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당 1000달러 짜리 C형 간염약,인도에선 4달러인 이유는?

미국에서 한 알에 1000달러에 판매되는 C형 간염치료제 '소발디(소포스부비르)'가 인도에서는 한 알에 약 4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소발디를 개발한 제약사 길리어드가 소발디의 시장점유율을 확장하기 위해 주민 대부분이 C형간염 보균자인 것으로 추정되는 펀자브 주의 한 마을 '란데 로드'에서 소발디를 최저 4.27달러(약 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발디는 미국에서 한 알에 1000달러(약 117만18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12주 치료비가 8만4000달러(약 9843만1200원)에 달하기 때문에 높은 약값 때문에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소발디는 한국에서도 12주 치료에 3000만원(한 알 당 3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소발디가 인도에서 미국 판매가의 0.4%, 한국 판매가의 1.3%에 팔리고 있는 것은 고객모집을 위한 경쟁에 의한 것이다.

길리어드는 약 40~50%의 주민이 보균자인 것으로 알려진 C형간염 '블루오션(?)' 란데 로드와 인근 말와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11개의 제약회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고 이 밖에 수많은 기업과 마케팅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발디는 인도에 처음으로 출시됐을 때부터 10달러에 거래됐다. 하지만 라이센스 제약회사 간 격렬한 경쟁이 이어지면서 4달러 선까지 추락한 것이다. 

란데 로드에서 약 200㎞ 떨어진 루드히아나에 위치한 아폴로병원의 위장병학자 니르말짓트 말히는 "제약사들은 더욱 많은 환자에게 (소발디를) 시험하기 위해 가격 흥정을 할 의지가 있다"라며 "한 라이센스 제약사가 값을 내리면 다른 회사들도 할 수 없이 약값을 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라이센스 제약사들은 소발디의 가격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진료병원에 검진기를 무료로 제공하고 홍보활동을 지원하는 등 고객모집에 힘쓰고 있다. 심지어 마을 단위로 대량 판매 할인 제도를 적용한 제약사들도 있다.

의료계에서는 경쟁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환영하고 있다. 전 세계에 약 1억5000만명이 C형간염을 앓고 있고 인도에서만 약 1200만여명의 보균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니르말짓트 말히는 "미국에서 소발디 한 알 가격으로 인도에서는 C형간염을 치료할 수 있다"라며 "인도의 작은 마을 주민들이 C형간염에서 치료될 수 있다면 전 세계 누구든지 이를 살 여유가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