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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비슷한 고민을 하신 분들이 여럿 있으셨습니다. 일주일 정도 사이를 두고 초음파를 받았는데 한 곳에서는 간경변 초기라고 하고 다른 곳에서는 간경변은 아니라고 했다는 겁니다. 환자로서는 무척 답답한 일이죠.

 

그럼 왜 이런 일이 있을까요? 많은 분들은 의사의 실력을 의심하거나 검사의 신뢰도가 낮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초음파는 영상으로 보는 검사입니다. 숫자로 표시되는 검사가 아닙니다. 더군다나 간경변과 간경변 이전의 섬유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는 두부 자르듯 구분되는 것이 아닙니다. 조금씩 진행하는 것이죠. 날씬한 사람과 통통한 사람의 구분이 그리 쉬운 건 아니죠? 둘 사이에 위치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말이 다른 경우는 의사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이 더 많고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잘 아는 got, gpt 수치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got,gpt 의 정상 기준이 40 이인 곳이 많은데 어떤 날은 39가 나왔고 다른 날은 41이 나왔다고 합시다.
39는 정상이고 41은 비정상입니다. 그러나 둘의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이건 설명하는사람에 따라 그 느낌이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39일 때 '정상입니다'.... 라고 말하고 41일 때 '간수치가 조금 높군요'... 라고 말한다면 대부분은 그 사이에 크게 변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사실 변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딱 절반 물이 들어 있는 물컵을 보고 '물이 반 밖에 없다'라고 하는 것과 '물이 반이나 있다'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보는 관점의 차이라는 거죠.

 

같은 초음파 결과를 보고도 어떤 의사선생님은 환자에게 보다 희망적이게 말을 하고 어떤 의사선생님은 겁을 주거나 냉혹하게 말을 합니다. 이중 어떤 것이 더 좋은지는 알 수 없습니다. 걱정이 많은 환자에게는 희망을 주어야 하고 검사를 소홀히 하는 환자에게는 겁을 주는 것이 맞습니다.

 

검사결과가 숫자로 나오는 것이라면 검사결과를 보고 환자가 적절히 감안해서 들을 수 있지만 초음파 검사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대부분의 의사선생님들은 환자들에게 이야기 하는 방법이 일정합니다. A라는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말을 했던 선생님들은 이후에도 그럴 것이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는 회원여러분들에게 한 병원을 꾸준히 다니시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간질환은 한 번의 검사결과로 알 수 있는 것이 제한 되어 있습니다. 오랜 검사결과를 볼 수 있다면 환자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 환자가 의사를, 의사가 환자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초음파 검사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진료 행위는 기계적인 과정이 아니라 인간대 인간의 만남입니다.

 

 

만약 한 병원에서 정상이라고 했고 다른 병원에서 조금 이상이 있다고 했다면 그 사이 쯤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이런 검사결과가 많이 불안하시다면 결국 아주 좋은 기계를 두고 있는 종합병원을 가시는 수 밖에 없습니다. 종합병원은 훨씬 해상도 높은 기계를 가지고 있고 복부 초음파만 하는 의사들이 검사를 하고 진단을 내립니다.

 

그러나 같은 결과를 설명할 때 담당 의사 말의 느낌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그리고 종합병원은 사정상 기계적인 진료가 이루어지기 쉽습니다.




cc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