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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간염 집단발생 제보자가 밝힌 다나의원 실체

“환자 1명에 사이드주사만 3번씩…독한 약에 이끌렸다”


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발생한 C형간염 집단 감염 사태의 내막이 하나둘 밝혀졌지만 의문으로 남은 것 중 하나가 환자들이 그곳을 찾은 이유였다. 다나의원 원장 이씨가 뇌병변 장애 3급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말이 어눌한 것은 물론 의원의 위생 상태도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다나의원을 처음 방문하는 환자들 중 상당수는 지저분한 환경에 되돌아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거기다가 다나의원 원장은 뇌병변 장애를 얻기 전인 2008년부터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다나의원에 하루 평균 20~30명 정도가 꾸준히 방문했고 이들 중 총 95명이 C형간염에 감염됐다. 다나의원 C형 간염 감염 피해자들은 치료비 등 피해보상 문제로 법원이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C형간염 집단 감염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다나의원에 근무했던 간호조무사 A씨는 ‘독한 약’ 때문에 단골 환자들이 많았다고 했다. 모든 치료가 정맥 수액 주사였던 다나의원은 환자 1명당 사이드 주사를 3번씩 놔줬다고 한다. 이 때문에 약효를 바로 느끼는 환자들이 꾸준히 다나의원을 찾았다는 것이다. A씨는 다나의원의 C형간염 감염 사실을 보건당국에 제보한 당사자다.

다나의원 C형간염 집단 감염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데는 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나의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던 A씨가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는 보건당국에 제보해 조사가 이뤄질 수 있었다. A씨는 “후회는 없다”고 했지만 이번 일로 간호조무사로서의 꿈을 접었다고 했다. A씨가 전하는 다나의원의 실태는 상식 밖이었다.

청년의사는 내부고발자인 A씨를 만나 다나의원의 실태에 대해 들었다. A씨도 C형간염에 감염됐다.

– 다나의원 원장이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하면서 C형간염 집담 감염이 발생했다는 게 보건당국의 발표였다.

원장이 준비하는 주사제는 3종류였다. 20cc 주사기 3~4개, 10cc 주사기 5~6개, 1cc 주사기 10개 정도를 준비한다. 이 주사기 안에 든 약제가 다 없어질 때까지 여러 환자들에게 사이드 주사로 돌려썼다. 만약 주사기 안에 든 약제가 남으면 그 다음 날에도 썼다. 원장실을 청소할 때 전날 쓰고 남은 주사기를 버리지 않고 놔둔 것을 여러 번 봤다.

– 어떤 주사제를 얼마나 혼합한 것인가.

그건 아무도 모른다. 원장이 방문을 닫고 했기 때문에 알 수가 없었다. 부인이 항상 같이 있었지만 주사제 혼합을 같이 했는지 원장 혼자 했는지는 모르겠다. 원장은 여러 가지 성분이 혼합된 주사기들을 항상 밀고 다니는 카트 제일 윗칸에 올려놓았는데 다른 사람이 만지는 걸 극도로 싫어해서 만질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저 주사액이 노란색이어서 아미노필린(aminophylline, 강심·이뇨제)이나 비타민이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 다나의원에서 구입하는 주사제는 주로 어떤 것이었나.

라식스주사(이뇨제)와 트라마돌(해열·진통·소염제), 덱사신주(부신호르몬제, 스테로이드성분)을 제일 많이 구입했다. 하지만 이 주사제들을 얼마나 섞는지는 원장 부부만 안다.

C형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터지고 나서 한 제약사에서 의약품 대금을 2,000만원이나 받지 못했다는 연락이 오기도 했다. 원장과 원장 부인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같이 일했던 동료한테 연락이 왔다. 의약품 대금 결제는 항상 미뤘었다.

– 다나의원의 위생 상태가 엉망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깨끗하지 않았다. 소독기를 돌려본 적이 없다. 2014년에 있었던 일인데, 정강이 쪽이 찢어진 환자가 왔다. 그때 원장이 봉합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 원장이 봉합을 하겠다고 해서 수처 세트(suture set)를 준비하려 했지만 없었다. 뭘 해야 하나 하고 망설이고 있는데 원장이 테이블에 신문지를 깔더니 환자의 다리를 그 위에 올렸다. 그리고는 장갑도 끼지 않은 맨손으로 카트에 들어 있는 기구를 꺼내서 봉합을 하더라. 그 기구들은 소독도 안 된 거였다. 충격적이었다. 결국 그 환자는 상처가 벌어져서 일주일 후에 다른 병원에 가서 다시 봉합했다.

– 그런데도 환자들은 꾸준히 수액 주사를 맞으러 왔다. 이런 상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나의원에 수액주사를 맞으러 오는 환자들은 대부분 오래된 단골이다. 미리 예약을 하고 오전 10시까지 오면 배정된 침대에 가서 눕는다. 오전 10시에 온 환자들은 오후 4시까지 있게 되는데, 그 사이 원장이 회진을 3번 돌면서 그 때마다 사이드 주사를 놔준다. 환자 1명당 사이드주사만 3번을 맞는 셈이다. 그리고 나서 내는 진료비가 6만원이다.

환자들이 다나의원을 꾸준히 찾았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센 진통제 등을 계속 놔주니까 순간적으로 약효를 느끼는 것이다. 약을 세게 쓰면 흔히 치료를 잘하는 곳으로 소문이 나기도 하지 않나. 다나의원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나는 이 주사를 맞고 발작을 일으킨 적도 있다.

보건당국이 다나의원에서 C형간염이 집단으로 발생했다고 발표한 후 병원으로 항의하는 전화가 오기도 했다. C형간염 발생에 대한 항의가 아니라 누가 신고를 해서 진료를 못 받게 한 것이냐고 따지는 전화들이었다.

– 병원 직원들도 환자들과 똑같이 맞았나.

감기가 걸린 직원이 있으면 환자들이 다 간 뒤에 영양제라면서 맞고 가라고 했다. 환자들과 같은 종류의 수액 주사를 맞았지만 사이드 주사는 한번만 놨다. 이 주사를 맞고 나면 활력이 도는 것 같고 감기도 금방 낫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신통방통하다고 생각했다.

– 원장 부인이 배 부위에 비만 치료 주사를 놨다는 증언도 있던데 사실인가.

나는 보지 못했지만 경찰에 그런 증언을 한 환자들이 있다고 들었다.

– 수액 주사 외에 다른 진료는 하지 않았나.

다른 진료는 하지 않았다. 가끔 평범한 의원인 줄 알고 초진 환자가 오기도 했는데 들어왔다가 그냥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감기나 고혈압 때문에 처방전을 받으러 오는 환자들도 있기는 했다. 예전에는 하루 30명 정도가 꾸준히 진료를 받았는데 최근에는 그 수가 20명으로 줄었다.

–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부분에 대해 원장에게 문제제기를 할 수는 없었나.

사이드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게 너무 당연한 분위기였다. 그리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원장이 한번 화를 내면 주사를 맞고 있던 환자들도 주삿바늘을 빼고 의원을 나가야 했다. 돈을 내고 진료를 받는 환자들도 그랬는데 직원들은 어땠을 것 같은가.

– 원장이 뇌병변 장애 3급으로 정상적인 진료가 가능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는데 어땠나.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 조사를 받을 때 형사가 건강보험 청구를 원장이 직접 한 게 맞느냐고 묻더라. 컴퓨터 자판을 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모든 청구는 원장이 직접 했다. 거동이 조금 불편하고 말이 어눌했을 뿐 정상적인 판단은 가능했다. 뇌병변 장애를 얻기 전인 2008년부터 주사기를 재사용했다는 보건당국 발표도 있지 않았나.

– 원장 부인이 C형간염에 감염되면서 혈액 검사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혈액 검사는 원장도 모르게 진행됐다. 원장 부인이 꽤 오랫동안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면회를 가기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C형간염 치료를 받고 있었던 거였다.

원장 부인은 일부 환자들에게 콜레스테롤이나 간수치 검사를 한다고 말하고 혈액을 채취하라고 지시했다. 나중에 검사 결과를 받아보니 검사를 한 환자 대부분이 C형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나왔다.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나도 검사를 받아보니 C형간염에 감염됐더라.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해서 고민 끝에 신고한 것이다. 원장 부인은 내가 검사 결과지를 본 것을 알고는 외부에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침묵하면 피해가 더 확산될 것 같았다.

– 원장 부인이 C형간염에 감염된 사실을 알고 난 후 달라진 것은 없었나.

원장 부인이 병원에 입원한 후부터 사이드 주사가 줄었다. 원장 부인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나에게 원장이 사이드 주사를 놓는지 확인하라고 했다. 이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 다나의원 원장이 건강보험 급여도 허위로 청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내 이름으로도 일주일에 4번꼴로 180여건이나 건강보험 급여 청구가 돼 있더라. 원장이 청구를 직접 하다보니 바로 인지하지는 못했다. 허위 청구와 관련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앞으로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려면 다나의원 경력이 꼬리표가 될 수도 있겠다.

알고 있다. 간호조무사로 계속 일한다면 이력서에 다나의원 근무 경력을 넣을 수 없을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더 이상 이쪽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다른 진로를 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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