전세계 B형, C형간염환자 분포입니다. 서태평양(동아시아) 지역이 가장 많고 유럽과 미대륙의 환자는 매우 적습니다.
전세계 만성B형간염보유자가 2억5,700만명이고 그 중 1억1,500만명이 서태평양 지역에 있습니다.
간암이 많이 생기고, 경제력이 어느 정도 되는 나라는 전세계에 한국, 대만, 일본 정도뿐입니다. 최근 중국의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국의 치료 환경도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리피오돌 사건은 그간 치료를 못하던 중국에서 간암치료를 많이 하기때문에 벌어졌습니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이런 어떤 치료인가요
“간세포암종으로 진단받은 환자들 중 대다수는 문맥압항진증, 간기능 저하, 다발성 종양, 문맥 침습, 종양 주변의 충분한 절제구역 확보 불가능, 고령, 동반 질환 등의 이유로 비수술적 치료를 받게 된다. 이러한 환자들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흔히 시행되는 치료법이 경동맥화학색전술(transarterial chemoembolization, TACE; 이하 TACE)이며 간세포암종에 대한 화학요법과 선택적 허혈에 의한 종양괴사 효과를 동시에 보고자 하는 치료법이다. TACE는 실제 임상 상황에서 간세포암종의 1차 치료법으로 가장 많이 선택되고 있다.”
“통상적 경동맥화학색전술(cTACE)의 시술 방법은 화학요법제인 독소루비신, 시스플라틴 또는 마이토마이신C를 리피오돌에 혼합하여 에멀젼의 형태로 종양의 영양동맥에 주입하고 이어서 색전물질(젤라틴 스폰지 입자, 폴리비닐알코올 입자, 미세구 등)로 동맥색전술을 시행하여 종양의 허혈을 유발한다.”
- 2018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 대한간암연구학회, 국립암센터.
리피오돌과 게르베社
리피오돌은 1901년 프랑스인 마르셀 게르베가 발견해서 1926년 게르베사를 창업하며 처음 상품화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림프와 침샘 조영제로 쓰였으나 이후 간암치료인 경동맥화학색전술에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논문들에서는 1980년대 중반부터 리피오돌을 이용한 경동맥화학색전술에 대한 내용들이 나타납니다. 대한소화기학회지에는 1986년에 처음 실립니다.
비판 성명들
리피오돌의 공급이 제한되고 제약회사가 일방적으로 가격 인상을 요구하자 몇몇 시민단체와 환자단체들이 제약회사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문제는 이들의 성명서가 사실을 모두(정말 ‘모두’입니다) 잘못 지적해 실제 문제 해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복지부는 어떻게든 공급 중단은 막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특허의약품에 대한 ‘독점권’이 무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국내 상황에서 제약사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 말고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약품 특허권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수호되어야 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의약품 특허가 애초 어떤 목적으로 부여되기 시작했는지, 의약품 특허권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한도 내에서의 권리 부여는 어디까지여야 하는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특허권은 어느 수준에서 제한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국내에서 사라졌다. 단지, 특허권을 존중할 수 있는 정도의 ‘약가’를 어떻게 책정할 것인지에 대한 줄다리기만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리피오돌은 바로 이런 상황을 반증하는 하나의 실례가 되고 있다.”
“리피오돌은 64년 전인 1954년 미국에서 허가를 받았다. Savage Laboratories가 애초 자궁난관, 림프 조영제로 제조•판매하던 약을 프랑스 게르베가 2010년 판권을 취득하여 간암 조영제 허가 내용을 추가하였다. 이 과정에서 게르베는 미국에서 희귀의약품(Orphan Drug) 지정을 받아 세금감면, 7년 독점권을 추가하였고 바로 그 이유로 이처럼 오래된 약이 2021년까지 독점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리피오돌의 독점권 획득은 게르베에 막대한 이윤을 보장해주었다….. 그런데 이번 리피오돌의 경우 나이가 환갑이 넘은 약이 어느 사이 독점적 지위를 획득하고 이를 무기로 제약사는 협박을 서슴지 않고 있다.
“정부는 병행수입 등 리피오돌의 안정적 공급 방안, 리피오돌을 대체할 수 있는 의약품 확보 방안 등을 신속히 내놓아야 한다.”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특허권은 더 이상 권리로서 존중받을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정부는 명확히 선언해야 할 것이다.”
2018년 4월 23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제약사의 의약품 독점권으로부터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강제실시, 병행수입 등의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2018년 6월 4일
환자단체연합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리피오돌은 1901년에 발견되어 프랑스에서 1926년에 출시된 약입니다. 의약품의 특허는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며 국제적으로 보호받기 시작합니다. 특허 보장 기간은 통상 20년입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는 리피오돌이 1954년에 미국에서 허가를 받았다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만 이미 28년 전에 프랑스에서 출시된 약입니다.
건약은 Savage Laboratories라는 제약회사가 먼저 판매하던 약을 프랑스 게르베社가 2010년 판권을 취득했다고 하였으나 이 역시 사실과 다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리피오돌은 1901년 마르셀 게르베가 발견한 약입니다. 2010년 ‘세비지 래버러토리’와 ‘게르베’간의 계약서를 근거로 했지만 1980년대부터 2010년까지 국내를 포함한 수많은 의학 논문들에서 게르베社가 만든 리피오돌로 논문을 쓴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판권이 넘어갔을지 몰라도 미국은 동아시아에 비해 매우 적은 양의 리피오돌 간암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나라입니다.
미국간학회지에 실린 2003년 논문. Laboratoire Guerbet(게르베 연구소)에서 만든 리피오돌로 연구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2013년 미국 FDA(식품의약품)은 리피오돌을 희귀의약품(Orphan Drug)로 지정하고 2021년까지 독점권을 줍니다.
미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이유는 전세계에서 리피오돌을 만드는 회사가 게르베社 뿐이기 때문입니다. 2010년 세비지 레버러토리가 생산을 중단하면서 리피오돌은 특허가 없지만 게르베사만 생산합니다.
독점권이 있지만 미국에 제한되었습니다. 미국 이외의 나라들, 리피오돌을 주로 쓰는 동아시아에서는 누구나 리피오돌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드는 곳이 없습니다.
건약과 환연(환자단체연합)은 해결책으로 ‘병행수입’도 이야기했습니다. 리피오돌을 만드는 회사가 게르베사밖에 없기 때문에 어차피 게르베사의 리피오돌을 수입해야 하는데 이 가격은 26만원 보다 높습니다. 이번 토론회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0-40만원 정도에 수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가격을 올려주는 것이 더 싼 것이죠.
리피오돌은 특허도 없고, 독점권도 없습니다. 출신된지 100년 가까이 된 약입니다. 그런데 전세계에서 단 한 회사만 만들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만들어도 별로 돈이 되지 않는다, 만들기가 너무 어렵다... 둘 다 가격인상 요인입니다.
환자와 정부의 재정부담 증가?
그럼 리피오돌의 가격을 올려주면 환자와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질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현재 리피오돌 10ml 가격 : 52,560원
급여시 환자 부담 : 2,628원
게르베사가 요구하는 리피오돌 가격 : 262,800원
급여시 환자 부담 : 13,140원
급여시 환자 부담 차이 : 10,512원
인상 예상 가격 : 약 19만원
급여시 환자 부담 : 약 9,500원
게르베사의 요구대로 리피오돌의 가격을 다섯 배 올렸을 때 환자 부담은 시술 당 1만원 정도가 늘어납니다. 건강보험적용이 되면 환자 부담은 5%입니다. 적게 들어도 200-300만원 정도 드는 시술에서 1만원이 늘어나는 것이니 아마 환자들은 가격 인상을 체감하지 못할 것입니다.
실제로 올라간 가격은 약 19만원입니다. 급여가 되면 환자는 약 9,500원을 부담합니다.
리피오돌의 가격을 올리면 건강보험재정에 악영향을 줄까요? 아래는 주요 항암제의 2017년 매출입니다. IMS health data의 자료인데 실제 매출은 이보다 약 30%정도 더 높다고 합니다. 보시다시피 리피오돌의 매출은 매우 작습니다. 간암은 항암치료가 어려워 간암에 쓰는 항암제가 매우 제한적이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간암은 우리나라에서 사망자가 두 번째로 많은 암입니다.
<IMS health data. 2017 기준. 연간 매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사망자가 많은 암이지만 이에 들어가는 직접 치료비용은 다른 암에 비해 작습니다. 항암제를 많이 쓰지도 않습니다. 네 번째로 많이 쓴는 잴코리는 특정 폐암환자만 쓰는 약입니다.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이 대상이며 이 약을 쓰는 환자수는 약 300명으로 추정됩니다. 300명이 쓰는 약이 365억, 실제로는 약 500억원이 팔리는 것이죠. 그에 비하면 연간 14,000여건의 시술에 쓰이는 6억원(실제로는 10억원)은 아주 작은 비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만원으로 올라가더라도 40억원 정도입니다.
2018년 국민건강보험 재정은 약 60조이며 이중 약제비는 약 25%로, 15조원 정도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경동맥화학색전술을 하지 않으면 훨씬 더 비싼 치료를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은 얼마나 많이 시행되나
앞서 2016년 11,000명이 간암으로 사망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매년 14,000건 정도의 TACE가 시행된다고 합니다. 한 명의 환자가 한 번만 받는 것은 아니니 실제 환자수는 더 적을 것입니다.
2010년 발표된 대한간암연구회 간암등록사업위원회의 ‘간세포암 무작위 등록사업 보고’를 보면 2003년에서 2005년 사이에 등록된 간암 환자의 초치료로 가장 많이 선택된 것이 TACE입니다. 49.5%입니다. 링크
경동맥화학색전술을 하지 못하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2010년 대에 들어 새로운 색전 방법이 나타났습니다. 작은 구슬에 항암제를 넣어 약물이 조금씩 방출되도록 하는 ‘색전성 약물방출미세구(Drug-eluting bead)’는 보험적용도 됩니다만 보험급여 기준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간경변이 중기(Child Pugh B)이어야 하고 종양의 크기가 10cm이하여야 합니다. 그 밖의 기준들도 있고 평생 4병만 보험적용이 됩니다. 초기 간경변(Child Pugh A)환자는 절반만 급여가 됩니다.
‘방사선색전술(Raidoembolization;TheraSphere)’도 있습니다. 방사선이 방출되는 작은 구슬을 리피오돌 대신 간암에 넣어주는 방법입니다. 2,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TACE를 해야하는, 할 수 있는 모든 환자가 색전성 약물방출미세구(약물방출미세구)나 방사선색전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암이 간전체에 퍼졌을 때는 약물방출미세구를 사용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표적항암제인 넥사바를 쓸 수 있습니다. 넥사바사는 월 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고 12개월을 쓴다면 2,400만원입니다. 환자부담은 120만원이죠. 역시 보험급여 기준이 까다롭습니다. 간경변 초기(Child Pugh A)환자만 보험급여가 됩니다. 보험급여가 되면 건강보험재정에, 보험급여가 되지 않으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커집니다.
어떤 경우이건 리피오돌의 가격 5배 올라가더라도 다른 방법보다는 건강보험재정, 환자 모두의 부담이 훨씬 더 적습니다. 링크
퇴장을 막지 못하는 퇴장방지의약품
리피오돌은 ‘퇴장방지의약품’입니다. 퇴장방지의약품은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반드시 필요하고 비용효과적인 의약품 중 의약품 공급 및 사용이 원활하지 않은 품목을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 → 생산원가를 보전해주거나 사용장려비용을 지급하는 제도”이고 지정기준은
1) 품절이 빈번하게 발생하거나 원가의 상승 등으로 생산 또는 수입이 기피되어 임상진료에 지장을 초래하는 약제
2) 타약제에 비하여 저가이면서 약제의 특성상 타약제의 대체효과가 있어 비용․효과적인 측면에서 특별히 관리하여야 할 약제 등
등입니다.
퇴장방지의약품은 꼭 필요한 약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리피오돌의 가격 인상 요구와 공급이 제한되면서 정부가 제일 먼저 한 것은 리피오돌을 퇴장방지의약품에서 제외한 것이었습니다. 링크
퇴장방지의약품의 가격을 올리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퇴장방지의약품 제도는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간 퇴장방지의약품 매출은 4,0000억원 정도인데 이중 2,400억원이 생리식염수, 포도당주사와 같은 ‘기초수액제’입니다. 입원하면 누구나 맞는, 만들기가 어렵지도 않은 기초수액제가 퇴장방지의약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죠. 사실상 약가 통제 수단으로 쓰이고 있고 정작 퇴장을 막지 못하는 제도입니다.
앞서 미국에서 2013년 리피오돌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고 2021년까지 독점권을 주었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5만원인 리피오돌이 미국에서는 100만원입니다. 가격을 잘 쳐줄 테니 제일 계속 생산하라고 한 것이죠.
일부에서는 공공제약회사를 만들어서 리피오돌을 생산하자고 합니다. 그래도 게르베사가 요구하는 가격보다 낮게 만들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공공제약회사를 만드는데만 수년이 걸립니다. 리피오돌을 당장 공급하는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만 앞으로 많이 팔릴 것이라고 예상되면 아마 민간에서 투자해서 연구할 것입니다.
민간에서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빠르게 생산할 수 있도록, 그 사이에 게르베사가 보다 많은 양을 공급할 수 있도록 리피오돌의 가격을 어느 정도 올릴 필요가 있겠습니다.
정리해보겠습니다.
- 우리나라에서 간암의 영향을 고려했을 때 리피오돌에 사용되는 비용은 매우 낮다.
- 리피오돌 가격인상은 환자의 부담과 건강보험 재정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 생산량이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한국 공급 중단이 더 많은 환자를 사망케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 환자를 살리는 것일 뿐.
- 리피오돌의 가격 인상으로 보다 안정적인 공급을 기대할 수 있다.
- 리피오돌의 가격 인상은 전세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복제약을 만들 동기가 될 수 있다.
- 리피오돌이 막대한 이윤을 주는 약이라면 수 많은 제약회사들이 이미 복제약을 만들었을 것이다.
- 의약품의 가격과 공급 논의는 전체 사용량, 특허 유무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 빠르고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다면 공공제약회사, 공공관리의약품센터 등이 아니라 먼저 퇴장방지의약품 제도를 취지대로 운영하라.
리피오돌 울트라액®은 주원료(양귀비 오일) 특성으로 인해 생산이 제약적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양귀비 오일이 요새 한참 논란이 일고 있는 CBD Oil 아닌가요?
혹시 cbd oil 이 간암을 치료할수 있다는 건가 ? 하는 생각이 드네요.
cbd 오일은 미국에선 합법, 한국에선 불법이고, cbd 오일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요.
특히 뇌관련 질환에 좋다는. 양귀비에서 추출한것이지만 THc 성분이 마약 성분이고, 그냥 cbd 오일이라고 파느건 thc 성분이 없어서
중독되는거 아닙니다.
'조 티펜스' 라는 사람이 강아지 구충제중에 펜벤다졸 이 들은것과, cbd 오일을 같이 먹고, 암 말기에서 살아난 사람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