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본 간사랑동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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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은 천형인가

■방송 : 2001년 5월 27일(일) 밤10:35~11:20 / KBS1

■취재 : 김주영 기자 kjyoung@kbs.co.kr

■제작 : 보도제작국 보도제작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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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기자:

유아교육과를 나온 정양은 전공을 살려 어린이집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온종일 아이들을 보살피다 보면 집에 돌아오는 시간은 늘 늦습니다. 피곤하긴 해도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어느때보다 즐겁다고 합니다.

*정OO(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제가 들고 동화를 외워서 해주거든요. 고양이 흉내내고 강아지 흉내내고."

*김주영 기자:

정 양은 그러나 지금 있는 어린이집에서 정식교사로 등록하지 못한 임시직입니다. 전에 있던 곳에선 보조교사로 있다 지난 3월 정교사가 되려는 순간 갑자기 채용이 취소됐습니다. B형간염 보균자라는 것이 교사가 될 수 없는 유일한 이유였습니다.

*정OO양(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나는 할 수 있는 능력은 많은데 시켜보지도 않고 간염 보균자라는 이유때문에 채용하지도 않고. 나는 진짜 잘할 수 있는데 보지도 않고 무조건 B형 간염이니까 안된다 그러니까..."

*김주영 기자:

정양을 내보낸 어린이집은 자치단체가 만든 보육지침을 보여줍니다. 이른바 활동성 간염보균자는 전염 위험이 있다며 교사로 채용할 수 없도록 못박고 있습니다.

*이종은(어린이집 원장):

"참 아까운 교사였는데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법규대로 규칙대로 교사를 채용해야 하니까 본인에게 이야기 하니 인정하드라구요."

*김주영 기자:

정양의 여동생과 어머니도 간염보균자.어머니는 두 딸을 볼때마다 몹쓸 것을 대물림했다는 자책감에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이재숙(정양 어머니):

"저도 부모도 마음이 안좋았는데 진짜 자르니까 이런 충격을 자녀한테도 줘야 하나 싶은 마음도 들고 눈물바람도 했어요."

*김주영 기자: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B형간염이 일상생활을 통해서는 거의 전염되지 않는다며

취 업제한규정을 삭제했지만 정작 복지부 산하의 어린이집들에 대해 채용기준을 개선하는데 늑장을 부린 것입니다. 정양을 임시로 채용한 어린이집마저 학부모들이 걱정할 것이라면서 공개적인 취재를 기피해 간염보균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함을 보여줍니다.

*정OO양(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처음에 그거 알았을 때는 대학 4년 배운게 헛배운게 아닌가 전공을 바꿔야 되는 거 아닌가. 다시 처음부터 공부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 걱정도 많이 했어요."

*김주영 기자:

기 계공학 석사인 김동수씨는 요즘 집안의 가게일을 돕는 동안 오디오 시스템을 직접 만드는 취미생활로 소일하고 있습니다. 대학원 출신의 김씨에게 B형간염은 재능이나 실력보다 더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김씨는 재벌그룹의 전자회사에서 합격축하까지 받고 입사는 하지 못했습니다.

*김동수씨(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면접 합격하고 나서 또다시 영어시험 보라해서 그거다 붙고 나니까 스카우트됐다고 축하한다 그러고 신체검사 합격하면 된다 했는데, 거기서 떨어졌습니다."

*김주영 기자:

김씨는 군에 입대할 때 겪은 일들도 아직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털어 놓습니다. 석사장교로 지원했다가 간염바이러스 탓에 사병으로 군생활을 마쳤는데

전염이 걱정된다면 항상 집단생활을 하는 사병들이 더 위험하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김동수씨(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다 이거죠 아무래도 사병보다야 장교가 조금더 저한테는 나은거 아닙니까. 제가 조금더 나은거 선택하려니까 저한테는 선택권이 없어진 거죠."

*김주영 기자:

정 양과 김동수씨가 그토록 일하고 싶었던 직장에서 채용을 거부당한 것은 신체검사라는 마지막 관문에서입니다. 대부분의 예비직장인들은 신체검사는 사실상 채용이 확정된 상태에서 형식적으로 거쳐가는 있으나마나한 절차쯤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간염보균자에게 병원에서 피를 뽑고 합격 불합격 판정을 기다리는 며칠동안이 가장 초조하고 마음 졸이는 순간입니다.

*이희정(서을 강북삼성병원 직원):

"B형간염을 가지고 계시면 채용관련해서 합격입니까, 불합격입니까 하는 문의전화 많이 오고요 활동성이냐 비활동성이냐 문의하시는 분이 많으세요."

*김주영 기자:

이 처럼 취업에 영향을 받는 B형간염보균자는 얼마나 될까? 강북삼성병원이 9만여명에 대한 신체검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4.2%가 B형간염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비율대로라면 우리나라 국민중에 2백만명 B형간염 보균자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통상 3백만명이 보균자라고 할 정도로 국민들에게 널리 퍼져 있습니다.

B형간염은 유전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출산과정에서 감염돼 유전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서병성(서울 강북삼성병원 예방의학 전문의):

"제일 많은 것이 모체감염이죠. 엄마가 간염이 있는데 애기가 태어나면서 혈액이 들어가서 생기는 거죠. 그외에 성인이 돼서 생기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아요."

*김주영 기자:

B 형간염보균자는 단지 바이러스가 몸안에 있다는 것일뿐 간 기능이 정상이라는 점에서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습니다. 또 보통 활동성이라거나 e항원이 양성인 경우에도 바이러스가 활발히 복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이긴 하지만 역시 질병을 뜻하진 않습니다.

*서병성(강북삼성병원 예방의학 전문의):

"e항원이 양성이라 해서 다 전염되고 그런 것은 아니죠. 앞으로 간경화 간암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거지 또 무조건 가는 것은 아닙니다."

*김주영 기자:

수 백만 B형간염보균자들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도 아니고 때 대부분 건강에 특별한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들은 스스로를 숨기고 부끄러워해야 하는 천형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법이 바뀐 뒤에도 사회적 편견의 벽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간염보균자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사회로부터 죄인아닌 죄인으로 취급받고 있습니다. 컴퓨터 기능사 시험에 도전하고 있는 휴학생 윤성진군은 유통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겨난 경험 때문에 보균자라라는 사실이 졸업후 일자리를 얻는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윤성진(대학 휴학생):

"아르바이트에서도 이렇게 퇴자를 맞았는데 일반직원 들어가서 안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그거때문에 걱정되고..."

*김주영 기자:

정 부는 지난해 10월 공포한 전염병예방법 시행규칙에서 일시적으로 업무종사가 제한되는 전염병의 종류를 콜레라 장티푸스 등 1군 전염병과 결핵 한센병 그리고 성병으로 제한했습니다. B형간염은 혈액이나 성적접촉을 통해서가 아닌 경우 거의 전염위험이 없으며 활동성 비활동성 또는 전염성이 높다 낮다는 등 주관적인 잣대로 취업을 제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종구(국립보건원 방역과장):

"일상적인 업무에 의해 B형간염이 전파된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특수한 상황 아니라면 취업제한할 이유가 없어서 저희들이 전염병예방법에서 삭제하게 되었습니다."

*김주영 기자:

법개정후에도 취업규제가 계속되자 복지부와 노동부는 전경련등 경제 5단체에 협조서한까지 보내 간염보균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말도록 촉구했습니다.

*최명철(엘지전자 인사담당과장):

"전염성 부분에 문제가 없다고 과거부터 의학계나 복지부에서 생각했다면 더 일찍 마련됐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김주영 기자:

그러나 B형간염보균자를 채용기피대상으로 삼고 있는 기관이나 기업체는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한 식품회사는 위생문제를 들어 활동성보균자는 취업자체를 허용하지 않고 있고, 비활동성 보균자도 일부부서에만 취업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신성용(식품회사 인재개발팀장):

"제품과 연관이 되는 파트에는 소비자들의 인식이나 위생 이런 문제로 내부적으로 제한을 좀 하고 있습니다."

*김주영 기자:

취재팀이 법개정 이후의 채용기준을 확인한 결과 많은 기업체와 은행 그리고 병원등에서 B형간염에 대한 취업규제를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바 이러스 보유자는 무조건 불합격처리한다는 제약회사, e항원이 양성이면 합격을 보류한다는 대형병원, 활동성보균자인 경우 어떻게 적용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대기업, 공기업인 모은행에서는 전염성 여부라는 막연하고 주관적인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OO은행 인사담당자 (전화 녹취)

"전염성은 채용할 수 없구요 비전염성은 채용을 하죠 전염성이냐 비전염성이냐 하는 것은 누구든지 할 수 있다고 들었거든요."

*김주영 기자:

B형간염보균자들은 취업현장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차별과 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국립보건원에는 자신을 무기수라고 밝힌 재소자의 편지가 접수됐습니다.

<편지 내용>

교도소내 공장에서 일은 하고 4인실에서 지냈는데

B형간염을 이유로 작업이 금지된 것은 물론

석달째 독방에서 지내고 있다는 사연입니다.

이 무기수는 개정된 전염병 관련규칙이

바깥 사회에서만 적용되는 것인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교도소 측은 집단생활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OO교도소 관계자 (전화 녹취)

"저희들은 밀집돼 있는 생활이거든요. 수형자들이 공동생활을하다 보니까 다른사람까지 고려해야 하니까 활동성인 경우는 좀 격리를 합니다."

*김주영 기자:

이처럼 우리 사회 어디서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간염보균자들도 국방의 의무에서만큼은 예외가 아닙니다. 지난 98년과 99년 군복무를 위한 신체검사에서

B형간염 판정을 받은 젊은이는 2만 8백여명, 이가운데 88%인 만8천2백여명이

현 역으로 입대했습니다. 간염바이러스가 없는 일반인들의 현역판정비율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e항원 양성보균자나 활동성 보균자도 대부분 현역으로 군생활을 보냈고 이들과 함께 생활한 부대원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일상생활에서의 전염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사회적 차별의 관행이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도 그 뿌리를 캐다 보면 책임은 역시 정부에 있습니다.

지 난 1980년대, 정부는 술잔을 돌리고 음식을 함께 먹는 식사습관이 한국을 B형간염의 천국으로 만들었다며 식생활과 음주문화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했습니다. 위생과 청결을 내세운 간편한 논리 앞에 이견은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이동욱(동산의료원 내과전문의):

"간염에 대한 국민편견이 심화된 상태거든요. 아마 과거 술잔안돌리기 운동이 국민에게 인식이 깊이 된 것 같다."

*김주영 기자:

의료계에서는 간염예방접종을 통해 항체를 갖게 된다면 전염위험은 거의 백퍼센트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정룡(한국 간연구재단 이사장):

"예방접종하기전에는 10%대 였거든요 작년, 재작년에 검사를 보면은 4%대야. 절반이 줄었어요. 그러면 2.30년 후에는 B형간염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병은 확 줄어듭니다."

*김주영 기자:

자신도 간염바이러스 보유자인 의사 이동욱씨, 개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취업제한 철폐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99년 8월 홈페이지를 연 뒤 접속회수가 29만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동욱(동산의료원 내과전문의)

"상당히 간염때문에 사회적 차별을 받는 분들 사연 많이 듣게 됐고, 그래서 그런쪽으로 관심을 가질려고 간염홍보 사이트로 상담도 받고 그렇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주영 기자:

미국과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는 질병이나 신체적 약점을 이유로 하는 채용제한은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병도 아니고 전염위험도 거의 없는데

일자리에서 내몰고 음지에 있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편견과 차별을 넘어 횡포랄 수 밖에 없습니다.



입력시간 : 2001.05.27 (00:00)



http://news.kbs.co.kr/exec/news/news.php?id=523801&kin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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