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본 간사랑동우회


'B형 간염, 같이 국 떠먹어도 전염 안 돼'
2003년 9월 모 방송국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의사가 “에이즈는 국을 같이 떠먹어도 감염이 안되지만 간염은 숟가락을 같이 국에 담그는 것만으로 감염이 된다”란 발언을 해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들의 공분을 샀다. 같은 해 6월 한 개그맨은 B형 간염을 유머 소재로 사용해 반발을 불러 일으켰고, 이보다 앞선 2002년 말에도 또 다른 개그맨이 오락 프로그램에서 B형 간염과 관련해 실언을 해 공식사과하는 등 설화를 치렀다. 모두 잘못 알려진 의학상식 탓에 거듭 빚어지고 있는 소동이지만 그 때마다 간염 보유자들이 입는 마음의 상처는 깊다.


B형 간염 바이러스 건강보유자들은 아직도 차별받고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차별은 잘못된 과거 정부 캠페인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사진은 지난 2002년 국립극장 앞에서 대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간사랑 동우회 및 간염 환자 모임 회원들. [사진=연합뉴스]

일상 생활을 통해 B형 간염이 전염될 수 있다는 과거의 지식은 이미 의학적인 오류로 밝혀진 지 오래다. 법제적인 차별 역시 정부 차원의 꾸준한 개선 노력으로 상당수 사라진 상태다. 문제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다. 70~80년대, 술잔을 돌리면 간염이 전염된다는 정부의 잘못된 캠페인이 심어놓은 편견은 2000년대를 살아가고 있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들에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다. 잊을 만하면 간간히 TV에 등장하는 ‘오해’ 역시 이 같은 과거에 뿌리를 두고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 건강보유자들의 차별 철폐를 위해 앞장서는 ‘간사랑 동우회’. 그곳에서 의학 자문을 맡고 있는 내과의 한상율 씨는 “국을 같이 떠먹으면 간염이 옮는다는 말도 안 되는 오류는 아마도 ‘캠페인 시대’의 잘못된 지식에 근거한 오해인 것 같다”고 말한다.

“과거 복지부 캠페인은 명백한 오류”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B형간염 건강보유자 차별개선을 위한 입법공청회’에 참석한 김영택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과장 역시 “과거 잘못된 질병 정보 때문에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피해를 입게 된 것은 보건복지부의 잘못이 크다”며 과거 정부 캠페인의 오류를 인정했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의 사회로 B형간염 차별개선을 위한 입법 공청회가 열렸다. [사진=전병헌 의원실]

김 과장은 이어 “과학적인 정보도 시대가 흐르면서 바뀔 수 있다. 잘못된 지식과 부족한 정보 때문이지 고의에 의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B형 간염은 아시아 지역에서 널리 퍼진 질병이었고 위험성을 크게 알려야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었다”고 부연 설명했다. 대중 미디어가 전파한 오류들은 너무 광범위하게 대중들에게 주입된 반면 "일상생활에서는 전염이 되지 않는다"는 의학적 사실은 홍보가 미흡해 국민의 편견을 바로 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법적, 제도적인 개선에도 불구하고 간염 보유자들은 여전히 일상생활에서는 편견 때문에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여전히 취업 차별 등을 받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KBS 이충현 의학전문기자는 역시 “B형 간염은 술잔 돌리기 등을 통해 전염되지 않는다고 했더니 주변의 기자들이 정말이냐고 묻더라”며 “70~80년대 캠페인을 통해 만들어진 인식들이 지금까지 얼마나 강하게 퍼져있는 지 알았다”고 말했다.

“인식의 전환 시급하다, 하지만…”

B형 간염 바이러스 건강보유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는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사자인 B형 간염 바이러스 건강보유자들이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B형 간염 문제가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윤구현 간사랑 동우회 총무는 역시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들은 취업 등 사회생활에서 자신이 간염 보유자인 것이 드러나지 않은 채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바이러스 보유자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지적했다. 캠페인 등을 통해 요란하게 공론화하는 것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들에게 오히려 부담이 된다는 설명이다. 윤 총무는 이어 “B형 간염은 어쨌든 질병이다. 질병에 대해 위험성이 적다고 캠페인을 하는 것 역시 난센스”라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저명 인사 중 B형 간염 바이러스 건강보유자를 찾아 보려 하는데 그런 사람을 ‘커밍 아웃’ 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B형간염 건강보유자 차별개선을 위한 입법공청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이구동성으로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오염된 혈액 수혈이나 성관계 등이 아니면 전염되지 않는다고 이미 의학적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또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들은 발병한 상태가 아니므로 업무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며 "간염은 발병했다하더라도 전문의의 치료에 따라 얼마든지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라고 입을 모았다.

TV를 통한 B형 간염 얘기, 나오는 것 자체가 싫다

얼마전 MBC TV 일일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에서 B형 간염에 대한 대사가 등장했을 때 바이러스 보유자들은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며 매우 불안해 했다. 사실 B형 간염 환자의 수술 순서를 맨 마지막으로 변경하는 드라마 속 설정은 전혀 문제 될 게 없었다. 혈액을 통해서 감염되는 간염의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B형 간염 환자의 수술 순서를 바꾸는 게 의학적으로 타당한 것이다. 하지만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들은 TV에 등장하는 ‘B형 간염’이라는 단어 한 마디에 좌불안석했다. 이날 '만성 B형간염 환우회'(http://cafe.daum.net/dhlee3) 등 간염 관련 다음 카페에는 ‘또 B형 간염 얘기가 나왔다’며 한숨 쉬는 보유자들이 상당수 있었다. B형 간염이 매체에 등장하는 것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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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식약신문] 간사랑동우회/윤구현총무 2007.1.26. [1] 윤구현 2007.04.19 2663
17 [국민일보]B형 간염약 내년 10월부터 급여제한 기간 폐지…약값 부담 덜 듯. 2009-12-07- [3] [1] 윤구현 2009.12.08 2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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