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간염 백신 공급 부족에 발동동 구르는 개원가 GSK, ‘하브릭스’ 공급 중단…“지난해 말부터 백신 품귀 현상”

[청년의사 신문 송수연] 개원가가 노인 독감(인플루엔자)에 이어 A형간염 백신도 부족해 애를 먹고 있다.

A형간염 백신 공급난은 GSK의 ‘하브릭스’에서 시작됐다.

세계 최초 A형간염 백신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브릭스가 지난 2014년말부터 국내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더니 급기야 지난해 말부터는 아예 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GSK 측은 “하브릭스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재공급될 수 있도록 본사와 긴밀하게 논의 중”이라며 “백신 공급량과 수요량을 예측해 공급 문제가 예상되면 각 기관에 공문을 보내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하브릭스 공급이 중단된 상태지만 교차접종이 가능한 다른 A형간염 백신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만큼 백신 공급난은 없을 것으로 봤다.

현재 국내에서 A형간염 백신으로 시판승인을 받은 제품은 하브릭스 외에도 사노피-파스퇴르의 ‘아박심’과 MSD의 ‘박타’가 있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과 관계자는 “GSK가 지난 2014년 말부터 허가 변경 문제 때문에 하브릭스 공급이 어렵다고 했으며 올해도 아예 공급이 안될 수 있다고 했다”며 “GSK 측이 이런 내용을 안내문으로 이미 각 기관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분기별로 백신 물량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2015년 12월 기준 보건소에 공급된 물량을 제외하고 제약사 재고만 소아용 16만도즈, 성인용 20만 도즈를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선 개원가의 상황은 다르다. 공급이 중단된 하브릭스 외에 다른 A형간염 백신도 구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더욱이 A형간염 백신은 항체 검사 결과 음성일 때 6~12개월 사이에 한 번 더 접종해야 한다.

한 내과 개원의는 “하브릭스를 공급받지 못한 지 1~2개월 정도 됐다. 품절 기간이 길어져 공급사에 문의해 보니 성인용은 올해 내 공급 계획이 없고 소아용은 2분기부터 나온다고 하더라”라며 “이같은 사실을 미리 알았으면 재접종 분량을 남겨 놓고 처음 백신을 맞으러 오는 환자들은 다른 의료기관으로 안내하거나 다른 백신을 구해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회만 접종하면 되는 백신은 크게 상관이 없지만 A형간염 백신은 2차 접종도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 신규 접종은 중단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내과 개원의는 “지난해 말부터 A형간염 백신 품귀 현상이 있었다. 하브릭스뿐만 아니라 아박심과 박타도 구하기 어렵다”며 “질병관리본부에서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물량만 풀고 있어서 그런지 성인용 백신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일부 지역은 지난해 9월부터 하브릭스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지역 한 내과 개원의는 “도매상에 알아보니 지난해 9월부터 하브릭스는 들어온 적이 없다고 하더라”며 “확보해 놓은 백신은 다 쓴 상황이어서 재접종은 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NIP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기관은 그나마 사정이 좀 나았다.

NIP를 하고 있는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 원장은 “하브릭스는 공급이 힘들다고 해서 교차접종이 가능한 박타를 주문해서 쓰고 있다”며 “소아용은 그나마 공급이 되고 있는데 성인용 A형간염 백신은 구하기 힘들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아청소년과 원장은 “보건소에 신청해서 받은 물량이 충분해서 아직은 부족한 것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