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만성 간질환에서 민간요법의 사용 실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안병민

서론

수년 전 조사에 의하면 미국 성인의 약 3%가 식물요법제(herbal remedy)를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안의학(compli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에 대한 관심과 사용 빈도가 증가하면서 이들 식물요법제에 의한 독성간염의 빈도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 독성간염은 흔히 상용약제나 식물요법제에 의해서 발생한다. 서구에서는 독성간염이 전격성 간부전의 25%, 고 연령층(50세 이상)의 급성 간 손상 원인으로 40%를 차지한다. 독성간염에 의한 간 손상은 대부분 40~50대 이후의 장년 및 노년층에서 흔하다. 전반적으로 독성간염의 발생빈도는 정상인이나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만성 간질환에서 독성간염이 병발하면 합병증을 초래되는 예가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만성 간질환에 상용약제 외에도 기타제제(약초나 한약재 등을 이용한 민간요법제를 비롯하여, 버섯요법제, 야생버섯, 녹즙, 각종 소주요법제, 각종 건강식품 등: 이하 포괄적인 의미의 기타제제로 칭함.)를 흔히 사용한다. 이러한 기타제제를 사용하는 주된 동기는 상용약제의 부작용이나 독성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기타제제로 인한 독성 간염은 성인에 있어 급성 간 손상의 원인으로 무려 10~2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만성 간질환에서도 이러한 기타제제가 사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전통 민간요법제의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대신 건강식품의 사용빈도가 점차 증가해 가는 것으로 보인다. 건강식품 중에서 흔히 사용되는 것으로는 전통 민간요법제를 상품화한 제품들과 외국에서 수입된 제품들이 있는데, 일부는 다단계 판매망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 최근의 건강식품들은 과거 전통 민간요법제와는 달리 높은 가격으로 인해 심각한 가계부담이 되고 있다. 저자는 만성 간질환에서 기타제제의 사용실태를 조사하였다.

고찰

대전지역에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는 만성 간질환 환자의 38.9%가 간 질환의 치료나 보조의 목적으로 기타제제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 이내의 사용자만도 만성 간질환 환자의 17.3%에 달하며, 그 중 84.4%는 과거에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과거에 흔했던 전통 민간요법제를 점차 건강식품으로 대체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중 가장 흔한 것은 자 연식이 (BRM) 제품이며 고비용으로 인한 심각한 가계부담도 예상된다. 녹즙의 예에서도 과거와는 달리 단일 식물을 사용한 제품은 거의 없었으며 대부분이 2가지 이상의 식물을 사용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점차 보관이 어려운 신선한 녹즙을 탈피하여 분말 녹즙제제도 출현하였다. 이러한 건강식품은 과거에 비해 보관이나 유통 경로가 개선되어 위생적으로는 개선되었을지 모르나 일부 제품은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

민간요법제로 흔히 사용되는 국내의 식물들로는 인진쑥(더위지기; Artemisia iwayomogi), 미나리(Oenanthe javanica), 가시오갈피(Acanthopanax senticosus), 헛개나무(Hovenia dulcis), 여우구슬(Phyllanthus urinaria) 등이 있는데 이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민간요법제를 이용하여 건강식품으로 개발한 제품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만성간질환의 민간요법제로 이용되는 외국의 식물로는 Carduus marianus, Phyllanthus amarus 등이 있는데, 건강식품으로 개발된 제품들이 수입되고 있다. 이러한 식물요법 외에도 만성 간질환에 흔히 이용되는 것으로는 버섯요법이 있다. 일부 버섯요법가들은 마치 자신이 전문 의료인인양 행세하며, 특히, 면역기능 활성화 효과가 있는 각종 버섯의 다당체 성분의 효능을 크게 부풀리어 암세포나 바이러스를 물리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버섯요법제에 흔히 사용하는 버섯으로는 영지, 신령버섯, 동충하초, 상황버섯, 차가버섯을 비롯하여 버섯이 아닌 홍차버섯(紅菌) 또는 티벳버섯이 있다.

전체 164명의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 최근 3개월 이내의 기타제제 복용으로 인한 독성간염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들의 과거력 상에는 164명 중 6예에서 독성간염으로 진단되었거나 의심되었던 병력이 있었다. 독성간염의 원인제제는 5예가 한약이었고 1예는 민간요법제였는데 한약은 일부 환자에서 신경통, 소화불량증 등의 증상에 사용하였다. 한약을 선택했던 동기는 만성 간질환 환자에게는 양약보다 한약이 안전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기타제제들이 상용약제에 비해 독성이나 부작용의 측면에서 안전하다는 주장에도 아무런 근거가 없다. 만성 간질환 환자들이 고비용의 기타제제를 선택한2번째 이유는 상용약제의 치료보조를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기타제제와 전문의약품을 함께 복용하는 환자에서 만성 간질환의 소견이 특별히 나아진 예들은 확인할 수 없었다.

옮긴이의 덧붙임 ; 가톨릭대학교 내과 안병민 교수님의 '만성 간질환에서 민간요법의 사용 실태 (2003년 추계 소화기연관학회 합동 세미나 자료집 275 - 281)'의 서론과 고찰 부분을 옮겼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7 만성 간염과 운동 [2] 한상율 2004.04.22 13634
256 헛개나무 추출물에 대한 식약청 공지사항 [4] 김창섭 2003.07.11 9928
255 입사신체검사를 앞둔 간질환 환자들에게 드리는 조언 [8] 한상율 2003.06.19 9670
254 헛개나무로 만든 간질환 치료제 [3] 한상율 2003.06.07 8698
253 간질환 장애등급 [3] 김창섭 2003.08.19 8431
252 라미부딘(제픽스)을 먹다가 내성이 생기면 어쩌죠? [8] 한상율 2003.06.13 8010
251 만성 B형 간염 환아의 생활 관리 [1] 한상율 2003.09.22 7070
» 만성 간질환에서 민간요법의 사용 실태 [1] 한상율 2003.09.22 7021
249 B형간염 바이러스 (HBV) DNA 단위 환산표 [3] file 윤구현 2005.09.15 6604
248 간을 생각한다면 한약을 조심하십시오. [6] 한상율 2006.04.07 6304
247 B형간염의 자연 경과 [8] file 양정채 2006.07.27 6195
246 김창섭 선생님 강의-"B형간염과 간질환" 2008년4월. (1) [23] file 윤구현 2009.01.09 6136
245 B형간염에 대한 용어 정의 [18] 윤구현 2007.12.22 6042
244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의 취업실태 분석 2003 [5] file 한상율 2004.01.03 5878
243 2004년 만성간염치료 가이드라인 [1] file 윤구현 2004.12.03 5865
242 간질환 바로알기 2014년판 [6] file 윤구현 2004.12.03 5808
241 태반 추출물을 이용한 만성 간염 치료 [1] 윤구현 2003.02.25 5769
240 간염 환자의 일생 - 2003 간의날 기념식에서 발표한 내용 [5] 한상율 2003.10.21 5276
239 간염의 예방과 환자 가족 관리 [6] file 한상율 2005.05.19 5040
238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의 모유 수유에 대한 자료 [1] 한상율 2003.10.29 4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