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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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을 찾는 환자 대다수는 기운이 없거나 몸이 아파 힘들어한다. 그런 환자들을 보는 의료진의 마음도 편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환자를 보는 필자의 진료실은 좀 특별하다. 대다수 간질환자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밝게 웃으며 얘기를 한다.

며칠 전 남편과 같이 내원한 중년여성도 “안녕하세요”라고 웃으며 인사를 건네왔지만 개인의원에서 받아 온 진료의뢰서를 본 필자는 차마 그녀를 직접 바라볼 수 없었다.

“진행성간암 및 림파선전이가 의심됩니다. 추가검사를 부탁드립니다.”라는 의견서와 함께 복부전산화단층촬영(CT)과 혈액검사결과를 보니 간의 대부분에 암이 전이된 말기간암이었다. 아내와 엄마로서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이 여인은 이제 6개월 정도만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여인은 건강검진을 해 본 적이 없었다. 특별한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해 보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간은 통증을 느끼지 못해 간암은 이처럼 무증상으로 우연히 발견된다. 우리의 소중한 간이 망가지고 있지만 간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바쁜 생계를 핑계로 건강한 간을 되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대한간학회는 지난해부터 ‘소중한 간 되찾기’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대학병원 간전문의들이 모여 의료취약계층 1000여명을 직접 찾아가 간질환 무료검진과 개인별 건강상담을 실시했다. 전통재래시장 상인, 소규모작업장 직원, 고등학생, 독거노인, 해양선원 및 어업종사자들을 위해 전국 각 지역을 돌아다녔다.

실제로 현장에 나가보니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간질환에 대한 인식을 하지 못해 병원문턱을 넘지 못하고 힘들게 살고 있었다. 딸의 옷에 담배냄새가 배게 할 정도로 골초인 구멍가게 아저씨는 아직도 매일 소주를 2~3병씩 마신다. 완치가능한 C간염으로 진단됐지만 병원비 걱정에 피곤한 일터로 발길을 돌렸다. 또 형제가 모두 간암으로 사망했지만 이름도 모르는 약초만 달여먹는 아주머니는 빙산의 일각이다. 모두 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다.

매년 10월 20일은 대한간학회가 건강사회를 만들고 국민들에게 간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자 제정한 ‘간의 날’이다. 2000년 간의 날 제정 이후 올해로 16회를 맞는 이 행사는 ‘건전음주와 간염퇴치’를 주제로 전국 38개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서 10월 한달간 ‘지역주민을 위한 간질환 공개강좌’를 개최한다. 이 공개강좌는 지역주민이라면 누구나 참여가능하며 간질환의 위험과 예방에 대한 정보, 치료에 관한 궁금증 해결과 동시에 전문의 상담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한간학회가 이처럼 16년간 매년 건강강좌를 했지만 간건강에 관심을 갖고 생활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병원을 찾고 있는 것 같다. 전국 방방곳곳에 ‘소중한 간 되찾기 캠페인’을 벌이고 싶은 심정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간은 모두 소중하다. 건강한 간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우리의 소중한 간을 되찾아 사회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도록 모두가 더욱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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