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본 간사랑동우회


잇단 간(肝) 광고에 상처 받은 간 질환자들
'혐오감' 주는 공익광고 이어 '피로 누적' 시사 제약사 광고 등
최근 간(肝)과 관련된 대한간학회의 B형간염 공익광고[사진 左]와 (주)대웅제약의 우루사 광고[사진 右]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B형 간염 등 간 질환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간 질환자들은 "두 광고 다 간염환자들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간염환자들에 대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대한간학회의 공익광고는 일부 장면에 대해 광고 내용을 수정해야 했을 정도로 사람들이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B형간염은 무서운 질병이고 정기검진이 필수적’이라는 본연의 메시지보다 말기 간염환자의 모습을 묘사한 충격적인 장면이 더 쇼킹하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간사랑 동우회 윤구현 총무는 “회원들은 이 광고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느끼고 있다. 대부분 간염환자들이 광고 주인공처럼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광고를 보고 나도 저렇게 되는 것 아닌가 싶은 것은 두 번째 문제이다. 그 광고를 본 일반인들이 간염환자들을 어떻게 생각하겠나”라고 말했다.

간염환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또 다른 광고도 있다. 바로 (주)대웅제약의 우루사 광고이다.

축구선수 차두리와 반복적인 멜로디로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우루사 광고 또한 간염환자 입장에선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간 질환 환자들은 이 광고가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피로는 간 때문이야’라고 끊임없이 되뇌는 바람에 잘못된 정보가 그대로 고착될까 내심 마음의 상처를 입고 있다.

윤 총무는 “그렇지 않아도 간 질환은 사회적으로 낙인찍힌 질병인데, 간염환자들은 실제 피곤을 많이 느낀다는 잘못된 인식이 생길까 우려된다”면서 “이 광고를 본 채용자가 간염환자들이 피로를 잘 느낀다고 오해해 간염보균자인 입사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간 질환자들의 주장에 대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피로의 원인 중 간 기능 저하도 중요한 이유이고, 만성피로의 원인질환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간 손상이다”면서 “만성피로의 20% 정도가 간 기능이 약해져 생기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간 질환자들이 광고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엔 그럴만한 사회적 배경이 존재한다. 

1980년대 중반 정부는 ‘술잔을 돌리면 간염이 전염될 수 있다'는 내용의 공익광고를 방영한 적이 있다. 이는 상당히 과장된 내용을 전달하는 공정하지 못한 메시지였다. 

간염환자들은 이 광고의 영향이 상당히 강력해서 지금도 일반인에게 간염은 쉽게 전염되는 질환이란 인식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윤구현 총무는 “그 공익광고에 대해 정부도 여러차례 잘못을 인정했지만 사람들의 뇌리 속에 한번 뿌리박힌 인식은 지금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면서 “간염은 한국 사회에서 낙인찍힌 질병이 됐다. 이런 현상은 세계적으로 한국과 중국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공익광고를 하려고 했으면 먼저 이러한 인식을 바로잡는 내용의 광고가 우선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요즘 화제가 된 두 광고가 오히려 간염 보유자들을 꺼리는 사회적 인식을 더 강하게 하지 않을까 봐 회원들 사이에 불만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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