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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관수 대한간학회 이사장 'C형 간염 완전 퇴치 가능하다'
2016.07.29 11:59
변관수 대한간학회 이사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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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5
숨은 감염자 찾아내야-국제학술대회 요건 강화 한국학술 후퇴 '조장'
"B형이나 C형 간염은 간경변증이나 간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현재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율이 3%대로 낮아지고 특히 19세 미만 연령층에선 0.1%까지 낮아졌죠. 정부와 학계가 효율적인 예방정책을 펼쳤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요즘 C형 간염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정부와 학계가 숨은 감염자를 잘 찾아내 치료하면 퇴치가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변관수 대한간학회 이사장 |
변관수 대한간학회 이사장(고대 구로병원 교수)은 지난 해 11월 취임 후 B,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찾아 치료하느냐에 대한민국 간질환 정책의 성패가 달렸다고 설파한다.
변 이사장은 특히 "C형 간염은 우리 치료수준이 매우 높고 좋은 약제가 속속 개발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가 효과적으로 보유자를 찾아내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에 동의하고 실천한다면 머잖은 장래에 퇴치가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그는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를 효과적으로 찾는 방안으로 40세 이상 연령층을 대상으로 국가 차원의 선별검사를 한시적으로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적절한 선별검사를 통해 찾아낸 C형 보유자를 적절히 치료하면 우리나라에서 감염자를 퇴치할수 있고 그 이후엔 선별검사도 필요없게 됩니다"
변 이사장은 "앞으로도 간질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학회도 배전의 노력을 하겠지만 국가 의료정책이나 보험제도가 뒷받침이 돼야 한다"며 "간질환 전문가 집단으로 정당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5개국-150명'을 동시 충족하는 국제학술대회 강화안이 신경이 쓰인다"며 "만약 강화안이 실행되면 미국이나 일본 등과 경쟁하는 한국 의학계가 고전하는 형국으로 지형이 바뀔 것"이라고 우려했다.
변관수 이사장 일문일답.
-국내외 간질환의 트렌드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오랜 기간 국내 만성간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간경변증과 간암의 주원인 질환이었던 B형간염이 예방접종 등 국가정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우리나라에서의 유병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1980년대 초에 7-9%이던 한국인의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율이 최근에는 3%로 감소하였고 특히, 19세 미만 연령층에서는 0.1% 까지 낮아졌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현재 소아청소년들이 중장년층으로 성장하는 수 십년 후에는 B형간염 뿐 아니라 간경변증, 간암도 많이 감소하리라 예상됩니다. 또한 B형간염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도 널리 사용되고 있어 진료권내에서 잘 관리만 받는다면 간경변증으로 진행, 간경변증의 악화 등을 미연에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예방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외국에서도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C형간염은 B형간염과 함께 간경변증과 간암의 국내 주요한 원인 중에 하나입니다. 아직 예방백신은 개발되어 있지 않지만 최근 5년 사이에 단기간 복용해서 95-100% 바이러스를 박멸시킬 수 있는 새로운 항바이러스제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고 이제 국내에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앞으로 C형간염의 문제는 치료약의 효과 문제가 아니라 진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에게 간염을 옮겨주는 숨은 감염자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찾아내서 치료까지 연결시키느냐 입니다. 이러한 감염자를 잘 찾아서 치료한다면 C형간염의 퇴치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알코올 간질환의 국내 유병률은 최근 큰 변화가 없는 상태로 우리나라 간경변증의 원인 중에 2위, 간암의 원인으로 3위를 차지하고 있어 만성 간질환의 또 하나의 중요한 원인 질환입니다.
건강검진 수진자를 대상으로 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국내 유병률은 대략 16-33%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질환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서구 등 선진국 등에서도 그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발생의 위험인자인 비만, 당뇨,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등 성인병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질환도 지방간염을 거쳐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장래에는 진행된 만성 간질환의 중요 원인으로 부상하리라 예상됩니다.
-우리나라 간질환 치료수준을 선진국과 비교해 평가하신다면.
=우리나라는 매우 우수하고 능력이 탁월한 간전문의들과 수준 높은 병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간질환에 관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진료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최근에는 간염이나 간암 치료에 관한 첨단 신약이나 신의료기술 등의 임상연구에 우리나라 간전문의들과 병원들이 외국 전문가들과 함께 다수 참여하고 있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진료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구역량을 향상시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간학회에서는 매년 'Liver Week'라는 이름으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여 외국의 저명학자와 국내 연구자들이 교류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험은 학회의 국제화는 물론이고 학회 회원들의 국제적 연구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확신합니다. 그 밖에도 회원들을 대상으로 연구에 관한 방법론을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매년 실시하고 있으며 훌륭한 연구업적에 대해서는 학술상을 시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간 관련 세계적 최고 수준의 유명 저널에 국내에서 시행된 연구논문이 다수 게재되고 있습니다.
-간질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제도상 개선점은 무엇인가요.
=간경변증은 모든 원인의 만성간염이 오랜 기간 염증과 괴사, 재생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간질환의 종착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간암이라 일컬어지는 간세포암도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 등이 있는 환자에게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만성간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법입니다. B형간염의 예방접종 사업이 대표적인 예이고 이 사업은 국내에서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차선책은 일단 만성간염이 생긴 이후에 효과적인 치료를 가급적 빨리 시도해서 간경변증, 간암으로의 진행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만성 B형간염과 C형간염에서 항바이러스치료를 조기에 시작하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그러나 병원 단위에서의 치료는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에 국한하여 진단하고 치료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간경변증과 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만성 간염 시기에 조기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건강캠페인 등 홍보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이와 더불어 국가 차원에서의 중요 만성 간질환의 조기 발견과 체계적 관리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B형간염의 경우, 현재 바이러스 보유자를 찾기 위한 선별검사가 산전 산모, 징병검사, 건강검진의 생애전환기검사 및 국가암검진사업 등에서 비교적 잘 시행되고 있으나 바이러스 보유자로 판명된 수검자에 대한 사후처리에서 적절한 질병관리로 연결될 수 있는 시스템에는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습니다. C형간염의 경우에는 현재 국가적 선별검사가 전무한 상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C형간염은 유병률 측면에서는 B형간염보다 낮은 편이지만 3-6개월 정도의 단기적 치료로 바이러스를 박멸할 수 있는 효과가 탁월한 약제가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유병률이 높아지는 40세 이상의 연령층을 대상으로 국가적 차원에서의 선별검사를 통해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면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나라에서 C형간염이 퇴치될 수도 있고 이와 관련된 간경변증, 간암도 급감할 것입니다. 그 이후에는 더 이상 C형간염에 대한 국가적 선별검사도 불필요해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것이 국가 차원의 조기진단을 위한 선별검사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입니다. 또한 치료효과가 매우 우수한 C형간염 경구용 약제들이 고가라는 이유로 아직도 일부 건강보험급여에서 제외되고 있는데 건강보험급여 체계 내에서 적절한 가격으로 많은 환자들이 혜택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알코올 또는 비알코올 간질환은 어떻습니까.
=만성 간질환의 원인인 알코올 간질환의 치료는 근래 수 십년 사이에 큰 변화가 없습니다. 따라서 건강을 지키는 음주 문화를 정착시키고 위험음주자들이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질환의 단계로 넘어서기 전에 사회가 개입하여 관리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 증가되고 있는 비알코올 간질환의 경우 적절한 운동과 체중관리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범사회적 캠페인이 필요합니다.
-간암 감시검사 단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올해부터 국가간암검진사업에서 간암 감시검사를 1년 간격에서 6개월 간격으로 단축한다는 소식은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과연 간암의 위험인자를 가진 만성 간질환자 중에 국가간암검진사업의 대상에서 누락되는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를 한번은 검토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B형 간염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많은 간암의 원인질환인 C형간염의 국가적 선별검사체계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들은 간암검진사업의 대상에서 누락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간암검진사업의 대상자들 중에서 실제 간암검진을 받는 수검률도 점검해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간질환 치료를 위한 간학회의 활동상황도 말씀해 주세요.
=대한간학회는 1700여명의 간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순수한 학술단체입니다. 물론 고유업무는 학술과 관련된 사업입니다.
대한간학회에서는 각종 간질환의 적절한 진료를 위해서 가이드라인을 그동안 꾸준히 제정하고 또 필요에 따라 개정해 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만성 B형간염, 만성 C형간염, 간경변증, 알코올 간질환,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등의 진료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2015년에 만성 B형간염과 C형간염의 진료가이드라인을 새로 개정한바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사업은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간질환자를 진료하는 학회 회원들의 진료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 학회 홈페이지에 CME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다양한 간질환에 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은 물론 간질환자를 진료하는 진료의를 위한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최근 국민 여러분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고 국가에서도 국민의 건강복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전문가 집단으로서 국민 여러분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간질환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간학회의 책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취지로 매년 10월 20일을 ‘간의 날’로 지정하여 기념식과 토론회 개최, 전국 30-40개 지역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간질환 공개강좌를 개최하고 있고 외국인근로자 등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간질환 무료검진 실시, 그리고 언론매체를 통해서 국민여러분들에게 간질환 예방, 치료관리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홍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간질환 치료환경의 개선을 위해서는 학회의 노력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가 의료정책과 보험정책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간질환에 관련된 국가 정책이나 보험정책에도 간질환 전문가 집단으로서 정당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조언할 예정입니다.
-다른 하실 말씀이 있다면.
=만성 간질환은 국내에서도 물론 중요한 질환이지만 북한에서는 더욱 심각한 질환 중에 하나입니다. 앞으로 통일시대에 대비해서 북한의 만성 간질환의 실태를 파악하고 앞으로의 대비책을 강구하는 것도 매우 의미 있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재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태이지만 앞으로 통일시대를 준비하는데 우리 학회의 역할과 과제가 무엇인지를 적극적으로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국내개최 국제학술대회의 인정기준에서 외국인 참가수를 대폭 상향조절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적인 추세가 국제화를 추구하고 있는 시점에서 의학계도 수준 높은 진료의 질을 유지하고 국내 연구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국제학술대회 개최를 통해서 외국의 석학들과 교류하고 토론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장려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연구자들이 이러한 국제학술대회에서 얻는 경험은 진료와 연구의 국제화와 세계화에 큰 밑거름이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2011년에 대한간학회의 출연금으로 비영리 재단인 한국간재단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간재단은 간 관련 연구, 학술지원 뿐 아니라 국민여러분과 만성 간질환 환자분들을 대상으로 국민보건향상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많은 관심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