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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십니까?

닌자 거북이와 같이 귀여운 동물이 생각나는 분도 계시겠지만 용가리, 고질라, 또는 엄청나게 큰 거미와 같이 무시무시한 괴물, 또는 X-맨에 나오는 위험한 인물들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돌연변이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무시무시한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요즈음 '항생제 내성'에 대한 이야기가 언론에 자주 오르내립니다. 그리고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면 몸이 변해서 항생제를 사용해도 약이 잘 듣지 않게 되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약간 잘못된 생각입니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면 변하는 것은 우리의 몸이 아니라 세균입니다. 즉 우리 몸이 변해서 항생제가 듣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세균이 특정 항생제를 견뎌내는 힘이 생겨서 그 항생제를 사용해도 죽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세균을 죽이려면 다른 항생제가 필요하게 됩니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이야기는 저의 홈페이지에 있는 글을 참고하십시오. 직접 보기)

내성은 비단 세균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요즈음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제로 사용하는 라미부딘(우리나라에서는 제픽스라는 상표로 팔리고 있습니다)이라는 약도 내성이 문제가 되곤 합니다.

다음은 그 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되어 권했다가 어떤 분과 나눈 대화입니다.

"그 약을 사용하면 돌연변이 때문에 내성이 생긴다던데요."

"예, 내성이 생길 수 있지요. 그런데 내성이 생기면 무슨 문제가 생긴다던가요?"

"약이 듣지 않게 되쟎아요."

"약이 듣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지요?"

"간염이 심해지는 것 아닌가요?"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가 무엇이지요?"

"만성 간염이 있는 것이지요."

"만성 간염이란 간염이 오랫동안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이 약을 쓰자고 말씀드렸지요?"

"이 약이 B형간염바이러스가 번식하는 것을 막아 바이러스 숫자를 줄이므로 결과적으로 간염도 가벼워지고 간이 파괴되는 것을 줄여줄 수 있다고 하셨쟎아요."

"맞습니다. 간의 염증을 줄이고 간이 파괴되는 것을 막아보고자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치료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야... 간에 염증이 계속되고 간이 계속 파괴되겠죠."

"그런데 아까 이 약에 내성이 생기면 어떤 일이 생길거라 하셨죠?"

"간염이 심해지는 것이라 했는데요."

"그럼 이 약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나 이 약을 사용하다가 내성이 생겼을 때나 결과는 비슷하네요. 그렇죠?"

"그렇네요."

"그렇다면 내성이 생기지 않았을 때 생기는 좋은 효과를 기대하고 치료를 해보는 것이 나을까요 아니면 아예 치료를 시작하지도 않는 것이 더 나을까요?

약을 신중하게 사용해야 하는 것은 다시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성이 생길 것이 두려워 꼭 사용해야할 때에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마치 적이 탱크를 몰고 우리나라에 쳐들어왔는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대포를 맞아도 그 탱크가 부셔지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온 나라가 짖밟히는데도 대포를 사용하지 않고 고이 모셔두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바이러스가 내성이 생기면 간염이 더 심해지는 것은 아닌가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B형간염바이러스가 이 약에 대하여 내성이 생기더라도 돌연변이가 생기기 전의 바이러스보다 생존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약을 중단하면 내성이 생긴 바이러스는 없어지고 원래의 바이러스가 다시 번식하여 원래의 상태처럼 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린다면 어떤 약이나 치료법을 사용할 때에는 그것을 사용해서 기대할 수 있는 이익과 부작용,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초래될 수 있는 결과를 잘 따져보고 저울질하여 손해보다 이익이 훨씬 클 때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방법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도 생각해봐야죠.

이 약의 경우에는 사용하였을 때 바이러스의 번식을 막고 염증이 가벼워지는 이익과 바이러스가 내성이 생겼을 때 올 수 있는 결과를 잘 저울질해야하는 것입니다. 이 약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고려하면서요.

지금 나눈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보시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왜 제가 처음에 돌연변이 이야기를 꺼냈죠?

처음 올린 날 ; 200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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