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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간사랑동우회 윤구현입니다. 

작년부터 제가 의료전문지인 '청년의사'신문에 한 달에 한 번꼴로 글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차별금지법"을 주제로 글을 썼습니다. 

오랫동안 우리 홈페이지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차별금지법은 간염보유자가 겪는 문제 대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중요한 법입니다. 2007, 2011년 차별금지법 제정 논란이 있을 때 관련 소식을 전해드리기도 했습니다. 


관련 글

차별금지법에 대해 2007.11.12.

많은 문제를 해결 해 줄 수 있는 "차별금지법" 2011-6-28.


얼마전 다시 차별금지법 입법 발의가 있었으나 일부 개신교계의 격렬한 반대로 발의가 철회되었습니다. 


관련 기사

보수 기독교계, 차별금지법 번번이 주저앉혀. 2013-5-16. 경향신문.

민주당 김한길·최원식 의원 '차별금지법' 철회…입법 가능성은 남아. 2013-4-20. 기독일보.


청년의사신문에 기고한 글은 차별금지법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을 모으려는 의도로 쓴 것입니다. 의사를 대상으로 한 글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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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무산된 차별금지법... 의료계 적극 나서야.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원문 링크 : http://www.docdocdoc.co.kr/news/newsview.php?newscd=2013052100033



1967년 미국,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난 브루스 라이머는 포경수술 도중 성기를 잃는 사고를 당한다. 당시 나이 만 2세. 아이의 부모는 존스홉킨스대의 성정체성과 성전환 전문가의 조언과 도움으로 아이를 여자로 키우기로 결정한다. 브렌다로 길러진 아이는 성기 절제수술, 호르몬 치료를 받고 존스홉킨스에서 여성이 되기 위한 사회적, 정신적 교육도 받았다. 그러나 브렌다는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14세가 되던 해 부모는 그간의 일을 말해줬다. 설명을 들은 브렌다의 첫 질문은 “예전에 제 이름은 뭐였나요?”였다고 한다.

20세기 중반 인간의 성정체성이 학습에 의한 것인지 타고난 것, 태내에서 받은 호르몬의 영향 때문인지 큰 논란이 있었다. 함께 양육되는 일란성 쌍둥이 중 한 명을 다른 성으로 양육하는 것만큼 매력적인 실험대상이 있을까. 브루스의 사례는 1980년대까지도 성 정체성이 학습과 양육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로 발표됐다.

이후 브렌다는 데이비드로 이름을 바꾸고 다시 남성으로 성전환수술을 받았고 한 여성과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는 것이 2000년에 발간된 책 ‘타고 난 성, 만들어진 성(As nature made him)’의 내용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끝은 여기가 아니다. 데이비드 라이머는 그 후 이혼했고 2004년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최근 차별행위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다룬 차별금지법이 발의됐다가 보수 개신교계의 반대로 철회하는 사건이 있었다. 차별금지법이 처음 논의된 것은 참여정부 후반기인 2007년이었다. 차별행위에 대해 권고 이상을 할 수 없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처벌 규정에 넣은 것이 기존 인권법과의 차이점이다.

최초 차별금지법이 논의될 때는 기업들의 반대가 컸다. 차별금지법의 주 내용 중 하나가 고용 차별인데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기업들이 근로자를 채용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UN인권이사회의 권고로 재논의된 2011년과 2013년에는 보수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동성애에 대한 차별 금지가 법으로 규정되고 논의의 주제가 한정되고 있다.

종교적인 이유로 동성애를 차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국교를 인정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이것이 사회적 합의의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그래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동성애에 관대한 사회분위기가 성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을 동성애자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성적지향, 성정체성의 유전, 태내에서의 영향 때문인지 학습·양육 때문인지는 심리학, 의학과 같은 학문의 영역에서 논의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아쉽게도 차별금지법이 논의되는 과정에 이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의료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차별금지법은 ‘합리적 이유가 있는 차별’은 인정하지만 차별의 유형에 ‘병력(病歷)’을 포함했다. 신문 ‘청년의사’에도 보도된 적이 있는 사건을 보자. 모 외국어고등학교는 B형간염보유자의 기숙사 입사를 거부했다. 그것이 부당하다는 보건복지부, 교육과학기술부, 대한의사협회, 전문의 2명의 소견서는 무시됐고 학교장의 결정을 바꿀 수 없었다. 의학적 판단보다 학교장의 생각이 더 중요한 것이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병력에 의한 교육기관에서의 차별은 시정대상이 되고, 학교에서 거부할 경우 시정명령이 내려질 뿐 아니라 손해배상 책임도 생긴다.

현재 고용관계법은 기업이 질병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지 않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된다면 기업은 채용을 거부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이것은 직업환경의학의 업무적합성 평가의 영역이다. 성별, 나이, 언어, 인종, 피부색, 출신지역 등은 합리적인 차별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해 전문가의 의견이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병력에 의한 차별이 합리적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인 의사의 평가가 필요하다.

지난 2008년 국립암센터는 위암환자의 치료 후 실업률이 올라갔다는 발표를 했다. 암 환자의 재취업이 어렵다는 연구결과도 여러 차례 발표됐다. 암 생존율이 올라가면서 암과 같은 중증질환자들의 경제활동은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암에 대한 보장률이 올라가면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은 병원비에서 소득상실이 되고 있다. 적게라도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면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는 줄어들 것이다.

또 다시 차별금지법 제정이 무산됐지만 UN인권이사회의 권고를 언제까지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음번에 다시 논의될 때는 의료계의 보다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있었으면 한다. 차별금지법은 의료계에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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