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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수록 손해" 약값 딜레마

2015.08.04 13:36

윤구현 조회 수:877




보건당국, 매출 급증 의약품 40여개 약가인하 검토
사용량 약가 연동제 개편으로 인하대상 확대
실거래가조사로 2000억 인하 예고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보건당국이 최근 매출이 급증한 의약품 40여개 품목을 대상으로 보험약가 인하작업에 착수했다. 제약업계는 실거래 가격 조사에 따른 2000억원대 약가인하가 예고된데 이어 주력 제품 약가인하로 인해 추가 손실이 우려된다며 울상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시판 중인 의약품 중 ‘사용량 약가 연동제’ 적용 대상에 오른 40여개 품목에 대한 약가인하를 전면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는 구체적인 약가인하율을 산정한 이후 해당 제약업체들과 의견조회 및 약가협상을 거쳐 약가인하를 확정할 방침이다. 

지난 2009년부터 시행 중인 사용량 약가연동제는 보험 의약품이 예상보다 많이 판매되면 제약사와 건보공단 간 협상을 통해 약가를 인하하는 제도다. 이번에는 지난해 개편된 사용량 약가연동제가 처음 적용되면서 약가인하 대상이 대폭 증가한다. 

종전에는 신약이나 개량신약 등 약가협상을 통해 등재된 의약품의 경우 제약사가 제시했던 예상사용량보다 30% 이상 증가하면 약가를 인하했다. 복제약(제네릭)과 같은 약가협상을 거치지 않고 등재된 의약품은 전년대비 60% 이상 사용량이 늘면 약가인하 대상에 포함됐다. 

여기에 복지부는 지난해부터 제도 개편을 통해 처방실적이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하고 50억원 이상 증가하는 제품도 약가를 깎기로 결정했다. 매출 규모가 큰 제품의 약가를 떨어뜨려 재정절감 효과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팔수록 손해` 약값 딜레마
주요 사용량 약가 연동제 협상 대상 유형
현재 약가인하를 검토 중인 40여개 품목 중 10여개가 ‘10%·50억원 이상 증가’ 범위에 해당돼 약가인하 대상에 새롭게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뇨약 ‘트라젠타’(2013년 406억원→2014년 469억원), B형간염약 ‘비리어드’(491억원→662억원), 항궤양제 ‘넥시움20mg’(273억원→330억원) 등 최근 가파른 매출 상승세를 보이는 대형 제품들의 약가인하가 유력하다. 이들 제품은 다국적제약사가 개발했지만 국내업체 유한양행(000100)(251,500원 4,500 -1.76%), 대웅제약(069620)(84,700원 2,200 +2.67%) 등이 공동판매를 진행 중이다. 제미글로(LG생명과학(068870)(66,800원 300 +0.45%)), 레일라(피엠지제약) 등 국산신약들도 약가 인하 가능성이 높다. 

제약사들의 성장을 이끄는 주력 제품 상당수가 약가인하로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의미다. 연간 500억원어치 팔리는 제품의 약가가 10% 인하되면 매년 50억원의 매출이 사라지게 된다. 사용량 약가 연동제에 따른 최대 약가인하율은 10%이지만 매년 약가인하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가격은 지속적으로 내려가는 구조다. 올해 매출이 또 늘어나면 내년에 다시 약가가 인하될 수 있다.  

제약사들이 “많이 팔아서 약가가 깎일 바에야 차라리 덜 팔고 약가를 그대로 유지하는 편이 낫겠다”고 푸념하는 이유다.  

`팔수록 손해` 약값 딜레마
실거래가 조사에 따른 약가조정 내용(단위: 개, %)
제약업체들은 내년 3월 실거래가 조사에 따른 2077억원 규모의 약가인하가 예고돼 약가인하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실정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거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총 250개 업체 5083개 품목의 약가를 평균 2.1% 인하할 예정이다.  
 
정부는 정기적으로 전국 병·의원 및 약국을 대상으로 의약품의 거래 현황을 조사하고 제약사와의 거래과정에서 보험상한가보다 낮게 거래가 이뤄진 사실을 확인하면 해당 의약품의 가격을 인하한다. 

2010년부터 시행중인 시장형실거래가제도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큰 폭의 약가인하 요인이 발생했다. 시장형 실거래가는 의료기관이나 의약품을 보험상한가보다 싸게 구매하면 차액의 일부를 돌려받는 제도다.  

갈원일 한국제약협회 전무는 “지난 2012년 대대적인 약가인하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중복 약가인하로 제약사들의 살 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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