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울리는 묻지마 한의원' 관련하여
2017.04.25 17:39
안녕하세요?
제 억울한 사정을 공유하고자 해요.
지난 주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의 '암환자 울리는 묻지마 한의원' 관련하여
인터뷰했던 사람입니다.
사실 저의 사례는 아주 조금 방송됐어요.
그런데 촬영하면서 알게 된 어이없는 사실은 방송에선 제대로 보여지지 않았어요.
2015년 저희 엄마가 간암의 폐전이로 고생하셨는데
S대 병원에선 달리 방법이 없다 했어요.
그런데
강남의 장 **한의원에서 그들의 약을 먹으면 암 크기를 줄일 수 있다 하기에
그냥 돌팔이도 아니고 버젓이 K대 한의대 출신이라 하여
매달 380만원을 지불하고 치료를 했어요.
그런데 엄마는 그 약을 드신지 3개월 만에 암 크기가 줄기는 커녕 돌아가셨어요.
그들 말대로라면 약을 드시고 처음엔 별 차도가 없어도 달이 갈수록 약의 효과로 점차
몸이 좋아져야 하는데 말이죠.
그런데 엄마가 돌아가신 후 집에 남은 약을 어떻게 처분할지
한의원에 물어보니
저보고 먹으라 하더라구요.
암을 고치는 약으로 알고 지은 약을 멀쩡한 저보고 먹으래요.
애시당초 그 약에 암을 고치는 성분이 있기나 한 것인지 궁금해서
약 성분이 뭐냐 하니 그건 알려줄 수 없다네요.
제가 여기저기 문제 제기를 하겠다고 하니
한 달치 약값을 돌려주겠다며 달래더군요.
그런데 전 그 약 성분을 먼저 알려달라 했더니
그건 끝내 알려줄 수 없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후 보건복지부나 보건소에 문의했더니
한의사에게 약 성분을 공개하게 할 강제적인 방법은 없더군요.
이건 너무 부당한 거 아닌가요?
한의사 면허증이 있으면 이렇게 약 만들어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나 보호자에게 비싼 겂으로
약 팔고 그 효과가 역시나 없어도
아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이 상황이 너무 기가 막혀요.
그런데 제 제보를 바탕으로
방송에서 그 한의원을 직접 취재하신 내용을 보니
그 한의사는 문제의 그 한의원을 폐업 하고
강남의 다른 곳에서 새로이 심**한의원 개업을 준비하더군요.
그렇게 돈벌어서 외연 확장 하더라구요.
한의사라고 다 이렇진 않겠죠.
그런데 전 정말 그 한의사에게 보통의 의료인의 양심을 믿었었는데
이런 일련의 과정을 겪어보니
환자나 보호자가 그 약이 진짜 그런 효과가 있는지 확인했어야 했구나 싶어요.
그런데 사실 그게 가능한 일인가요?
저는 그 한의원 홈페이지에 있는 치료 후기의
치료 성공 사례를 보면서
모두 사실이라 여겼었는데
방송 중에 나왔다시피
암의 크기가 줄어든 예로 든 사진이 사실은
더 나빠진 경우이더라구요.
실제 더 좋아진 사진이 아닌데도
그 한의원 치료로 더 좋아진 경우라며 광고했고
전 그 내용을 믿었던 거죠.
제가 무식해서, 그런 사진을 판독할 능력이 되지 못해
눈뜨고도 그들의 거짓말을 믿었던 거더라구요.
이렇게 거짓말 광고를 해도 그들은 처벌받지 않아요.
왜냐면 그 내용이 로그인을 한 회원에게만 공개되고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내용이 아니라서 그렇다네요.
죽어가는 사람 살리고자 하는 보호자에게
이런 식의 영업을 하는 한의원,
그런 한의원에게 아무 책임도 묻지 않는 법, 사회.
정말 어이없습니다.
방송을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방송내용 전체를 스크랩한 글은 봤습니다....
2008~2010년 저는 B형간염을 완치한다는 편강세한의원이라는 곳의 광고를 여러 차례 비판했습니다. 여기에도 올리고 개인 블로그에도 썼죠. 편강세한의원에서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고 저와 몇몇분이 사기, 의료법 위반 등으로 역시 고소하였습니다.
그 후 의료계에서 나름 중요한 이슈로 갔습니다. 한의사가 환자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첫 사례였거든요. 이 소송에 함께 참여하게 된 언론과 다른 곳에서 여러 차례 기사화되었죠. 중앙일간지는 아니고 의료전문지들이었습니다만...
최종적으로는 양쪽 다 검찰에서 불기소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래도 그 병원은 문을 닫고 다른 곳에 다시 열었고 더 이상 온라인에서는 광고를 하지 않습니다.
말씀하시는 내용들은 모두 오랫동안 지적되어오던 것입니다.
한의사가 치료 효과를 과장하는 행위(의료광고), 영상의학 결과 판독을 제대로 못하는 것, 한약의 성분을 공개하지 않는 것 등등입니다...
요즘 이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곳은 "과학중심의학연구원(http://www.i-sbm.org/)"이라는 단체입니다. 보시면 겪으신 일들이 이미 오랫동안 이어져 오는 것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페이스북에서 강석하씨(https://www.facebook.com/isbmorg)의 페이지에도 소식이 자주 올라옵니다.
현재 국회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이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느냐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x-ray와 초음파에요.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입장에서 매우 우려됩니다. 초음파는 의사들도 어려워하는 검사장비거든요. 얼마전 대선관련 토론회에서도 대부분의 정당이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현재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곳은 바른정당뿐입니다.
이 문제들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세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병원을 바꾸었다고 해도 온란인에 그 병원과 원장의 실명을 건 비판을 계속하세요.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당할 수 있지만 실제 처벌이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벌금형 이상은 나오기 어려울 거에요. 또 명예훼손으로 걸면 사회적으로 심각한 이슈가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