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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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술을 좋아하는 이가남(57세, 가명) 씨는 최근 들어 술이 잘 깨지 않는 데다 오후만 되면 눈뜨기 힘들 정도로 피곤했다. 혹시 큰 병일까 걱정돼 평생 종합건강검진을 한번도 받아보지 않았지만 가족들의 강력한 권유로 결국 받게 됐다.

그런데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간경화’가 의심되니 좀 더 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라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B형간염이 있었지만 아무 관리를 받지 않아 간이 굳어버린 것 같다고 했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대학병원 전문의에게 받은 진단명은 ‘간경변’이었다.

‘간경변은 어떤 병일까? 간경화와는 다른 병인가?’ 간경화에 대해서만 들어본 그는 처음 접하는 간경변이라는 전문의의 말에 혼란스러웠다.

간은 재생이 잘되는 장기다.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겨도 쉽게 회복된다. 하지만 오랜 세월을 거쳐 염증과 회복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간세포가 재생되지 못하고 죽은 세포 주위로 간섬유화가 진행된다. 간섬유화는 간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과정인데 계속 진행되면 결국 간의 흉터가 넓어지고 결절까지 생기는 간경변이 발생한다.

1816년 세계 최초로 청진기를 발명한 프랑스의사 르네레낙(Rene Laennec)은 시체해부에도 관심이 깊었다. 그는 간섬유화가 진행되면 간표면이 오렌지껍질처럼 딱딱하고 울퉁불퉁하게 변하는 것을 보고 오렌지(Kirrhos)라는 그리스 말과 비슷하게 간경변(Cirrhosis)이라고 처음 명명했다.

간경화는 간(Liver)과 경화(Sclerosis)가 합쳐진 용어다. 경화도 딱딱해진다는 의미는 같지만 간보다 주로 신경이나 혈관 등에 사용된다. 예를 들어 다발성경화증이라는 질환은 신경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의 파괴로 인해 다발적으로 신경계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학회 전문가들은 간경화보다는 좀 더 간세포에 특이적인 간경변이라는 용어를 택했다. 모든 국내학술지는 간경화가 아니라 간경변으로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간경화로 많이 알려져 있어 두 용어가 혼용되고 있다. 아마도 일반인들과의 술자리에서 “지나친 음주는 간경변과 간암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하면 간경변이 아니라 간경화인데 잘못 얘기했다고 웃음거리가 될 지도 모른다.

용어야 어찌됐든 간경변이 생기면 큰일이다. 간세포의 상당수가 죽어 간기능이 저하되는데 설상가상으로 죽은 간세포 주위의 섬유조직과 결절로 간 내 혈관들이 눌려 간에 혈액이 잘 들어가지 못한다. 마치 하수구가 막혀 물이 흘러내려가지 못하고 역류하듯이 간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혈액은 압력을 받아 식도, 위, 비장 등으로 역류하게 된다.

결국 역류된 혈액으로 인해 식도나 위 정맥류 출혈이 생기거나 비장이 커져 백혈구, 혈소판수치가 감소된다. 많은 양의 수분이 모세혈관 밖으로 빠져 나와 배에 물이 차는 복수가 생기고 간기능이 저하돼 해독되지 못한 물질은 간성뇌증을 일으킨다. 이정도 되면 간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하지만 초기간경변의 경우 적절히 치료하면 간염이나 정상간처럼 간을 말랑말랑하게 되돌릴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한다. 혈액검사나 복부초음파검사 외에 간섬유화스캔검사는 간조직검사 없이 간단하고 정확하게 초기간경변을 진단할 수 있다.

이가남 씨는 만성B형간염을 방치했고 습관적 음주로 지방간염까지 동반된 것이 간경변의 주된 원인이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아직 간경변이 많이 진행되지 않아 금주하고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수년 후에는 간경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에 나가면 가끔 북한과 대한민국을 혼동하는 외국인이 있다. 그들 눈에는 모두 한국으로 보이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하나로 통일되면 이런 혼동은 없을 것이다. 간경화와 간경변이라는 용어도 통일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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