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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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사 신문 이정수] 국내 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서 기존 요법에 비해 치료기간이 짧고 부작용은 개선시키면서 높은 완치율까지 입증된 신약들이 하나 둘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DAA(Direct-Acting Antiviral Agents)로 불리는 차세대 C형간염 치료제는 여러 계열에서 다양한 성분들이 개발되고 있어 어떤 약물요법이 더 효과적일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다양한 C형간염 신약들이 내세우는 차별화된 효과의 이면에는 고가의약품이라는 부담이 있다. 항암제나 희귀질환치료제 등 적잖은 고가의약품들이 국내에서 고전하고 있는데, C형간염 치료제 역시 예외일 수 없는 것이다. 완치를 목표로 일정기간만 투여되는 만큼 만성질환치료제, 용법과 기간에 제한이 없는 치료제와 같이 장기간 투여되는 약과 다르다고 하더라도 가격이 국내 시장 진입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많지 않다. 실제로 고가의약품에 대한 국내 보험급여 장벽은 이미 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승부수 던진 BMS, C형간염 시장 선점

C형간염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는 제약사 중 국내 시장에 가장 먼저 발을 내딛은 것은 BMS다. BMS는 유전자형 1형 C형간염 치료제 ‘다클린자’(성분명 다클라타스비르)와 ‘순베프라’(성분명 아수나프레비르)를 올해 4월 허가받은 이후 약 4개월 만에 보험급여까지 승인받으면서 지난 8월 급여출시에 성공했다. 국내 C형간염 치료제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입지를 확고하게 다지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선택한 것인데, 이를 위해 BMS는 다클린자와 순베프라에 신속등재절차를 적용했다. 신속등재절차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급여적정성을 평가해 임상적유용성과 비용효과성을 입증한 제품에 대해 약가협상 없이 보험급여목록에 등재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를 통하면 60일 이내에 거쳐야 하는 약가협상을 생략할 수 있기 때문에 출시시기를 2달 이상 앞당길 수 있다. 다만 이는 대체약제 가중평균가 수용을 조건으로 급여적정성을 인정받고 그 가격의 90%를 수용하는 경우에만 적용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BMS는 사실상 높은 가격을 고수하면서 출시시기를 미루는 것보다 비교적 낮은 가격이더라도 출시시기를 앞당김으로써 시장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실제로 신속등재절차를 거친 다클린자정 60mg의 보험급여상한가는 4만1,114원, 순베프라캡슐 100mg의 보험급여상한가는 5,154원으로 책정됐다. 두 제품의 허가사항에 따르면, 유전자형 1b형의 만성C형간염 치료를 위한 권장용량은 다클린자 60mg 1일 1회, 순베프라 100mg 1일 2회로 병용해 24주간 투여해야 한다. 이를 적용하면 24주간 치료 시 두 제품의 투여비용은 총 863만8,896원이다.

물론 이 자체도 적잖은 비용이다. 그러나 최근 보건의료연구원에서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길리어드의 유전자형 2형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성분명 소포스부비르) 1정의 약가는 미국의 경우 약 119만원이다. 12주 1일 1회 용법으로 환산하면 총 투여비용은 9,996만원에 달한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약 64만원, 일본에서는 약 56만원인데 가장 낮은 일본의 경우로 계산해도 12주 1일 1회 용법의 투여비용은 총 4,704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온다. 세 국가만 보면 국내에서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요법에 적용되는 보험급여 가격은 해외에서 판매되는 C형간염 치료제들에 비해 최소 80% 이상 낮은 셈이다.

글로벌 시장 장악한 길리어드, 국내에선?

BMS가 국내에서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것과 달리, 세계에서 C형간염 치료제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는 길리어드는 소발디와 유전자형 1형 C형간염 치료제 복합제인 ‘하보니’(성분명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를 최근 허가받으며 본격적인 시장진입을 예고했다. 외신에 따르면, 두 치료제는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된 우수한 완치율과 내약성에 대한 가치를 입증이라도 하듯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자마자 매출로 두각을 드러냈다. 소발디는 2013년 미 FDA 승인 이후 2014년에 미국 시장에서 매출 1위로 올라섰고, 하보니도 2014년 4분기에 약 21억달러, 2015년 상반기에 약 71억달러를 기록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국내에서의 기대도 적잖다. 지난달 개최된 대한간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소발디와 하보니를 활용한 치료요법이 해외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되고 있는 주요 치료법 중 하나로서 주목을 받았고, 대한간학회에서도 C형간염 가이드라인 개정작업과 함께 신약의 보험급여를 위한 비용효과성 분석연구를 추진하는 등 임상현장에서의 신약 도입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앞서 출시된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요법과 동일한 적응증으로 승인된 하보니가 맞붙게 됨에 따라 BMS와 길리어드 두 제약사는 국내 유전자형 1형 C형간염 시장에서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효과 측면에서 놓고 보면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요법이 다소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평가다. L31 또는 Y93의 위치에서 변이가 확인된 환자에 대해 완치율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기 때문인데, 이러한 이유로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요법의 경우 해당 위치의 변이에 대한 선별검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일부 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요법이 포함돼있지 않기도 하다.

하지만 효과보다도 앞서 주목되고 있는 것은 가격이다. 업계에 따르면 길리어드가 국내에서 C형간염 치료제들의 12주 투여비용을 약 3,000만원 이상의 금액에서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요법에 적용된 보험급여약가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를 정부가 그대로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정부와 제약사 간의 협상과정이 요구되면서 보험급여를 통한 출시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의료기술평가 전문가들도 C형간염 신약의 보험급여에 있어서 가격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보험급여약제로 시장에 이미 출시돼있는 BMS의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요법이 비교적 유리한 상황에 놓여있다.

‘복제약이라도 싸다면’…해외직구까지

고가의약품인 C형간염 신약의 국내 출시 과정에서 길리어드가 직면한 문제는 보험급여 뿐만이 아니다. 앞서 길리어드는 인도제약사에 대해 인도 자국민을 대상으로만 판매한다는 조건으로 자사 C형간염 치료제의 제네릭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그러나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부 환자들은 방글라데시와 인도, 이집트 등으로부터 소발디와 하보니의 제네릭의약품을 직접 구매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실제로 한 국내 블로그에서는 인도에서 직접 제네릭의약품을 구매한 후기형식의 글을 볼 수 있고, 방글라데시 한인회 홈페이지에는 소발디를 구매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하는 글이 올라와있다. 또 소발디와 하보니의 제네릭의약품 구매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도 현재까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다음카페 등의 커뮤니티와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네릭의약품의 판매금액은 제품에 따라 150만원~300만원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어떻게 이러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단기간 내에 소발디와 하보니가 국내에서 보험급여 약제로 출시될 수 있는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내년 상반기부터 내년 하반기까지 이 제품들의 보험급여 적용시기에 대한 업계 내의 전망도 추측만 무성한 상태다. 또 제네릭의약품이라고 하더라도 소발디와 하보니를 당장 필요로 하는 환자가 발생할 수도 있고, 비용부담이 오리지널 제품에 비해 높지 않다는 것도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종합병원을 기준으로 C형간염 환자는 보험급여상한가의 약 30%를 환자부담금으로 내야 하는데, 실제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요법을 처방받은 환자에게 적용할 경우 보험급여상한가는 약 863만원이고 이 중 환자가 내는 비용은 약 260만원이 된다. 본인부담액상한제(소득수준에 따라 본인부담금의 일부를 공단이 부담해주는 제도)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유리할 수도 있는 셈이다. 또 사실상 현 상황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에 대한 근거가 약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국내 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서 약값은 신약의 성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BMS가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요법을 먼저 출시한 것은 이러한 국내 시장의 특징에 전략적으로 접근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반면 다클린자 순베프라 병용요법에 비해 고가로 제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소발디와 하보니는 보험급여를 위한 약가협상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완치가 목표인 C형간염 치료의 특징 상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은 길리어드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 또 저가 제품을 필요로 하는 국내 환자들이 해외에서 소발디와 하보니의 제네릭의약품을 구매하고 있는 상황도 길리어드에게는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높은 약값을 고수해 보험급여 적용과 출시 시기가 미뤄진다고 하더라도 해외로부터의 제네릭의약품 직접 구매가 ‘필요악’으로 제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가격적 측면에서 비롯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지 않는 한 BMS와의 정면승부를 앞둔 길리어드에게는 국내 시장 장악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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