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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C형간염 집단감염, 원장 아닌 직원의 실수 탓?
2016.05.15 21:31
원주 C형간염 집단감염, 원장 아닌 직원의 실수 탓?
숨진 한양정형외과 원장, 동료에게 "PRP에 주사제 섞는 과정서 직원 실수한 듯" 토로경찰 수사 전에 의료계 내부 논의 구조 필요하다는 지적 나와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숨진 채 발견된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이 C형간염 집단감염의 원인을 PRP(자가혈시술)에 섞어서 쓴 주사제 때문으로 추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 노모씨와 의과대학 시절부터 가깝게 지낸 동료 의사가 의대 입학 동기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그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 따르면 노모씨는 자신이 운영했던 의원에서 200명이 넘는 C형간염 환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했다.
특히 C형간염 감염 원인을 몰라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노씨는 PRP 키트나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혹에 대해서는 꾸준히 부인해 왔었다.
노씨는 고민 끝에 C형간염 감염 원인을 리도카인(lidocaine)을 PRP에 섞는 방법 때문인 것 같다고 의심했다고 한다.
한양정형외과의원은 PRP에 국소마취약이면서 항부정맥약인 리도카인을 섞어서 병소에 주사했는데 이때 직원이 PRP가 들어있는 주사기를 리도카인이 든 병에 꽂아서 뽑아 썼다는 것이다.
결국 리도카인이 든 병이 오염돼 C형간염 감염원이 됐다는 추정이다.
노씨의 동료는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PRP 키트와 주사기를 재사용하려면 세척과 소독 과정이 필요한데 직원들에게 그런 것을 시킬 강심장도 없고 설령 키트를 한두 번 재사용했더라도 그렇게 많은 환자가 발생할 수 없어 본인도 고민을 했다고 한다”며 “나중에 리도카인이 원인 같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PRP에 리도카인을 섞어서 병소에 주사하는데, PRP가 들어있는 주사기를 리도카인 병에 꽂아서 뽑아 썼고, 그로 인해 리도카인 병이 오염된 것 같다는 얘기”라며 “리도카인 병에서 먼저 뽑아서 써야하는데, 순서를 지키지 않은 직원의 실수가 이렇게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온 것 같아 괴로워했다. 하소연 할 데도 없고 경찰 조사와 주변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택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생각해보면 이런 일은 우리에게도 언제나 닥칠 수 있는 일인데, 변명도 못해보고 자살을 택한 친구가 너무 불쌍하다”고도 했다.
이같은 글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의료계 내에서는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내부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형사처벌 등을 위한 조사가 아니라 노씨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의료계 내에 마련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윤리·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의사들을 대한의사협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실을 규명할 수 있는 기구가 있었으면 한다”며 “그렇지 않고 사회적으로 몰아붙이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