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약 하보니, 자진 약가인하에도 ‘성장세’

소발디 5%. 하보니 16.7% 인하불구 처방액은 8월보다 8.5% 오히려 늘어


(서울=포커스뉴스) 고가 C형간염치료제로 잘 알려진 하보니(개발사 길리어드)가 자진 약값인하에도 불구하고 처방약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하보니의 8월 처방액은 21억7000만원으로 전달 대비 8.5% 증가했다. 길리어드가 지난 8월부터 하보니 약값을 16.7%(1정당 35만7142원→29만7620원) 자체 인하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 성장률은 크게 선방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하보니가 자체 약가인하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건강보험이 8월부터 확대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하보니는 올해 5월1일자로 건강보험이 적용됐지만, 유전자형 1b형을 제외한 1형 환자로 대상에 제한됐었다.

그러나 보험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일부 C형 간염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호소하자, 정부는 지난 8월부터 1b형 환자 중 기존의 다클린자정-순베프라캡슐 병용요법(닥순요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에게도 보험 급여가 되도록 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하보니가 16.7%라는 약값인하에도 불구하고 약 8%나 성장하는 등 선방했다”며 “이 같은 성장세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자 확대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발디 약가 역시 지난 8월 기존 대비 5% 자진 인하했지만, C형간염 유전자형 3형·4형, 1b형 환자 중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요법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 등으로까지 보험대상자가 확대되면서 처방액이 소폭 증가했다.

소발디의 8월 처방액은 전달 대비 0.5% 증가한 58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초저가’ 전략을 내세워 국내 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 안착한 다클린자와 순베프라의 8월 처방액은 전달대비 소폭 감소했다.

다클린자와 순베프라의 8월 처방액은 각각 32억5600만원, 8억200만원으로 전달 대비 1.3, 1.8% 줄어들었다.

한편, C형간염바이러스는 급성 간염, 만성 간염, 간경변증 및 간암 등 다양한 양상의 질환을 유발한다. 최근 다나의원 사태 등 집단 C형간염 감염자가 발생해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WHO의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중 1억5000만명이 만성적으로 C형간염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으며, 매년 300만~400만명이 새로 감염되고 35만명 이상이 C형간염 관련 간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C형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중 55~89%가 만성 간염 상태로 이행하며, 이들 중 2~24%가 20년 이상 경과 후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경변증이 발생하면 간암 발생 위험도가 연간 1~4%에 달한다.



민승기 기자 a1382a@focu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