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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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몽골은 과거 징기스칸이 아시아와 유럽대륙에 걸친 거대 제국을 건설하였다는 사실 외에는 아는 것도 없고 큰 관심도 없는 나라였다.

이번에 몽골 의료봉사에 참여하게 된 것은 몽골지역의 간질환 유병률이 세계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간질환 전문의 진료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었다.


보고에 의하면 몽골은 B형, C형간염 바이러스 유병률이 7~10% 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오지 환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걱정이 되면서 오히려 울란바타르 송도병원 의사들이 어느 정도 수준이고 간질환자를 어떻게 진료하고 있는지가 더 궁금했다.

몽골 봉사참여가 결정되고 준비 모임을 하는 과정에서 마치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기분이었지만 불편한 숙식과 열악한 환경에 대해 브리핑 듣고는 조금 걱정되기도 했다.

처음 가는 곳이라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도 막막했다. 무엇보다 물이 부족하고 밤낮의 날씨변화가 심하다고 해 가방에 챙겨가는 물건들이 점점 많아졌다.


몽골행 비행기는 오후 늦게 인천공항을 출발해 밤늦게 울란바타르 징키스칸 공항에 도착했다. 문이 잘 닫기지 않는 시내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새벽 몽골 국내선 비행기에 올라 이동한 봉사 장소는 달란자가드라는 곳으로 수도에서 남쪽으로 약 540 km 떨어진 고비사막 지역이었다.

맑은 하늘과 지평선이 아름다운 작은 공항에는 지역공무원들이 통역들과 함께 마중나와 있었다. 다행히 이번에 봉사할 지역에는 병원건물이 있었고 물이 잘나오는 훌륭한 숙소가 제공됐다.


주민진료는 달란자가드 도착 당일부터 시작됐다. 예상대로 만성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매우 많았다. 이미 줄서서 기다리는 환자들 사이를 지나 진료실을 찾아 갔다. 진료실에서 통역분과 잠시 인사를 나눈 후 바로 환자를 맞이 했다.

쓸 수 있는 약과 검사, 가능한 시술 등이 제한돼 있어 걱정했으나 병이 발생한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설명해 주는 것만으로도 환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됨을 알게 되었다. 통역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환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 자" 이해하는 모습에 작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우리 진료봉사를 위해 편의를 제공해주고 여러가지 도움을 준 지역공무원, 통역사 분들이 부모와 형제들을 데리고와서 간질환에 대해 상의할 때는 우리 봉사팀에 대한 기대가 생각보다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와 함께 진료한 통역은 우리나라에서 6년간 지낸 분으로 한글을 기록 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말에 능통했다.

삼성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통역은 반복되는 설명내용을 빠르게 알아차리고 환자를 이해시켜 진료에 많은 도움을 줬다. 나중에는 환자와 한참 얘기를 나누고 있는 통역을 지켜보다가 어떤 설명을 하고 있는지 거꾸로 물어보기도 해 가끔 누가 의사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둘째 날은 점심시간에 틈을 내서 입원실을 둘러 봤다. 첫 환자는 다발성 간암을 진단 받고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할머니였다.

담당 의사로부터 환자에 대해 설명을 듣고 간암의 발생원인, 치료, 예후 등에 대해 알려주고 환자의 식도정맥류는 내시경치료가 필요하고 간암은 간동맥 화학색전술을 받아야 한다고 열심히 설명하다가 문득 모든 것이 이곳에서는 제공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담당 의사와 보호자는 획기적인 치료법을 기대하며 나의 설명에 집중했지만 결국 수백km 떨어진 울란바타르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치 이들에게는 불가능한 해법을 당장 해야 한다고 장황하게 설명 한 듯해 그나마 현실상황에 맞춰 유지되고 있는 의사와 환자 간 신뢰를 깨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다.

환자에 대한 진료는 의학지식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되새기며 나머지 환자들은 간단히 둘러보고 담당의사에게 간질환 치료에 대한 요약설명을 해줬다.


첫날 힘든 일과를 마치고 늦은 저녁 식사 후 몽골 땅이 얼마나 광활한지 느껴보려고(?) 숙소 밖으로 나왔다가 우리와 동행한 울란바타르 송도병원 의사들을 만났다. 신경외과, 외과, 내과, 안과 의사 5명은 모두 영어로 소통이 가능했고 활달한 젊은 의사들이었다. 이들과 예기를 나누며 몽골에 대해 여러가지를 알게 됐고 한국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특히, 우리 한글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다음에 몽골 문자를 정할 때는 한글로 선택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세 살부터 말을 타고 자기 말이 20여마리 있다는 간전문의 바잌샤씨는 우리병원 전공의들보다 젊은 나이였지만 만성간염 치료의 최신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 비록 현재 의료 수준은 낮지만 최신의학을 열심히 익히는 젋은 의사들을 보고 몽골의료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생각했다.


귀국길에 방문한 울란바타르 송도병원은 우리나라 중소병원 못지 않은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고 어려운 내시경 시술도 시행하고 있었다. 병원 접수에는 한글 안내가 있고 한국말을 알아듣는 의사들이 많아 친근감이 느껴졌는데, 우리 교수님들과 친분이 있는 몽골의사들은 절친을 오랜만에 만난 듯 반가워했다.


이번 몽골의료 봉사에서는 우리와 비슷한 외모를 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몽골 사람들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 도착할 때부터 떠나는 날 공항까지 배웅해주던 지역공무원들과 주민들의 환대와 협조는 감동적이었고 우리가 방문한 학교의 어린 학생들은 우리나라 시골 어린이들처럼 모두 귀엽고 순진했다.


봉사기간 중 가장 아쉬웠던 점은 환자들에게 약속한 처방약을 제공하지 못한 점이다. 징기스칸 공항에서 우리가 준비한 약제의 세관 통과가 늦어져 환자들에게 처방전만 주고 후일 약을 받으러 오라고 했는데 봉사 마지막날까지 약은 도착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의사들이 왔다고 기대하며 찾아온 환자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기 그지 없었다.


개인적으로 보람있고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몽골과 대한민국, 이화의료원의 교류 협력이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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