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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은 아시지만... 네... 제가 한 2년 정도 ING생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12년 푸르덴셜생명으로 옮겼습니다)  
블로그나 다른 곳에 공개적으로 적는 것은 처음인데요...
이유가 문제가 심각하다고 여겨지는 민영보험약관때문입니다. 그냥 넘어갈 수가 없네요...

이 특별약관의 보험가입금액을 ******으로 수익자에게 지급하여 드립니다. (보험계약 청약일로부터 과거 5년 이내에 그 질병으로 인하여 진단 또는 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제외합니다. 다만, 보험계약 청약일 이전에 진단된 질병이라고 하더라도 보험청약일 이후 5년을 경과하는 동안 그 질병으로 인하여 추가적인 진단(단순건강검진 제외) 또는 치료사실이 없을 경우, 보험계약 청약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이후에는 보상하여 드립니다)


2009년 4월 1일 각 손해보험사 약관에 추가된 내용입니다. (강조는 필자가) 위 내용은 메리츠화재 [무배당 웰스라이프 보험]에서 인용했습니다. (2010년부터 생명보험에도 해당 내용이 추가되었습니다)

밑줄친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다시 말하면 
특정한 질병으로 진단 또는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하더라도 '청약'(일단 '계약'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하시고 5년 동안 그 질병으로 병원을 다니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보장을 해준다는 것입니다. 

이 약관은 사실 특별한 내용은 아닙니다. 
금융감독원은 본인이 병을 인지하지 못했을 때는 계약전 알릴 의무 위반으로 보지 않아왔습니다. 생명보험에 대한 분쟁 조정 사례이긴 합니다만 아래는 금융감독원이 계약전 알릴 의무 위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사례들입니다. 


금융감독원 : 2000-25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한 보험계약해지의 적정성 여부(발췌)

○ 피보험자의 혈압은 ‘94.5.28. 160/100mmHg(A의원), ’96.5.22 150/90mm Hg(B병원), ‘98. 1월 140/90mmHg(C보건지소)로 나타남.
  * B병원의 검진서상에는 주기적인 혈압측정 및 혈압관리가 필요하다고 기록되어 있고, 피보험자가 위 진단을 근거로 고혈압 치료를 받은 사실은 없음. 
○ ‘99. 5. 6. 신청인의 母 김○○(보험계약자 겸 보험수익자)는 신청인의 父 이○○을 피보험자로 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생명보험에 가입함.(생략)
○ ‘99.12. 8. 피보험자는 자택에서 TV시청 도중 쓰러져 D대병원에 내원하였으나 7일 경과후 뇌경색 및 뇌부종 등으로 사망함.

○ 위 사실이 고지의무 위반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피보험자는 자신의 혈압정도를 고혈압으로 보지 않았고, 일반인의 관점에서도 이러한 정도의 혈압을 보험자에게 고지하여야 할 중요한 사항이라고 인식하기 힘든 점에 비추어 피신청인에게 위 증상을 고지하지 않는데 대해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움.


금융감독원 : 2002-8 본건 계약전 알릴의무위반 적용가능 여부(발췌)

○ 신청인은 위 보험가입전인 `01. 5. 14. ○○병원에서 건강검진결과 혈압이 153/100㎜hg로 나타났고 심계항진*의 증상이 있었으며, `01. 5. 26. 위 병원에서 재진결과 혈압이 127/81㎜hg로 나타남.
          * 심계항진 : 두근거림, 가슴이 뛰거나 박동이 빠르게 느껴지는 등의 심박동에 대한 주관적인 경험
          - `01. 5. 14.일자 ○○병원의 외래기록부에 의하면 신청인은 1년전에 고혈압으로 진단된 적이 있고, 
            고혈압으로 평가(Evaluation)된다는 기록이 있으며,
          - 본건 청약서를 보면 신청인의 고혈압 진단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하여 “아니오”라고 기재되어 있음.
○ 신청인은 `01. 9. 8부터 같은해 9. 17까지 기관지확장증에 의한 객혈 및 폐기종으로 ◎◎병원에 입원함.
          - 동 병원의 응급센터기록지에 의하면 과거병력란에 고혈압이 없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입원당시 
            혈압은 120/80㎜hg임.
○ 피신청인은 신청인의 계약전 알릴의무위반을 이유로 하여 본건 계약을 `01. 11. 6. 해지처리함.
○ 한편, `01. 5. 26.자에 丁생명보험(주)에 가입된 건강보험이 계약전 알릴의무위반으로 `01. 11. 20. 해지되었으나 신청인의 이의제기로 원상회복됨.

○ 본건의 경우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계약전 알릴의무를 이행함에 있어 신청인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계약전 알릴의무위반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됨.
        - `01. 5. 14.일자 ○○병원 외래기록부에 의하면 내원 1년전에 고혈압으로 진단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고혈압으로 투약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고, 정기적으로 진료받은 사실도 없는 점.
        - ◎◎병원의 응급센터 기록지에 의하면 과거력에 고혈압이 없다고 기재되어 있고, 당시 혈압도 
          정상인 점.
        - `01. 11. 10.일자 ○○병원 담당의사의 소견서에  혈압측정상 이상소견이 없었다고 밝히고 있는 점.
        - 보험가입일로부터 가장 가까운 날(보험가입후 2일)에 측정한 혈압이 정상범위내에 있었으므로 
          보험가입 당시 혈압도 정상일 가능성이 있어, 
신청인이 자신의 혈압을 청약서에 고혈압으로 알려야
          할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라고 인식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점.
 (분조위 2000-25, 결정)
○ 한편, 심계항진은 하나의 증상이지 진단병명이 아니므로 청약서에 알려야 할 중요한 사항이라고 보기 어려움.
(이상 강조는 필자가)


위 내용을 보시면 본인이 인지하지 못 했다는 것을 금감원이 판단하는 기준을 짐작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이 기준은 분쟁의 여지가 많습니다. 객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에 분쟁이나 소송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거죠. 계약자가 자신은 병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쉽지 않구요. 또 본인도 모르게 질병이 진단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진료 할 때 건강보험청구를 위해 상병코드를 정확한 진단 없이 입력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고 이 때문에 보험금 지급이 거절 되는 일도 있습니다. 

청약 후 5년이 지나는 동안 추가적인 진단이나 치료가 없으면 정상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해야한다는 약관은 이런 분쟁의 여지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5년이 지나도록 추가적인 진단이나 치료가 없으면 게약자가 자신의 병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라고 보고 때문에 계약전 알릴 의무 위반이 아니라는 것이죠....


문제는 이 약관을 설계사들이 악용한다는 것입니다. 

계약자 : 저는 간염보유자에요 또는 고혈압이에요 또는 당뇨병이에요...
보험설계사 : 약관을 보세요. 계약 후 5년 동안 병원을 안다니시면 보험금 다 받을 수 있습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으면 뇌졸중, 심근경색 위험이 얼마나 높은지 아시잖아요... ~~다리를 자르게 되면 어떻게요. ~~앞을 못 보시게 되면 어떻게요. 등등등... 계약하시고 앞으로 5년만 병원 다니지 마세요. 
계약자 : .......

만성B형간염, 만성C형간염, 고혈압, 당뇨병 등의 질환이 있으면 투약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으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계약자를 위한 약관이 만성질환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죠.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계약이 불가능한 만성질환 환자들은 이런 제안에 귀가 솔깃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요약 1. 
말기암에 걸리거나 뇌졸중으로 심한 마비가 있은 후에 수십억 보험을 받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비용이 들더라도 정기적인 관리와 치료를 받아 큰 병을 예방하는 것이 다 낫지 않을까요?? 

요약 2. 
민영보험계약하지 못한다고 한탄하지 마시고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도록 노력하세요.
국민건강보험은 아프다고 안 받아주는 일 없습니다. 
보험료가 오르더라도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를 공약하는 정당과 후보에게 투표하세요.  




ps1. 생명보험에 이런 약관이 없는 이유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계약전 알릴 의무 위반시 면책 기준이 다르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생명보험은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위반하더라도 보험금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않고 2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는 보험금을지급해야 합니다. 손해보험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더라도 보장을 제한할 수 있구요. 
때문에 생명보험은 위와 같은 내용이 불필요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에 쓴 아래 글을 보시기 바랍니다.  



ps2. 계약 전에 뚜렷하게 질병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을 때 법원이 단지 5년이내에 진단과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저 약관은 건강관리를 안하는 사람을 위한 내용이 아니니까요. 5년 후 실재 지급사례가 발생하면 보험회사로서는 확인을 위해서라도 일단 소송을 진행해 볼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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