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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C형간염 집단 발생한 한양정형외과의 미스터리

감염 경로부터 환자수도 정확하지 않아…이미 폐업해 물증 찾기 어려워



다나의원이 끝이길 바랐던 C형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또 있었다. 강원도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다나의원보다 많은 101명이 C형간염에 감염(RNA 양성)됐다는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의료계는 경악했다.

특히 주사기 재사용이 감염의 원인이었던 다나의원과 달리 한양정형외과의원은 정확한 감염 원인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저 C형간염이 확인된 환자들 모두 이 의원에서 자가혈시술(PRP;Platelet Rich Plasma, 혈소판풍부혈장)을 받았다는 공통점 때문에 시술 과정에서 감염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만 하고 있다. PRP는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원심분리로 추출한 혈소판을 환자에게 재주사하는 시술이다. 하지만 한양정형외과의원이 폐업한 지 5개월이 지난 뒤부터 본격적인 역학조사가 시작돼 물증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양정형외과의원 사태를 접한 의사들은 C형간염의 원인부터 확산 경로, 환자 숫자까지 모두 ‘미스터리’라고 입을 모았다. 때문에 다양한 추측들이 나고 있다.

PRP로 C형간염 감염 확산?

우선 C형간염 집단 감염의 원인을 두고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PRP 시술에 쓰는 키트를 재사용했다는 의혹이다. 자가혈시술을 위해 환자의 혈액을 채취한 후 혈소판을 추출할 때 쓰는 키트를 재사용했다는 것이다. 보건당국도 일회용인 PRP 키트의 재사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원주시보건소는 지난해 4월에 이어 11월 추가 민원을 통해 PRP 시술로 C형간염이 감염됐다는 의심을 하고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원주시보건소 관계자는 “C형간염 관련 민원을 받은 다음 날인 4월 8일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해 역학조사를 했을 때는 이미 PRP 장비는 반품하고 없었다”며 “당시 원장이었던 A씨는 일회용 주사기나 키트 등을 재사용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민원을 제기했던 환자들의 경우 한양정형외과의원 외에 다른 의료기관에서도 진료를 받았고 C형간염 유전자형도 달라서 역학적 인과관계를 추정하기 어려웠다”며 “그러나 지난해 11월 추가로 민원을 제기한 환자는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PRP 시술을 받은 이후 다른 의료기관을 이용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전수조사를 시작했다”고 했다.

의료계에도 재사용한 PRP 키트가 C형간염의 감염원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PRP 시술을 하려면 환자의 혈액을 뽑아 혈소판 성분을 추출해야 한다. 그때 키트를 사용하는데 이게 플라스틱이어서 소독이 안 된다”며 “키트도 당연히 일회용으로 한 번 쓰고는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키트 하나에 50만원씩 했지만 요새는 가격이 많이 내려서 2만~3만원짜리도 있다고 들었다”며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했다기보다 PRP 시술 때 쓰는 키트를 재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키트를 재사용하면서 PRP 시술을 받은 환자들이 C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것”이라고 했다.

원심분리기를 사용할 때 혈액을 담는 코니칼 튜브(conical tube)를 재사용했거나 라벨링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정형외과의원 원장은 “키트는 재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 안에 실리콘 같은 게 들어가 있어서 소독도 쉽지 않다”며 “예전에 키트가 고가일 때는 혈액을 채취해서 원심분리기를 돌렸는데, 그때 주사기를 많이 사용한다. 지금도 키트보다는 저렴하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는 의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라벨링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혈액이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원심분리기를 돌릴 때 한 사람의 혈액만 하지 않는다. 튜브 여러 개를 한꺼번에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1차로 원심분리를 해서 얻은 혈장을 주사기로 빼내서 혈소판을 추출하기 위해 한 번 더 돌리는데, 이 과정에서 라벨링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헷갈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혈액을 담는 튜브의 재사용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혈액을 담는 튜브를 소독해서 재사용하는 곳이 종종 있다”며 “튜브를 재사용하면서 소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C형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에 감염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건당국은 한양정형외과의원에 근무했던 관계자로부터 원심분리기에 혈액이 묻어 있었다는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PRP 시술을 받고 C형간염에 감염된 한 환자는 모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맞았는지 피가 바닥에 줄줄 흐르고 아주 지저분했다”며 “무조건 PRP 시술로 유도하더라. 무릎이 아파도, 손목이나 어깨가 아파도 PRP를 맞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C형간염 환자, 101명이 끝일까

PRP 시술 외에 다른 감염원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원주시보건소는 PRP 시술로 C형간염에 감염됐다는 민원을 접수받고 우선 조사 대상을 PRP 시술을 받은 환자로 한정했다. 치료 목적으로 하는 PRP 시술은 보험이 인정되지 않는 만큼 현황 파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원주시보건소가 조사 기간을 2011년부터 2014년까지로 정한 것도 한양정형외과의원을 운영했던 A씨의 증언에 따른 것이었다.

원주시보건소 관계자는 “PRP 시술은 건강보험 청구 자료 등이 없기 때문에 파악이 쉽지 않다”며 “원장이었던 A씨가 2011년부터 2014년까지만 PRP 시술을 했다고 하고, 민원을 제기한 환자들도 이 기간에 진료를 받았더라. 그래서 진료기록부를 조사해 이 기간 동안 PRP 시술을 받은 환자 927명의 명단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927명 중 C형간염에 감염된 환자를 파악하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와 대조한 결과, 이들 중 101명이 C형간염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었다”고 했다.

‘C형간염 역학조사 비상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는 원주시보건소는 PRP 시술을 받은 927명 전원에 대해 C형간염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PRP 시술 외 다른 감염원은 없는지 파악하기 위해 2006년부터 한양정형외과의원을 이용한 환자 1만4,000여명에 대한 조사도 계획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A씨가 지난 2004년 9월 한양정형외과의원을 개원했다고 발표했지만, 원주시보건소는 A씨가 한양정형외과의원을 운영한 건 2006년부터라고 했다.

원주시보건소 관계자는 “A씨가 한양정형외과의원을 개원한 2006년부터 이 의원에 내원한 환자들의 진료기록부를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며 “PRP 시술을 받은 927명이 우선 검사 대상이지만 소식을 접하고 찾아오는 다른 환자들에 대해서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역학조사 범위를 확대해 C형간염 환자들이 진료를 받은 내역 등을 파악하면 PRP 시술 외에 주사 처방 등 다른 감염 경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나의원보다 더 미스터리한 게 한양정형외과의원”이라며 “4년 동안 PRP 시술을 받은 환자 수를 보면 하루 평균 1~2명 정도만 시술을 받은 것 같은데 어떻게 C형간염 감염자가 100명 이상 나올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차 조사 대상이었던 PRP 시술 환자 927명 중 12.4%인 115명(C형간염 바이러스 양성)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의무가 아닌 C형간염 검사를 받았다는 점도 의아하다는 지적이다.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대표는 “보건당국이 심평원 자료로 C형간염 감염자를 확인했다면 927명 중 최소 115명이 C형간염 검사를 했다는 것”이라며 “C형간염 검사는 흔히 하는 검사가 아니다. 지난해 7월까지는 간 기능 이상이 있어도 B형 간염 검사를 먼저 한 후 이상이 없으면 C형간염 검사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임의 비급여”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많은 수가 C형간염 검사를 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의미다.

C형간염이 집단 발병한 곳으로 지목된 한양정형외과의원은 이미 문을 닫아 역학조사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보건당국이 이같은 미스터리를 얼마나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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