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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7 22:03:29

“잘못은 했지만 키트 재사용할 정도로 파렴치한은 아니다”

한양정형외과 원장 의대 동기 A씨 "우울증세 보이며 경찰 조사 후 극단적인 선택"“경찰 조사에서도 리도카인 병이 감염원이라고 진술…당시 직원들도 인지”


“그 친구의 잘못은 용서받기 힘들겠지만 사실만이라도 제대로 알려졌으면 한다.”

300명이 넘는 C형간염 환자가 발생한 원인이 PRP(자가혈시술)에 섞은 주사제 때문이라는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의 주장을, 그의 의과대학 동기인 A씨가 세상에 공개한 이유다.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 노모씨와 의대 시절부터 가깝게 지낸 A씨는 지난 7일 청년의사와 인터뷰에서 “그 친구가 잘못한 것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PRP 키트나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할 정도로 파렴치한은 아니다”고 말했다.

A씨는 “의대 동기들도 처음에는 PRP 키트를 재사용한 것 아니냐고 의심했지만 그 친구(노씨)는 강하게 부인했다”며 “그러면서 PRP에 리도카인(lidocaine)을 섞는 과정에서 감염이 이뤄진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노씨는 지난해 4월 C형간염 환자가 발생했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감염 원인을 알지 못해 고민이 깊었다. 노씨는 PRP 키트나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혹에 대해서는 꾸준히 부인해 왔다.

그러다 환자에게 PRP를 시술할 때 첨가한 리도카인이 원인일 수 있다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PRP에 국소마취약이면서 항부정맥약인 리도카인을 섞어서 병소에 주사하는 과정에서 감염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PRP 키트로 혈소판을 분리한 후 이를 주사기에 담아 다시 환자에게 투여한다.

이때 직원이 리도카인을 첨가하기 위해 PRP가 들어 있는 주사기를 직접 리도카인이 든 병에 꽂아서 뽑아 썼다는 게 노씨의 주장이다.

A씨는 “현실적으로 PRP 키트를 재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오히려 리도카인이 든 병이 감염원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보통 리도카인 한 병에 20cc가 들었고 PRP 주사를 한번 놓을 때마다 1cc씩 뽑아서 첨가했다고 한다. 결국 이 과정에서 병이 오염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노씨가 한양정형외과의원을 폐업하기 전에도 이같은 의심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그 친구는 PRP 키트나 주사기를 재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했고 결국 리도카인 병이 원인이라고 짐작했던 것 같다. 당시 근무했던 직원도 알았다고 한다”며 “사태가 지금처럼 커질지 모르고 당시에 직원과 말을 맞추고 은폐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노씨는 지난해 11월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C형간염에 감염됐다는 2차 민원이 제기되고 방역 당국이 올해 2월 C형간염 집단감염 사실을 발표하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노씨는 우울증세를 보이며 보름 동안 술만 마시다가 췌장염이 생겨서 열흘 간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이어 경찰 조사에서 C형간염 집단감염 원인이 오염된 리도카인 병 때문인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1차 조사에서 이미 리도카인 병에 PRP 주사기를 직접 꽂아 쓴 것이 감염 원인인 것 같다는 진술을 했지만 2차 소환 조사 통보까지 받자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낀 것 같다”며 “그 친구(노씨)는 꾸준히 PRP 키트나 주사기를 재사용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이미 사회적으로는 돈을 벌기 위해서 키트 등을 재사용한 파렴치한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A씨는 “직원의 실수였다고 해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그 친구가 잘못한 게 맞다”면서도 “하지만 키트나 주사기를 재사용한 비윤리적이고 파렴치한 의사는 아니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했다.

A씨는 원주시보건소 소장 등도 걱정했다. A씨는 “1차 민원이 제기됐을 때 원인을 찾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경찰 조사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들도 극단적인 선택의 기로에 놓이지 않도록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어떤 의사든 자기 잘못 때문에 C형간염 환자가 단 한명만 발생해도 괴로울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의사들도 소독 등 감염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지만 객관적인 증거 없이 몰아붙이는 분위기도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06년 이후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PRP나 일반 주사 시술을 받은 환자 1만5,443명을 대상으로 혈액 매개 감염병 감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검사를 완료한 2,365명 중 C형간염 항체 양성 반응이 확인된 감염자는 306명이라고 7일 밝혔다.

항체 양성은 과거에 C형간염에 걸린 적이 있거나 현재 감염 중인 환자를 모두를 포함한 것으로, 이 가운데 현재 치료가 필요한 ‘RNA(리보핵산) 양성’은 153명이다. 나머지 감염자는 현재 시점에서 바이러스가 활동하지 않는 상태다.

특히 PRP 시술을 받은 환자들 중 C형간염 감염자가 많았다. PRP 시술 이력이 있는 검사자 999명 중 C형간염 항체 양성 반응을 보인 경우는 276명으로, 이 중 현재 치료가 필요한 RNA 양성은 135명이다.

PRP 시술 이력이 없는 그룹에서는 검사자 1,366명 중 30명이 항체 양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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