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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제픽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제픽스 퇴출에 대한 의견조회를 대한간학회에 했다는 보도들이 있었습니다.


한국GSK 정말 안풀린다 - ‘아반디아’ 이어 ‘제픽스’도 퇴출되나? … 식약청 "사용제한 여부 학회 의견 수렴 중". 헬스코리아뉴스. 2010-12.23.

만성 B형간염 치료제 `라미부딘` 한국 퇴출? - 5년 사용 환자의 70%가 내성 생겨…美·日 이어 유럽도 사용제한 권고, 식약청 "임상결과 등 종합해 판단". 매일경제. 2010-12-21.


그 배경은 기사에도 나와 있는데 일본, 미국, 유럽 간학회에서는 제픽스를 1차 약제에서 배제하거나 선호하지 않는다는 권고를 이미 내린바 있습니다. 


지난 5월 유럽의약품청 산하 의약품위원회는 높은 내성률 때문에 ‘제픽스’의 적응증을 변경, '내성에 대한 높은 유전적 장벽을 보유한 다른 항바이러스제제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적절하지 않을 때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함'이라는 내용과 '교차내성이 없는 다른 약제와 병용해야 함'이라는 내용을 추가했다. 

일본 후생노동성도 앞서 지난 2006년, ‘제픽스’의 사용을 제한하고 1차 치료제에서 제외시켰으며, 미국 간학회는 2007년 발표한 치료지침에 내성 문제로 인해 1차 치료제로 더 이상 선호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마찬가지로 지난 2008년 대한간학회는 만성B형 간염치료제에 대한 논문을 통해 “라미부딘으로 1년간 치료할 때 유전자형 내성발현율은 14~32%, 5년간 치료할 때 60~70% 이상”이라며 약물의 심각한 내성 문제를 제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전부터 언론에서 꾸준히 이 문제를 지적해 왔습니다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제 블로그와 늑대별의 이글루에 정리한 내용이 있습니다. 


B형간염 치료가 거꾸로 가는(?) 이유. 2010-7-8. 


지난 포스팅에서 제픽스가 1차 약제에서 배제되는 것이 이른 이유를 몇 가지 지적했습니다. 그중 다른 먹는 항바이러스제들의 보험급여 기간에 제한이 있는 것은 2010년 10월 보험급여 기준 확대로 해결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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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픽스 퇴출은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쉽게 말하기 어려운데요. 한 가지씩 보겠습니다. 


이미 대부분의 간 전문의들은 처음 만성B형간염을 치료하는 환자에게 제픽스를 처방하지 않습니다. 

언론보도와는 달리 제픽스 퇴출이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입니다. 먹는 항바이러스제를 많이 처방하는 간전문의들 대부분은 이미 제픽스를 처음 만성B형간염을 치료하는 환자들에게 처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간염환자를 많이 보지 않는 의사 가운데는 여전히 초치료 환자에게 제픽스를 처방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처음 사용하는 만성B형간염치료제로서 제픽스는 제한점이 많습니다. 내성률이 매우 높고 한 가지 약에 내성이 생기면 이후 사용하는 약들의 내성을 높이는 문제가 있어 내성이 높은 약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요즘은 삼가고 있습니다. 

내성율이 낮은 바라크루드의 가격이 제픽스의 2배 가까이 됩니다. (1정 3,255원 vs. 5,878원) 때문에 경제적인 이유로 제픽스를 선택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2009년 12월 세비보가 보험등재 되면서 비슷한 가격이지만 더 내성률이 낮은 약이 나왔습니다(세비보 1정 3,349원). 더 이상 비용때문에 제픽스를 선택할 이유도 없어진 것이죠. 


설사 제픽스 신규 처방을 제한한다고 해도 전체 제픽스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새로 제픽스를 처방받는 환자는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현재 제픽스를 단독으로 복용하는 환자들은 급여 기준때문에 다른 약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바꿀 수 있는 이유는 세 가지 뿐인데요. 내성이 생기거나 부작용이 생겼거나 반응이 없을 때 등입니다. 


- 만성 B형 간염의 초치료 환자에서 1차 약제 투여 중에 부작용이 생겼거나 반응이 없어 타 약제로 교체하는 것은 관련학회 의견 등 참조할 때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나, 약제간의 교차내성 등이 우려되므로 교체투여는 신중히 결정하여야 할 것임.

 반응이 없는 경우란 일차치료 실패를 뜻함(2007년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 「만성 B형간염의 치료」참조, 항바이러스제를 적어도 6개월 투여 후 혈청 HBV DNA가 치료 전에 비해 1/100 미만으로 감소하지 않은 경우)

심평원심사사례 - 만성B형간염 1차 치료제 간의 교체투여에 대하여. 2008-10-20.


제픽스에 내성이 생겨 제픽스와 아데포비어(헵세라 등)를 함께 복용하는 환자도 많은데요. 제픽스와 아데포비어의 병용은 내성이 매우 낮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이 처방을 바꿀 이유도 없고 바꿀 일도 잘 생기지 않습니다. 


제픽스 퇴출은 신규 처방만 제한할 것이냐, 기존 처방도 다른 약으로 대체할 것이냐에 따라 차이가 클 텐데요. 

신규처방만 제한한다면 기존 제픽스 단독복용 환자들은 왜 문제가 되는 약을 계속 써야하냐는 불만이 제기될 것입니다. 당연한 문제 제기이죠. 

기존 환자들도 마음대로 약을 바꿀 수 있게 한다면 요즘의 약제 사용 내용을 볼 때 대부분 바라크루드0.5mg을 복용할 겁니다. 정부로서는 건강보험재정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 텐데요. 바라크루드가 현재 전체 약품목 가운데 매출 3위이고 올해 26%대의 매출 신장을 했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비슷한 세비보로 바꾼다면 환자와 정부 모두 비용부담에 별 차이가 없겠습니다만 이를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18 미만 소아환자들은 거의 모두 제픽스로 치료 받고 있습니다. 다른 먹는 항바이러스제는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를 받지 못했습니다(예외적으로 헵세라만 제픽스 내성 환자에서 쓸 수 있습니다). 당장 성인에서 퇴출된 약을 처방 받는 소아환자들은 불안해할 수 밖에 없습니다(그러나 소아환자에서는 제픽스의 효과가 성인에 비해 더 좋고 내성도 덜 생깁니다). 

 

1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대한간학회와 GSK가 
제픽스 사용을 제한한 유럽의 조치를 한국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식약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SK, 내성문제로 '안전성' 의견조회. 메디컬투데이. 2011-1-12.


이번에 제픽스의 사용제한 권고가 내려지지 않는다고 해도 제픽스 사용의 지속적인 감소는 불가피합니다.

1999년 출시되어 만성B형간염 치료,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꾼 기적의 신약도 이렇게 쓸쓸히 퇴장하게 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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