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본 간사랑동우회


김창섭 (내안애내과의원 원장)

지난 2000년 들어 잊혀졌던 전염병이 돌아왔다. 2000~2001년 소아에서 전국적으로 홍역이 유행했다. 홍역은 전염력이 매우 강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경우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90% 이상 감염된다. 당시 5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7명이 숨지는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다. 

홍역은 1980년대에 예방백신이 도입되면서 연간 100여명 이하로 보고되는 질환임을 감안해볼 때 당시 발생률이 어마어마하게 급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4~6세에 MMR(홍역ㆍ볼거리ㆍ풍진)백신의 추가 접종을 하지 않은 수많은 아이들이 면역 항체가 사라진 상태에서 홍역에 걸려 이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이 홍역 유행의 주요 원인이었다. 

홍역 일제 접종으로 조기 차단

그로부터 8년 뒤 2009년에 또 다른 전염성 질환이 유행하기에 이르렀다. 이번에는 소아가 아닌 2030세대인 청장년층에서 A형 간염이 크게 유행했다. 국내 전염병 통계에 따르면 A형 간염 환자 수는 2002년 300여명 수준에서 2009년 한 해에만 15,000여명이 보고됐다. 이는 약 50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이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80% 정도로 총 12,273명에 이르렀다. 


A형 간염은 이전 세대와 달리 위생적인 성장환경에서 면역력을 얻지 못한 청장년층이 사회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시기에 해외 여행이나 집단 생활 등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무방비로 노출될 기회가 높아지면서 발병이 급증했다. 


홍역과 A형 간염의 대규모 유행은 모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획득하지 못한 특정 연령층에서 발병이 집중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두 질병에 대처하는 보건 당국의 태도는 사뭇 다른 것으로 보인다. 홍역에 따른 사회적인 비용이 증가하자 국가는 2001년 '국가 홍역퇴치 5개년 계획'을 세워 2005년까지 홍역을 퇴치하는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하고 대대적인 홍역퇴치 사업을 즉각적으로 벌였다. 

대유행을 근절하기 위해 2001년 초등학교 입학 예정 아동의 홍역예방접종을 의무화했다. 약 570여만명을 대상으로 '홍역일제예방접종'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 홍역을 조기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백신 접종률은 95%를 넘었고 2001년 중반기까지 기승을 부리던 홍역 환자가 급격히 감소했다. 2006년에 이르러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홍역퇴치 기준을 만족시켜 홍역퇴치 국가가 됐다. 

그러나 2009년에 보인 접근 대책은 이와는 달랐다. A형 간염은 질환의 특성상 성인에서 발병하면 증상의 중증도가 더 높아 병원에서 한 달여 입원 치료를 받기도 하고 심한 경우 전격성 간염으로 발전해 사망을 초래하기도 한다. 게다가 학교나 병원ㆍ군부대 등과 같이 단체생활을 하는 환경에서는 집단발병 위험도가 높다. 사회적 비용이 드는 것은 홍역에 못지않음에도 불구하고 A형 간염에 취약한 청장년층에 대한 이렇다 할 정부의 예방 대책은 미흡하다. 

올해 보건 당국이 내년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영ㆍ유아를 대상으로 A형 간염 정기예방접종 추진을 위한 예산안을 편성한 것은 물론 환영할 일이지만 실제 발병률이 가장 높은 인구집단에서 유행을 신속하게 차단할 수 있는 단기적인 대책도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A형 간염 발생 위험이 높은 특정 세대나 고위험군에 맞춘 일제예방접종(catch-up) 등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할 시점이다. 

특정세대 예방접종 적극 검토를

홍역과 A형 간염은 모두 한번 앓으면 항체가 생성돼 평생 면역을 획득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일부러 이들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는 없는 일이다. 또한 질병으로 겪게 될 육체적ㆍ경제적ㆍ사회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우리는 백신 접종을 통해 후천적으로 면역력을 갖춰 전염병에 맞설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이미 우리는 홍역퇴치를 통해 일제예방접종이 질병 유행을 막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 대책인지를 경험했다. 이제 A형 간염이 퇴치돼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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