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본 간사랑동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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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간학회에서 제작해 방영한 B형간염 공익광고가 논란을 빚었습니다.

두 눈은 샛노랗고, 배는 복수가 차서 커다랗게 부풀어 오르고... B형간염 환자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말기까지 진행됐을 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겁니다.

어찌나 생생하게 묘사했던지, 인터넷엔 실제 환자인 것으로 오해한 누리꾼의 글이 올라왔고, 심지어 모 통신사 기자도 실제 환자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기사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이 광고에 나온 환자는 최근 모 아파트 광고에도 나온 연극배우 겸 모델입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잘 만든 광고입니다. 실제 상황인줄 착각할 정도로 생생한 묘사를 통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성공했으니 말입니다.

실제 이 광고를 제작한 대한간학회측은 다소 선정적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주장합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우리나라 B형간염 보균자는  최소 2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그 중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사람은 30만 명 정도에 그친다고 합니다. B형간염을 가볍게 생각한 탓이라는 겁니다.

B형간염은 적절한 관리를 받으면 걱정할 필요 없지만, 그렇지 못해 악화할 경우 간암이나 간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간암은 한국인의 사망요인 질환 중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광고가 다소 혐오스럽거나 공포스럽더라도 이를 통해 얻는 공익적 가치가 더 크다는 게 학회측 입장입니다.

그러나 B형간염 환자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공익광고라고 하면 적어도 정기검진을 착실하게 받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데, 오히려 공포만 안겨줬다는 겁니다. 실제 간 질환자 모임인 간사랑동우회 총무인 윤구현씨는 광고를 보고 나서 "모두 다 그렇게 되는 건 아닌데, 나도 저렇게 되는 건 아닐까 공포심부터 들더라"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특히 B형간염은 대부분 수직감염(부모로부터 모태전염)인데, 보균자인 아이들은 충격이 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감정적인 공포 못지 않게 환자들이 우려하는 건 바로 B형간염 보균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더욱 굳힐 거라는 두려움이었습니다. 환자들에 따르면 B형간염 보균자들을 받아주지 않는 회사들이 아직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찌개를 함께 먹거나 술잔을 돌릴 때 간염이 옮을 거라는 우려 때문일 겁니다. 이젠 많이 알려졌지만, 이는 잘못된 속설입니다. 침에 들어있는 간염바이러스가 혈관으로 침투될 때에만 전염되기 때문이다.

윤씨는 모든 병의 말기는 처참하기 마련이라며, 그런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건 보균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만 부추길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좋지 않은 행위가 불러올 부정적 미래에 대한 공포는 공익광고가 사용하는 주요 기법 중 하나입니다. 콘돔 사용이나 금연, 음주 등과 관련한 공익광고를 생각해보시면 이해하기 편하실 겁니다. 다만 위에 예로 든 것들은 광고를 보는 모든 사람이 해당될 수 있는 보편적 문제들입니다.

그러나 B형간염은 대상이 한정된 특수한 이슈입니다. 따라서 보균자가 아닌 다수가 광고를 봤을 때 어떤 효과를 거둘 것이냐는 부분도 고려했어야 합니다. 사회적 편견이라는 병은 의사도 어쩔 수 없는 중병이니까요. 좋은 취지로 시작한 공익광고였지만, 결국 대한간학회는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한 새 편집본을 지난 15일부터 내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다음달 둘째주부터는 기존 광고를 내리고 희망을 강조한 새 광고를  방영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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