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11시 서울의 한 호텔 대강당에 세계 50여 개국 500여 명의 외과의사가 모였다. 이들의 눈은 서울아산병원 수술실에서 실황으로 중계되고 있는 대형 화면에 쏠렸다. 말기 간경화와 간암을 앓고 있는 50대 남성의 간을 잘라내고 가족 2명의 건강한 간을 복강경 기구로 떼어주는 2대1 생체 간이식 수술이 3개의 수술방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됐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펼치는 섬세한 간 절제술과 많은 혈관을 잇는 신속 정확한 문합술에 세계 석학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간이식 분야 역대 최대 규모의 국제학술대회인 '2016 세계간이식학회(조직위원장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석좌교수)'가 3일 개막해 7일까지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미국 유럽 등 54개국 1000여 명과 국내 200여 명 등 총 1200여 명의 외과, 내과, 마취과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학회에서는 60여 개 초청강연과 60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세계적인 간암·간이식 수술 권위자인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외과 석좌교수가 2013년 파리에서 개최된 세계간이식학회 이사회에서 미주 유럽 아시아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이사들을 설득해 만장일치로 '2016 세계간이식학회'를 국내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세계 급성간부전의 이식 적응증 기준을 확립한 런던 킹스대학병원 간연구소 나이절 히턴 소장이 참석했다. 히턴 소장은 유럽에서 심장사 후 기증자 간이식(DCD LT)을 가장 많이 한 권위자다.
세계 간이식 교과서의 저자이자 전미 최고의 간이식 프로그램을 개발한 UCLA병원 로널드 부스틸 외과장, 생체 간우엽 이식의 권위자이자 세계간이식학회 전 회장인 홍콩 퀸메리병원 충마우로 외과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승규 조직위원장은 "간이식 분야 국내 최대 국제학술대회를 유치함으로써 말기 간질환 치료와 연구 분야의 한국 위상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