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독자칼럼-보험적용 안되는 B형간염 신약, 환자는 속탄다.2012-04-30
2012.05.01 18:21
간 수치가 나빠져 나중에 약을 다시 먹기 시작했지만 이미 B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간염 바이러스 관리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바이러스 억제율을 체크하고, 적절한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 바이러스 활동을 억누르기 위해서다.
간염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치료제 내성이다. 내성을 피하려면 처음부터 B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내성률이 낮은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 불과 10여 년 전에는 바이러스 내성률이 높은 치료제밖에 없었다. 기존 약으로 잘 치료하는 환자도 있지만, 약제 내성으로 바이러스 관리에 실패한 환자도 많다는 의미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다양한 B형간염 치료제가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자 중에는 바이러스 관리에 실패해 현재 판매하고 있는 모든 B형간염 치료제가 듣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런 환자는 신약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신약은 현재 보험 약값으로 구입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간사랑동우회 회원 중에는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이 약을 구입한다는 하소연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환자가 이 약을 복용하려면 한 달 약값만 89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현재 많이 처방되고 있는 다른 치료제는 보험급여가 적용돼 한 달에 5만9000원만 부담한다. 그러나 죽음을 앞둔 내성 환자는 거의 14배나 되는 약값을 부담하면서 치료제를 사 먹어야 한다.
이 약은 이미 해외에서 2008년에 출시됐다. 뛰어난 치료효과와 낮은 내성발생률로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 ‘끝판왕’이라 불린다. 학계의 관심도 높다. 대한간학회는 국내 출시 전인 2011년에 만성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이 약을 1차 치료제로 권장했다. 나는 지난 13년간 만성 B형간염 환자단체를 운영해 오면서 좋은 약이 약값 협상에 발이 묶여 적절한 시기에 공급되지 않는 상황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그럴 때마다 환우들의 딱한 사정을 본다.
복지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 요즘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도 희망적인 지원책이 나와주길 바란다.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대표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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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2012.05.0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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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구현
2012.05.02 08:32
기사를 봐도 경제성 평가라는 것때문에 지연된다고 하는데...
사실 경제성 평가라는 것이 엄격하게 할 수가 없습니다.... 정부가 2006년부터 약의 경제성 평가라는 것을 여러 차례 시도하였습니다. 약제비 적정화 방안(신약의 경제성 평가), 고혈압치료제 경제성 평가(기등재 약)를 했지만 결국 할 수 없다는 것을 보건복지부도 인정했습니다.
그래놓고 경제성평가를 이유로 신약 등재를 미루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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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기
2012.05.11 13:26
비리어드에 관한 것 복지부에 민원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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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구현
2012.05.11 15:06
네. 잘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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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행복
2012.05.14 05:28
여러 환우들을 위해 애쓰시는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말 복지부의 이해할수없는 행태에 대해 분노를 느낍니다.
제 처의 경우 비장종대에 복수, 식도정맥류까지 온 간경화 환자인데도 GOT, GPT가 40을 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바라크루드를 4년째 비보험으로 먹고 있습니다. PT는 40%, 19초 백혈구 0.99 인데도 어떻게 간 염증수치만 가지고 급여기준을 정하는지 정말 모를일입니다.
중증 간경화 환자들은 간의 표면세포의 흉터로 간이 수축되어 크기가 매우 작아져서 GOT나 GPT 수치가 정상치 이하로 나온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주먹구구식의 급여기준 때문에 보험혜택을 주지 않는다는것은 죽으라는 얘기와 다를바가 없습니다.
내가 왜 이런 나라에서 살고 있는지 참으로 후회스러울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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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구현
2012.05.15 10:42
의학적으로는 복수와 같은 증상이 있으면 HBV DNA가 검출되기만 하면 간수치가 정상이라고 해도 약을 써야 합니다.
그러나 보험급여 기준은 이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죠...
말씀하신 것처럼 개정이 시급한 내용 중에 하나입니다.
억울할 수록 당사자들이 노력해서 바꿔야하죠...
회장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병용 약값도 꼭 보험적용 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