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분쟁 사례, 판례


2003-32

2008.02.03 22:47

윤구현 조회 수: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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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 건 명 : 계약전 알릴의무 위반 및 보험가입 전 보험사고 발생 여부



2. 당 사 자


신 청 인 : 甲

피신청인 : 乙생명보험주식회사



3. 신청취지


피보험자가 발달장애로 1급장해상태에 있으므로 그에 따른 보험금(매년 1천만원씩 20회, 보험료 납입 면제)을 지급하라.



4. 이   유


가. 사실관계


□ 신청인의 子 ‘丙’은 1997. 9. 22. 출생한 후 발달장애로 1999. 5. 25. 및 같은 해 7. 2. 각각 ○○시 소재 A병원 및 B병원에 통원하였고,


□ 1999. 8. 12. 발달장애, 정신지체, 경련성 질환으로 ○○시 소재 C의원에 통원한 후, 2000. 2. 16.부터 같은 해 3. 16.까지 4회 통원하면서 40일분 투약을 받았으며,


2000. 2. 18. 같은 의원에서 실시한 뇌파검사(EEG : ElectroEnce-

phaloGram)에서는 이상 뇌파인 극파(棘派, spike)* 소견을 보임.


* 뇌파의 이상 파형 중 ‘간질성 이상 파형’에 속하는 것으로, 침처럼 끝이 날카롭고 폭이 좁은 모양으로 나타남


□ 그 후 2000. 2. 22. D병원 소아과에 발달장애로 통원하였고, 같은 해 3. 27. 신청인은 자신을 보험계약자로 하고 ‘丙’을 피보험자로 해서 피신청인과 어린이보험계약(납입보험료 월 25,000원, 보험계약금액 1천만원)*을 체결하였음.


* 1급 장해시 : 재활치료자금 매년 1,000만원씩 20년 동안 지급

1~3급 장해시 : 보험료 납입면제


□ 보험가입 후인 2000. 3. 29.부터 2001. 5. 21. 사이에 C의원에 28회 통원하면서 392일분 투약을 받았고, 2001. 2. 28. 실시한 심리검사에서는 중등도 지체의 진단을 받음.


□ 신청인은 2001. 3. 13. 피보험자에 대해서 장애인복지법상 뇌발달장애 1급을 내용으로 하는 장애진단서를 발급 받아 장애인등록을 했으며, 2003. 4. 3. 약관상 장해 1급에 대한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피신청인이 계약전 알릴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해지 함.


나. 당사자 주장


(1) 신청인의 주장


□ 보험가입 전 통원 및 투약한 사실이 있으나, 의사들이 피보험자의 병명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한 적이 없고 투약한 약물에 대해서도 영양제라고 했는데도, 계약전 알릴의무 위반으로 계약해지하는 것은 부당함.


(2) 피신청인의 주장


□ 피보험자는 보험가입 전에 발달장애로 통원 및 투약하고 뇌파 검사를 한 사실이 있는데도 이를 알리지 않았으므로 계약전 알릴의무를 위반하였으며,


본 건은 계약전 알릴의무 위반과 관련하여 계약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약관상 제척기간인 2년 내에 보험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뇌발달장애 1급 진단) 정당하게 계약을 해지하였음.


피보험자가 보험 가입 전에 이미 보험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상법 제644조에 의거 무효 사유에도 해당함.


다. 위원회의 판단


본 건의 쟁점은 피신청인이 계약전 알릴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 여부와 함께, 보험가입전에 이미 보험사고가 발생하여 보험계약을 무효로 할 수 있는지 여부임.


(1) 계약전 알릴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 계약전 알릴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상법 제651조 및 해당 보험약관 제17조에서는 보험계약 당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보험회사에 대해서 중요한 사항을 사실대로 알리도록 하고, 고의․중과실로 이를 위반한 때에는 보험회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


□ 신청인은 계약체결 당시 피보험자의 건강상태를 제대로 알지 못하였는데도 피신청인 측에서 계약전 알릴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신청인의 주장을 수용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됨.


◦ 계약체결일인 2000. 3. 27. 작성된 당해 보험계약청약서에는 피보험자의 건강상태를 알리는 항목과 관련하여, “현재 의사의 진료를 받고 있거나 신체적으로 불편한 증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과 함께, “최근 5년 이내에 아래와 같은(부위의) 병이나 증상으로 계속 7일이상 치료, 입원하였거나 또는 수술, 정밀검사(심전도, X선, 종합건강진단 등)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라고 질문한 다음 관련되는 신체부위로 심장, 혈관, 뇌, 신경, 정신 등을 열거하고 있으며,


이들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보험계약자 측에서 “예” 또는 “아니오” 중 선택하도록 하고, “예”인 경우 질병명, 치료시기, 치료기간, 완치 여부, 치료․수술내용 및 신체장애내용 등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는데, 청약서에는 이들 질문에 대해서 “아니오”라고 답변하였음.


그런데 피신청인이 제출한 진료기록부 및 진료확인서 등을 보면, 피보험자는 계약체결시점인 2000. 3. 27.로부터 37일 전인 2000. 2. 18. C의원에 통원하여 뇌파검사를 받아 그 결과 이상 뇌파인 ‘극파’ 소견을 받음에 따라,

‘Sodium Valproate’* 등의 약물을 각각 5일분(2. 18.~2. 22.) 및 7일분(2. 23.~2. 29.) 투약하도록 처방 받아 12일간 계속하여 복용하였으며,


그 이후에도 2000. 3. 2. 및 3. 16. 각각 14일분씩(3. 2.~3. 15, 3. 16.~3. 29.) 처방 받아 계속하여 28일간 복용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2000. 2. 18.부터 계약체결일인 3. 27.까지 40일간 발달장애에 따른 투약치료를 받았음.


* 난치성 정신분열병 환자 중 공격성이나 충동성을 보이는 환자에 대해서 전통적인 항정신병 약물과의 병용 요법(竝用 療法)으로 쓰이는 약물임(김용식 외, 「정신분열병의 약물치료」, 일조각, 2002년, 216․225면)


또한 2000. 2. 22. D병원 소아과에서 작성한 진료기록부에는 피보험자에 대해서 “상기 29개월 남아는 혼자서 식사를 하지 못하고 벽에 머리를 찧는 행동을 자주 보임. 잠을 자지 못하고 걷기가 익숙하지 못함. C의원에서 뇌파검사를 하여 전두엽 문제로 진단 받고 투약 권유받아 3일간 복용한 후 further evaluation 위해 내원함. 겁이 많고 잘 움. 위험에 대한 인지도가 떨어짐.”이라고 기재한 점이 확인됨.


□ 이상과 같은 점을 종합해 볼 때, 신청인은 발달장애로 통원 및 투약치료하고 있는 피보험자의 건강상태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설령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보험가입당시 출생한 지 30개월 된 피보험자의 母인 신청인으로서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를 알 수 있었을 것이므로 알지 못한 것에 대해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해야 할 것임.


따라서 신청인이 피보험자의 투약치료 및 뇌파검사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계약전 알릴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됨.


(2) 계약전 알릴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계약해지의 적법성 여부


해당 보험약관 제17조 2항 2호에 의하면 책임개시일부터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아니하고 2년(진단계약의 경우 질병에 대하여는 1년) 내에 보험회사가 계약전 알릴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상법 제651조에서는 계약체결일부터 3년 내에 계약전 알릴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음.


□ 무진단계약(無診斷契約)을 기준으로 해서 위 약관과 상법의 관계를 살펴보면,


◦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내에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는 보험회사가 약관상 제척기간인 2년내에 계약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2년내에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면 상법상 제척기간인 3년을 적용하여 계약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됨.

□ 본 건의 경우 2001. 3. 13. 피보험자가 장애인복지법상 뇌발달장애 1급진단을 받았는데, 이는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 내에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것이므로 상법상 제척기간인 3년 내에 계약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함.


□ 그런데 피신청인은 2003. 5. 7. 신청인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한 사실이 있어, 피신청인의 해지권 행사는 계약체결일인 2000. 3. 27.로부터 3년을 경과한 후에 행사된 것이 역수상 명백하다 할 것이고,


본 건에서 신청인이 계약체결일로부터 3년을 경과한 후에 보험금 청구를 한 사실이 있다고 하여도 제척기간의 법적 성질에 비추어 볼 때 그러한 사유로 인하여 중단되거나 정지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피신청인의 해지권 행사는 적법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됨.


(3) 신청인이 1급장해와 관련된 보험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 2001. 3. 13. 피보험자에 대해서 장애인복지법상 뇌발달장애 1급을 내용으로 하는 장애진단서를 발급 받아 장애인등록을 마침으로써 이 시점에서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 수 있었을 것이며, 보험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이 존재하였던 것으로 볼 수 없고, 보험금청구권의 행사에 어떠한 법률상의 장애도 없었던 것으로 판단됨.


따라서 신청인이 보험금을 청구한 시점이 보험사고가 발생한 2001. 3. 13.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03. 4. 3. 제기되었음이 명백한 이상, 1급장해상태와 관련해서 해당 보험계약에 기한 신청인의 보험금청구권은2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모두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것임.


□ 나아가 본 건이 보험금 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경우라고 하여도,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신청인의 보험금 청구권 행사는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됨.


◦ 보험계약과 관련된 법률관계에서는, 다른 사법적 법률관계가 단순히 계약당사자간의 이해관계의 규정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과는 달리, 선의성 내지 신의성실의 원칙이 강하게 요구되고 있음.


◦ 물론 선의성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은 보험계약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계약에서 적용되어야 하는 기본 원칙이라고 할 수 있으나, 특히 보험계약은 우연한 사고의 발생을 전제로 하므로 그 선의성은 더욱 강조되지 않을 수 없으며, 보험계약법에서도 이를 반영한 여러 제도들을 규정하고 있음.


◦ 본 건의 보험금청구권의 행사가 선의성 내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당해 보험계약의 체결경위,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사고의 종류, 보험금 청구와 관련된 보험계약자의 행위 등을 종합해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바,


◦ 본 건의 경우 해당 보험약관에 의하면 피보험자가 만 15세 미만에 사망하면 이미 납입한 보험료 전액을, 만 15세 이후에 사망하면 보험가입금액인 1,000만원을 사망보험금으로 지급하고, 피보험자가 1급장해상태가 되었을 때에는 1,000만원을 20년동안 매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피보험자의 1급장해상태가 사망보다도 중한 보험사고에 해당함.


◦ 그런데 신청인은 2001. 3. 13. 장애진단에 따라 1급장해상태에 따른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상당한 기간 동안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함으로써 마치 보험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험회사에 신뢰를 부여하였음은 물론,


계약전 알릴의무 위반에 따른 해지처리를 피하기 위하여 제척기간이 도과할 때까지 보험금청구권을 행사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될 뿐만 아니라, 2003. 4. 3. 1급장해상태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2001. 3. 13. 장애진단을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보험금을 청구하였는바,


이러한 경우에 대해서도 보험금청구권을 그대로 인정한다면, 보험계약의 선의성(善意性)에 기초를 두고 있는 계약전 알릴의무 제도를 형해화(形骸化)시키며 선량한 보험단체에 오히려 손해를 가할 수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청구는 보험계약의 선의성 내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청구라고 할 수 있을 것임.


(4) 보험가입전 보험사고가 발생하여 계약을 무효로 할 수 있는지 여부


□ 보험사고의 객관적 확정의 효과를 규정하고 있는 상법 제644조는 “보험계약당시에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하였거나 또는 발생할 수 없는 것인 때에는 그 계약은 무효로 한다. 그러나 당사자 쌍방과 피보험자가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음.

◦ 이와 관련하여 2003. 5. 20. 작성된 진료소견서 중 현재의 장해상태를 묻는 항목에서 피보험자를 치료하였던 C의원 의사 ‘丁’은 “현 상태는 초진시 상태보다 다소 호전되었음”이라고 답변하였고,


2003. 7. 29. 작성된 진료소견서에서도 위 ‘丁’이 피보험자는 보험가입전에 ‘항상 간호’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소견을 밝히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 피신청인은 보험가입 전에 이미 보험사고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보험계약의 무효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음.


□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피신청인의 주장을 수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됨.


질병으로 인한 장해진단의 시점은 질병의 발병시점이 아니라 의사가 질병으로 인하여 최종적으로 장해상태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는 시점인데(당 위원회 2001. 8. 21. 2001-42 결정), 본 건에서는 피험자에 대한 뇌발달장애 1급 진단시점이 보험계약체결 이후인 점.


당 위원회 전문위원의 의료자문결과에서 피보험자가 보험가입전 발달지연은 있었으나 보험가입당시 출생후 30개월 이전이어서 장해상태를 확정짓기 어렵다는 소견을 밝히고 있는 점.


다. 결  론


그렇다면 본 건의 경우 보험가입전 보험사고 발생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무효로 할 수 없으며, 제척기간이 도과했으므로 계약전 알릴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 피신청인의 행위는 적법하지 않아 계약을 원상 회복해야하며, 1급장해에 따른 신청인의 보험금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험계약의 선의성 내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므로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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