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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글에서 2007년 간사랑동우회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의료기관 이용 만족도를 정리해 보내드렸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간질환 환자들은 현재 이용하는 의료기관의 진료는 만족도가 높았고 주치의에 대한 신뢰도 컸습니다.  
그러나 병원을 이용하는 물리적인 조건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낮았습니다. 병원이 멀고, 일상생활 때문에 이용하기 어렵고, 주치의는 바빠 보인다고 답을 했습니다. 
좋은 의사를 만나기 위해 시간과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죠.



진료의 질이 높고 
이용하기 편리하고 
비용이 저렴한 의료기관은 간질환 환자 뿐 아니라 모든 환자들이 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성간질환은 이런 필요가 더 큽니다. 
만성B형간염은 1999년 제픽스가 나온 이후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제픽스 이전에는 평생 단 한 번 시도할 수 있고 성공률이 20%정도 밖에 되지 않는 인터페론 주사 밖에 없었으며 이 치료를 실패한 환자는 그냥 경과를 보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중증 간질환을 일찍 발견하고 증상을 치료해주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1999년 제픽스를 필두로 2004년 헵세라, 2006년 바라크루드, 레보비르, 세비보 등 여러 먹는 항바이러스제들이 나오면서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졌고 간경변증과 간암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만성B형간염 치료는 10년 정도 밖에 안되었습니다. 지난 10년 간 만성B형간염 치료를 경험해보지 않은 의사는 올바른 진료를 못할 수도 있습니다. 간사랑동우회에는 드물지만 납득할 수 없는 처방을 받으신 분들이 글을 올리십니다. 
또 대학병원의 교수님들은 초기 치료가 잘못되어 이후 더 문제가 생긴 환자를 드물지 않게 보신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합니다. 이런 분들은 결국 대학병원으로 몰리기 마련이니까요. 의원에서 간염환자를 많이 보시는 의사선생님들에게도 이런 환자는 결코 드물지 않습니다. 

관련 글 : 어떤 B형간염 환자의 울분… 2010.7.6. 늑대별의 이글루

만성C형간염 역시 비슷합니다. 지금 가장 많이 쓰고 있는 페그인터페론은 2005년에 나왔습니다. 현재 표준적인 치료인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 병용은 유전자1형에서는 약 50%, 2/3형에서는 80-90%의 높은 완치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병원에서는 C형간염은 치료 방법이 없으니 정기적으로 검사만 받으라는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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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환 환자들이 간전문의를 만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대학병원을 가는 것입니다. 대학병원은 어디에나 간전문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병원은 뚜렷한 단점이 있습니다. 
비용이 많이 듭니다. 
같은 검사를 해도 의원에 비해 두 배의 비용을 내야 합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데요. 그만큼 경험과 지식이 있는 의사이기 때문입니다. 
진료시간이 짧습니다. 
대학병원에서 30분 대기 - 2~3분 진료는 낯선 일이 아닙니다. 만성 질환 환자들은 자신의 질병에 대한 지식을 갖는 것이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만 대학병원에서는 의사선생님들로부터 정보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판단만 받을 뿐이죠. 
환자가 원하는 시간이 자유롭게 진료받을 수 없습니다.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진료를 봐야 합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월차를 내야 합니다. 

중증환자가 주로 가야 하는 대학병원에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간염보유자나 간경변증이 없고 약물로 잘 관리되는 간염환자가 가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지도 고민해 볼만한 일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만성B형간염, 만성C형간염치료에는 고가의 시설이나 장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의사입니다. 대학에서 간질환 환자를 보다 개원한 의사선생님이라면, 또 개원 후에도 꾸준히 환자를 보고 관심을 갖고 있다면 대학병원과 차이가 없는 진료를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의원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환자들이 그것을 알 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 
내과의원에서 간질환 환자는 비중이 작습니다. 만성질환으로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대사질환 환자들과 감기 환자들의 대부분입니다. 만성간염보유자는 인구의 5%정도에 불구하고 이들이 모두 병원을 꾸준히 다니는 것도 아닙니다. 만성간염보유자의 대부분은 현재 치료를 받고 있지 않고 6개월에 한 번 검사를 받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간질환 환자만 보는 의원은 병원을 운영할 수 없습니다. 또 간질환 전문이라고 소문이 나면 다른 환자들이 잘 안 오게 됩니다. 

대부분의 개원한 간전문의들은 그냥 오는 간질환 환자만 봅니다. 간질환 환자, 의사 모두에게 썩 좋은 일이 아닙니다. 

개원한, 간질환에 경험과 지식, 관심이 많은 의사선생님들을 간사랑동우회 회원들에게 알리는 방법을 몇 년 동안 고민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습니다만 여러 가지 방법을 여러 의사선생님들과 상의했습니다. 

그중 선택한 방법이 병원을 묻는 질문에 개원하신 간전문의 병원을 안내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방법에는 단점이 있는데요. 간전문의라고 해도 모두 환자들이 만족하는 진료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원이라고 해도 대학병원과 별 차이 없는 진료를 하는 곳들도 일부 있습니다. 진료 비용이 크고, 진료시간이 짧고, 충분한 설명을 들을 수 없다면 굳이 의원을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전국의 개원한 간전문의들은 몇 년 전부터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었는데요. 
이곳에서 뜻이 맞는 선생님들을 찾을 수 있었고 작년 10월 간사랑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모임을 시작하였습니다. 

 

만성간질환 환자를 보는데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 있으며 
입원이 필요한 환자는 적절한 시점에 상급병원에 의뢰할 수 있고 
대학병원보다 여유있는 진료시간을 이용해서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간사랑동우회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간질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의사선생님들입니다. 
 


지금까지 열 분의 내과전문의들이 모였으며 올 10월 한 분이 더 참여할 예정입니다. 저 역시 함께 참여하여 의견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모두 모여 이야기를 나누니 몇 분은 본인이 만성B형간염보유자라고 하십니다. 특별히 간질환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있으셨던 거죠. 물론 꼭 본인이 그 병이 있어야 좋은 의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환자들이 보다 편안함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현재 간사랑동우회 상담게시판은 간사랑네트워크 선생님들이 상담을 맡아주고 계십니다. 그리고 각 지역에서 갖는 모임과 강의를 맡아 주실 것입니다. 

간사랑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병원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서울
강북으뜸내과 - 한우식 선생님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2동 94-1 (답십리사거리)    02-2248-1191

내안애내과 - 김창섭 선생님
서울 마포 도화동 563 아크로타워6층 (마포역)    02-712-4800

박기호내과 - 박기호 선생님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719-6 송화프라자 403 (우장산역)    02-2662-4778

  경기 
예일내과 - 박상진 선생님
경기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69-7 3층 (수원IC부근)    031-281-5575

  충청
배사랑내과 - 김남재 선생님
대전 서구 둔산1동 1419 6층 (시청역)   042-478-5522

  영남
김익모내과 - 김익모 선생님
부산 수영구 남천1동 19-1 (남천역)   
051-622-5600

대평리내과 - 이동욱 선생님
대구 서구 평리3동 683-14 2층 (서구청 부근)   053-572-8810

이정규내과 - 이정규 선생님
대구 남구 대명5동 134-5 (영대병원역)   053-656-7520

  호남
한정렬내과 - 한정렬 선생님
광주 광산구 월곡동 55-5 2층 (월곡파출소& 소방서 옆)    062-951-5593

  강원
속편한나병규내과 - 나병규 선생님
강원 강릉시 임당동 83-1 3층    033-655-7171

 울산
울산편한내과 - 김대현 선생님
울산 남구 달동 1367-6 현대백화점 옆 농협 2,3층   052-272-2726



앞으로 몇 차례에 걸처 각 선생님들을 소개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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