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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개나무로 만든 간질환 치료제

2003.06.07 09:43

한상율 조회 수:8696



한빛내과 - 헛개나무로 만든 간질환 치료제










헛개나무로 만든 간질환 치료제








간질환을 가진 분들께서 헛개나무에서 추출했다는 물질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질문하셔서 어떤 것인지 궁금하던 중에 텔레비전 홈쇼핑 광고에서 그 상품의 광고를 보았습니다.



제가 본 텔레비전 홈쇼핑 광고는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을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1. 이 상품은 임업연구원 연구원인 나아무개라는 사람이 개발한 것이다. - 나아무개라는 사람 출연  

2. 나아무개는 이 상품의 개발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 상장이 화면에 나옴

3. 이 상품은 숙취해소 효과가 있다. -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 보여줌

4. 이 상품은 간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 보여줌

5. 쥐를 대상으로 실험했더니 이 상품은 지방간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었다. - 쥐의 간 사진을 보여줌

6. 실험내용은 나아무개의 박사학위논문으로 발표되었다.

7. 헛개나무 추출물은 효과가 있지만 헛개나무 중탕은 상태를 악화시켰다.



이런 내용과 함께 물건을 팔기 위해서라면 무슨 소리라도 할 것 같은 진행자들의 온갖 미사여구가 방송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이 상품과 관련된 내용을 검색한 결과 다음과 같은 의견을 드립니다. (이 상품의 근거가 되는 연구 논문을 구하려 하였으나 구하지 못하여 관련 글을 찾아보았습니다. 그 한계를 염두에 두고 읽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첫째, 이 상품은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효과를 주장하는 것이지 사람에서 같은 효과가 증명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떤 물질이 병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밝히는 시험은 대개 시험관 실험이나 동물 실험에서 시작됩니다. 시험관 실험은 세포 차원에서 효과를 밝히는 것이고 동물 실험은 사람이 아닌 동물에서 효과를 밝히는 실험입니다. 이 상품과 관련된 실험은 쥐를 대상으로 했습니다(논문의 제목은 '헛개나무로부터 간질환 치료제 및 숙취해소제 개발'입니다). 이런 실험에서 효과가 있다고 밝혀지면 사람에서도 같은 효과가 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곧 사람에서도 같은 효과있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람은 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상품을 섭취했을 때 쥐에서와 같은 경로로 흡수되고, 같은 과정을 거쳐 변화하고, 같은 과정을 거쳐 간에서 작용을 나타내면 사람에서도 쥐와 같은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쥐가 아니므로 사람의 몸에서는 쥐의 몸에서 일어나는 것과 다른 경로를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혀진 물질 중에는 사람에서 같은 효과를 나타내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는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 상품이 사람에게도 같은 효과가 있는지 밝히려면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봐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기 전에 거쳐야 할 절차가 또 있는데 그것은 다음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둘째, 사람이 이 상품을 섭취했을 때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상품은 식품으로 허가받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상품을 판매하기 전에 관련기관에 효과를 증명할 필요는 없고 식품으로 적합한 원료를 사용하여 큰 독성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만 하면 됩니다. (약의 경우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효과와 부작용을 모두 검사하여야 시판 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었던 자료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부작용 검토 자료는 없고 쥐를 대상으로 한 독성 실험 결과, 그것도 간독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조사한 결과(간독성이 없다는 결과)만 실려 있습니다. 쥐에 대한 실험에서도 간을 제외한 다른 곳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효과가 있는지 실험을 하려면 동물실험에서 동물의 각 신체기관에 크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다는 것을 밝혀야만 실험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셋째, 만성 B형 간염이나 만성 C형 간염 또는 간경변증이 있는 분들이 이 상품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그런 병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 상품의 이론적 근거가 되는 연구 결과는 간에 독이 되는 사염화탄소, D-galactosamine/LPS, bromobenzene 등을 쥐에게 투여하여 간에 염증을 일으킨 후에 이 상품을 투여하여 GOT, GPT 등을 측정한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이런 실험방법은 어떤 물질이 간질환에 효과가 있는지를 밝힐 때 가장 기초적인 것입니다. 실제로는 GOT, GPT를 검사하는 것보다 실험동물의 간조직검사를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 실험에서 간조직검사를 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런 연구결과는 이 상품이 간질환에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곧 만성 B형 간염, 만성 C형 간염, 그리고 간경변증이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되지 못합니다.



만약 이 상품이 이런 병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각각의 병에 걸린 동물을 대상으로 해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히고 더 나아가 사람에서도 같은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실험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B형 간염을 예로 들어볼까요? 쥐는 사람과 달라 B형 간염에 걸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려면 유인원이나 특별한 종류의 오리, 다람쥐 등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야만 합니다.



제가 찾아본 자료에는 그런 동물이나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은 없습니다.



딱 한군데 '생명의 나무(나아무개라는 사람이 임업연구원에 세운 벤쳐회사라고 합니다)' 홈페이지(http://www.lifetree.co.kr/main.html)에 만성 B형 간염 및 만성 C형 간염에 대한 임상실험(임상실험이란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결과 효과가 있다고 실려있으나(간경변증에는 효과가 없다고 되어있습니다) 같은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주요논문에 이를 확인할만한 논문이 없고 '생명의 나무' 대표인 나아무개가 직접 쓴 글에도 임상실험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넷째, '헛개나무로 부터 간질환 치료제 및 숙취해소제 개발'이라는 논문을 소개한 글에는 헛개나무 추출물이 '간보호작용'이 있고 이것은 간기능검사 수치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실험결과가 쥐에 국한된 것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무시하고 사람에게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고려해보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사람에게도 간보호 효과가 있다는 것이 검증되고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어 시중에 나와있는 다른 약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간장약이 대부분 그런 것입니다.) 헛개나무 추출물이 그런 약과 비교해서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확인해야 이미 나와있는 약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지 헛개나무 추출물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다섯째,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헛개나무 추출물은 최소한 두곳 이상의 회사에서 판매하고 있고 그곳에 기술(또는 제품)을 제공하는 곳 역시 최소한 두곳 이상입니다. 제가 본 홈쇼핑 광고에 의하면 헛개나무 중탕(달인 것을 말하는 듯합니다)은 간에 나쁜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생명의 나무' 홈페이지에도 '유사품 추출물은 독성이 있다'고 되어있습니다.



헛개나무 추출물의 성분과 추출 방법에 따라서는 간에 독성이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여섯째, 그 상품을 개발하여 대통령상을 받았고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특허를 신청하였으면 그 상품이 그만한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자료를 검토해보면 대통령상을 받고, 박사학위를 받고 특허를 신청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상이나 박사학위나 특허신청은 이 상품의 효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입니다.



그 중 특허신청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특허란 무엇에 대해서든지 신청할 수 있습니다(무엇이든지 신청할 수는 있지만 무엇이든지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맹물도 간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특허를 신청할 수 있는 것입니다(물론 맹물이 간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특허는 인정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맹물에는 특별한 것이 없으니까요). 예를 들어 헛개나무에서 예전에는 한번도 분리해낸 적이 없는 '가'라는 물질을 처음 분리해내서 특허를 신청하면 그것은 특허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 '가'라는 물질을 '나'라는 방법으로 분리했다면 '나'라는 방법도 특허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가'라는 물질이 간질환에 효과가 있거나 없는 것은 특허신청이나 특허인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광고에 나오는 대통령상 부분 전체는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에서 '소비자 오인 표현'이라는 지적을 받았다(제2002-19차 5월 29일)는 것도 고려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보면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을 앓으시는 분이 헛개나무 추출물을 드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덧붙이는 글(덧붙인 날 ; 2003-6-4)



최근에 어떤 환자분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 분은 15년 쯤 전에 자신이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2002년 3월에 한약을 먹은 후에 간기능이 나빠져 입원하였고, 간기능이 다시 좋아져 퇴원한 후로는 별 불편한 것이 없이 지내왔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헛개나무가 간에 좋다는 말을 듣고 헛개나무를 잘게 자른 것과 열매(그렇게 만들어 파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를 달여서 물 대신 (하루에 대략 1.5L 정도) 마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텔레비전 홈쇼핑에서 헛개나무로 만든 건강식품을 보게 되어 그것을 사서(이름이 리버X이라 합니다) 한번에 한 알씩, 하루에 세 번 먹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1주일 동안 먹었더니 입맛이 떨어지고 피곤하고 배가 아파 포장에 있는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전화를 받은 판매회사 직원은 '그것을 먹고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으니 복용을 중단하라'고 하였답니다.



그래서 복용을 중단하고 가까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더니 GOT는 475, GPT는 827까지 올라가 있더라고 합니다. 담당 의사는 그 건강식품이 원인일 수도 있으니 그것을 먹지 말고 치료하자고 해서 그렇게 하고 있는데 그 건강식품을 끊은 지 20일쯤 된 지금은 간기능검사 수치가 처음의 2/3 정도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 분의 경우에 헛개나무나 리버X 이라는 건강식품이 간기능이 나빠진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먹은 후에 간기능이 나빠졌고 끊은 후에 간기능이 차차 좋아지는 것으로 보아 관련이 있거나 원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리버X라는 제품에는 헛개나무 추출물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몇가지 물질도 들어있기 때문에 그 분의 간기능이 나빠진 것이 전적으로 헛개나무 추출물이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판매회사의 상담원이 했다는 말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담원은 '그것을 먹고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합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어 상담원이 그렇게 말한 것인지 아니면 제품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에게 상투적으로 하는 말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행인 것은 그 직원이 복용을 중지하라고 권한 것입니다.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직원들은 자신들이 판매하는 건강식품을 먹고 무슨 불편한 증상이 생겼다고 이야기하면 '체질이 바뀌면서 나타나는 명현반응' 또는 '효과가 나타나는 징조인 호전반응'이라고 하면서 계속 복용하라고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말을 믿고 계속 복용하면 부작용이 너무 심해져서 오래 고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게 이야기를 들려주신 분께서 전화를 거셨던 회사의 직원은 복용을 중단하라고 했다고 하니 불행 중 다행인 셈입니다.



만약 그 직원이 말한대로 그 제품을 먹고 간에 문제가 생겨 입맛이 떨어지거나 피곤하거나 복통이 생겨서 회사에 전화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판매회사에서는 그 상품을 판매할 때 작용이 있을 수 있음을 밝히고 포장에도 표시하여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더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참고자료



http://www.arpc.re.kr/hongbo/sosic/16ho/sub16-5.htm

http://www.nfcf.or.kr/zine/2001_09/070-1p.htm

http://www.lifetree.co.kr/main.html

http://www.karb.or.kr/



처음 올린 날 ; 2002-7-29

마지막 고친 날 ; 200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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