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술잔을 돌리거나 밥을 같이 먹으면 전염이 된다고?” 2002.10.23.
2007.04.04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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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승화 기자)
“술잔을 돌리거나 밥을 같이 먹으면 전염이 된다고?”
사회복지사 윤구현 (29)씨는 간염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사이버 공간을 누빈다. 간사랑 동우회(www.iloveliver.org) 총무를 맡고 있는 그는 홈페이지를 통해 날마다 5~10건씩 들어오는 물음에 2년여째 답글을 올리며 간염에 관한 한 웬만한 전문가에 버금가는 지식을 갖추게 됐다.
“침이 혈관으로 들어갈 때만 전염이 되기 때문에, 한솥밥을 먹거나 술잔을 나눈다고 간염에 걸리지는 않습니다. 지난 80년대 초 정부가 간염 예방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며 전파된 잘못된 정보죠.”
윤씨가 복지관 개관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요즘도 동우회 활동에 열심인 것은 지난 99년 초 간염에 걸려 2년여 만에 완치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취업을 앞둔 시점에 발병을 해 고민이 많았다는 그는 “아직도 잘못 알려진 편견 때문에 상처받는 이들이 많다”고 말한다.
“요즘도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간염에 걸린 학생을 두고 ‘쟤랑 같이 밥 먹으면 전염된다’고 주의를 주는 경우가 있어요. 병력(病歷) 때문에 취업 기회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고요.”
지난 10월20일 제3회 간의 날을 맞아 간염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범위 확대를 요구하는 거리시위를 벌이기도 했다는 윤씨는, 요즘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작은 편견에 맞서 큰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윤씨는 “다가오는 대선기간에는 글리벡공공성확대공대위 등의 환자단체들과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환자들의 목소리를 대통령 후보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쟤랑 같이 밥 먹으면 전염된다." 라니 선생이 할 소리는 아닌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