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지난 주 언론에서 '간질환'에 큰 관심을 가졌습니다. 바로 대선 2차TV토론에서 나온 '심장질환은 책임지고 간질환은 책임지지 않겠다는 말씀이냐. '라는 문재인 후보의 발언때문이었습니다.

어떤 배경에서 나온 이야기인지 양당의 보건공약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양 당의 공약은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공식적인 공약집이 있습니다만 양당 모두 매우 간략하게 되어 있고 실제로 많은 내용은 후보 본인과 주요 당직자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알려집니다. 그러나 이런 인터뷰를 어디까지 신뢰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일단 양당의 공약집과 정당에서 받은 문서만 참고하였습니다. 해당 내용은 아래에 첨부하였습니다.




양당 모두 고액의 의료비로 환자와 그 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정책을 중심으로 공약을 만들었습니다.
양당의 공약의 보기 전에 현재 실시되는 두 가지 정책을 이해해야 합니다. 고액 진료비를 줄여주는 제도로 '산정특례'와 '본인부담상한제'가 있습니다. 산정특례는 암, 중증질환, 희귀난치성질환을 정해 본인부담을 줄여주는 제도입니다. 보통 외래로 진료받으면 본인부담이 60%, 입원을 하게 되면 30%입니다. 나머지 40%, 70%는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합니다. 그러나 산정특례에 해당이 되면 암은 5%, 중증질환과 희귀난치성질환은 10%만을 본인부담합니다. 입원은 병원규모에 상관없이 20%(식대는 50%)를 환자가 부담합니다.

본인부담상한제는 소득수준에 따라 부담하는 의료비의 상한선을 두는 제도입니다.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상위 20%는 400만원, 중위 30%는 300만원, 하위 50%는 연간 200만원 이상 부담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두 제도는 뚜렷한 맹점이 있습니다. 간이식 수술을 받으면 보통 3000만원에서 4,5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본인부담 5~10%, 연간 상한선이 400만원인데 왜 그럴까요?
본인부담상한제와 산정특례는 모두 건강보험의 급여대상만 계산됩니다. 환자가 병원에 많은 돈을 내는 이유는 비급여 진료비가 많기 때문입니다.


1. 본인부담 상한제

양당 모두 본인부담상한제의 한도를 내리겠다는 주장을 합니다.
새누리당은 현재 3단계로 구분되어 있는 것을 10단계로 나누어 소득에 따라 최소 50만원, 최대 500만원의 상한선을 잡겠다고 하고
민주통합당일괄적으로 100만원을 상한으로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본인부담 상한액을 얼마로 하느냐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암에 걸렸을 때 최대 400만원만 부담한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료비 걱정이 없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상한액이 아니라 비급여가 얼마나 많으냐입니다.


2. 산정특례(중증질환보장)

새누리당 공약은 4대 중증질환(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희귀난치성질환)을 100%보장하겠다는 것입니다. 눈에 띄는 점은 비급여를 모두 급여화하겠다는 것.
민주통합당은 중증질환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입원의료비는 급여율을 90%로 올리고 외래의료비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합니다.

이렇게 보면 두 정당의 차이가 쉽게 구분되지 않습니다.
이 내용을 이해하려면 먼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을 알아야 합니다.


보장률은 비급여를 포함한 총진료비 중 건강보험에서 부담하는 부담 비율을 뜻합니다. 즉 국민이 쓰는 총 의료비에서 건강보험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액수를 뜻합니다. 의료기관이 받는 금액 총 액수에서 환자가 내는 돈을 뺀, 건강보험공단에서 의료기관에 지불하는 돈이 얼마인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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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10년간 보장률 추이(출처 : 통계청)

새누리당의 100%보장은 비급여를 전혀 없애자는 것입니다. 보장률을 100%로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공약을 따르면 4대 중증질환은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특진료), 표적항암제 모두 환자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습니다. 4대 중증질환은 병원에 갔을 때 한 푼도 내지 않게 된다는 뜻입니다(단 간경비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민주통합당은 현재 환자 부담이 크지만 건강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대표적인 것 -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간경비, 의학적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각종 비급여를 급여로 하고 환자 부담을 10%로 하겠다는 것입니다. 입원의료비는 현재도 20%를 환자가 부담합니다. 이를 10%로 낮추는 것은 큰 차이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비급여인 항목을 얼마나 급여로 하겠느냐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의 공약은 산정특례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습니다. 산정특례는 병명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로 중증이 아닌 병이 과도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반대로 중증이지만 지원을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안대로라면 5년 생존율이 99.7%인 갑상선암 환자는 돈을 전혀 내지 않지만(현재도 100만원이상 쓰지 않습니다) 간경변으로 간이식을 받는 환자는 3000~5000만원을 써야 합니다. 공평하지 않은 방법입니다. 실제로 이런 문제 때문에 보건복지부는 병명을 기준으로 급여율을 정하는 산정특례를 폐지하고 본인부담상한제로 일원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점이 대선토론에서 '심장질환은 책임지고 간질환은 책임지지 않겠다는 말씀이냐' 라고 한 이유입니다.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모두 본인부담율을 크게 낮추는 공약을 내놓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특정질병만, 민주통합당은 모든 질병(사고를 포함한)의 입원의료비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양당이 내놓은 이런 정책은 뚜렷한 부작용을 낳게 됩니다. 모든 의료비가 공짜라면 모든 암환자는 1인실에 입원하려고 할 것입니다. 6인실과 1인실의 비용이 같거나 거의 차이가 없다면 누가 불편하게 6인실에 입원할까요? 간이식 비용이 4,500만원 정도인 서울아산병원과 3,000만원인 대구가톨릭병원의 수술비용이 같아진다면 누가 굳이 대구가톨릭병원에서 간이식을 받을까요? 새누리당의 공약처럼 비급여를 모두 급여로 한다면 예를 들어 넥사바와 같은 표적항암제도 대부분의 환자가 쓰게 될 것입니다. 약값이 월 200-300만원이지만 건강보험공단에서 모두 부담하니 굳이 안쓸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은 급여 기준으로 초기 간경변-말기 간암인 분들만  쓸 수 있지만 급여 기준이 없어지면 중기, 말기 간경변-말기 간암이거나 중기 간암인 분들도 쓰려고 할 것입니다. 효과가 떨어진다고 해도 굳이 안쓸 이유가 없습니다.
MRI도 공짜이기 때문에 매달 찍으려고 하겠죠.


주요 선진국들은 모두 인구 고령화를 겪고 있습니다. 때문에 급증하는 의료 수요를 통제하기 위한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환자가 병원에 과다하게 오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입니다. 너무 자주 가면 비싸서 스스로 안가게 하는 것이죠. 미국과 같은 나라가 이런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짐작하겠지만 이 방법은 심각한 병을 가지고 있어도 돈이 없어 병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을 만듭니다.
다른 하나의 방법은 기다리게 하고, 큰 병원에 갈 때 의사의 허락을 받게 하는 것입니다. 소위 무상의료를 하는 나라들의 방법입니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감기에 병원을 안 가는 이유는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며칠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 사이에 감기가 다 낫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우리 정모에 나온 분 가운데는 캐나다교포이신데 캐나다에서 간암을 진단받았지만 수술을 6개월 후로 잡아줘서 한국에 오신 분도 있었습니다. 이런 나라들에서는 큰 병원을 가고 싶어도 동네 의사의 허락 없이는 절대 갈 수 없습니다. 또 동네 의사에게 진료의뢰서를 써달라고 강요할 수도 없습니다. 당연히 의사의 권위가 매우 강합니다. 지방 환자가 바로 서울로 올 수도 없습니다. 사는 지역에서 해결이 안되는 병이 있어야 다른 지역에서 진료받을 수 있습니다.


3. 정리하며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에서 의료비 증가가 가장 빠른 나라입니다(2002~2007년간 우리나라 9.3%, OECD평균 3.4%). 또 국민들이 병원을 가장 많이 다닙니다. (OECD평균 6.5회, 우리나라 12.9회. 2010년)
그래서 대부분의 보건전문가들은 현재의  건강보험이 앞으로 유지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용때문에 환자가 치료를 포기하는 일은 가능한 막아야 합니다. 양당의 보장성 강화 정책은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기 위해서는 포기할 것이 있습니다. 감기와 같은 경증질환으로 병원을 다닐 때 지금보다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병원 선택의 자유가 줄어들어야 할 것입니다.

양당의 공약은 모두 듣기 좋은 이야기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선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두 당의 정책을 비교하면 민주통합당이 더 잘 준비되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총선에서 경험많고 저명한 보건정책학자를 비례대표 2번으로 영입했습니다(관련 기사). 반면 새누리당은 선거 9일전에 공약집이 나왔고 한달전까지 보건의료 공약이 정리되지 않았었습니다(관련 기사).
그러나 혜택이 늘어난다면 부담해야할 것도 늘어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어떤 것에 더 중점을 둘 것인지는 여러분 각자가 판단해야 합니다.


투표전에 아래 첨부한 양당의 주요 보건의료 공약을 꼭 읽어주세요. 
다시 한 번 링크합니다. 
총 10장이 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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