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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을 생각한다면 한약을 조심하십시오.

한상율

간질환에 대한 우리나라 전문가들의 모임인 대한간학회에서 펴내는 학술지인 대한간학회지 2006년 3월호에는 '급성 독성 간염 48예의 임상 경험'이라는 논문이 실렸습니다.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충청북도에 있는 어느 대학교 부속병원에 1998년 3월부터 2004년 3월까지 입원하여 치료받은 독성 간염 환자 48명에 대한 분석자료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의사의 처방에 의해 구입할 수 있는 약이나 의사의 처방이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약에 의해 생긴 간염을 약인성 간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한약재, 식물제제, 그리고 민간요법에 의해 생긴 간염과 약인성 간염을 모두 통틀어 독성 간염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이 논문에서 분석한 환자들은 A형 간염, B형 간염, C형 간염, 다른 바이러스성 간염, 그리고 자가면역성 간염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제가 소개해드리고자 하는 것은 독성 간염이 생기게 된 원인입니다.

48명의 환자 중 의사의 처방에 의해 조제된 약을 먹고 독성 간염이 생긴 경우가 20명(42%),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을 먹고 독성 간염이 생긴 경우가 17명(35%), 그리고 민간요법에 의한 경우가 11명(23%)이었습니다. 한약은 그 내용물을 알 수 없어 분석이 불가능하였으나 민간요법이 원인이 된 경우는 홍삼 3명, 갓버섯 2명, 그리고 소태나무 다린 물, 호박즙, 스쿠알렌, 동물의 간, 강장제가 각각 1명씩이었습니다. 의사가 처방한 약이 원인인 경우 중에는 결핵약 3명, 갑상선약 4명, 항진균제 2명, 그리고 혈압약, 항혈소판약, 면역억제제가 각각 1명이었으며 그 외 사람들은 몇 가지 약을 함께 먹고 있어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이 논문의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물론 독성 간염이 생기는 원인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의사가 처방하거나 약국에서 파는 약, 흔히 말하는 양약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독성 간염의 원인 중 40%나 차지하니 말입니다.

그러면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을 먹는 것과 의사가 처방한 약을 먹는 것 중에서 독성 간염을 일으킬 위험성이 높은 것은 어느 쪽일까요? 이 논문에 의하면 한약을 먹는 쪽이 독성 간염을 일으킬 위험성이 훨씬 높습니다. 의사가 처방한 약이 독성 간염을 일으킨 것이 42%이고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을 먹고 독성 간염을 일으킨 것이 35%인데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의사가 처방한 약을 먹는 빈도와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을 먹는 빈도의 차이에 있습니다.

여러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은 1년에 평균 15회 정도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거나 입원합니다. 그 중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경우와 한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경우의 비율이 10:1 정도 됩니다. 진료받는 빈도와 약을 먹는 횟수가 비례한다고 가정한다면 의사가 처방한 약을 먹는 사람이 한약을 먹는 사람보다 10배 정도 많을 것입니다. 만약 의사가 처방한 약과 한약이 독성 간염을 일으킬 위험성이 같다면 의사가 처방한 약에 의한 독성 간염과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에 의한 독성 간염의 비율이 10:1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조사 결과는 10:1이 아닌 20:17입니다. 이 결과로 보면 한약이 독성 간염을 일으킬 위험성이 의사가 처방한 약이 독성 간염을 일으킬 위험성보다 8.5배 높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민간요법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민간요법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에 대하여 여러 조사결과가 서로 다릅니다. 그렇지만 여러 조사결과를 종합하면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약 30%가 민간요법과 건강식품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민간요법이 독성 간염을 일으킬 위험성이 의사가 처방하는 약과 비슷하다면 의사가 처방한 약에 의한 독성 간염과 민간요법에 의한 독성 간염의 비율이 10:3 정도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논문의 결과는 아주 다릅니다. 20:11입니다. 민간요법이 독성 간염을 일으킬 위험성은 의사가 처방한 약보다 1.8배 높은 것입니다. 민간요법이나 건강식품을 식품의 형태로 되어있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논문을 보면 그런 생각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있습니다.

이 논문에는 다른 문제점도 드러나 있습니다. 의사가 처방한 약과 민간요법의 경우에는 성분이 밝혀져 있어 원인을 알기가 쉬운데 한약은 성분이 공개되어있지 않아 어떤 한약이나 한약재가 독성 간염을 일으켰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많은 한의사들이 한약은 안전하다고 앵무새처럼 되뇌입니다. 때로는 한약을 복용한 환자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자료를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런 자료들을 살펴보면 '환자(놀랍게도 그 임상실험 중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것도 있습니다. 치료효과가 아닌 부작용 여부를 밝히기 위하여 자기결정능력이 없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것은 의료윤리상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100여명에게 한약을 먹였더니 간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약물의 심각한 부작용은 그런 소규모 연구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심각한 간독성이 나타날 정도의 약물이라면 그것은 너무 위험해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제약회사에서 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그런 약은 아예 시판조차 되지 않습니다.

약물의 심각한 부작용은 대부분 수천 명 또는 수만 명에 몇 명의 빈도로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그런 부작용은 약물이 시판된 후에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를 모아서 분석하여 알게 됩니다. 그런데 한약의 경우에는 간에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도 어떤 약이 원인이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한의사가 환자들에게 그 약의 이름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약에는 어떤 한약재들이 들어있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떤 한약이 간에 부작용을 잘 일으키고, 또 어떤 한약은 안전한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한의사들은 한약이 안전하다고 무턱대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한약의 성분을 공개하고, 어떤 한약이 어떤 부작용을 일으키는지 알려야 할 것입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을 걱정한다면 말입니다.

참, 사족입니다만 대한간학회지 2006년 3월호에는 붕어즙을 먹은 후에 독성 간염이 생긴 환자에 대한 논문도 실려있습니다. 우리가 음식으로 먹는 것을 재료로 했더라도 양이 많아지거나 농축되면 음식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자료

1. 한약이 독이 된 사연. http://user.chollian.net/~handor/nonortho/herb_poison01.htm
2. 서정철, 전원중, 박성순, 김석형, 이기만, 채희복, 박선미, 윤세진. 급성 독성 간염 48예의 임상 경험. 대한간학회지 2006;12(1):74-81
3. 한상율. 한약은 부작용이 없다? http://user.chollian.net/~handor/nonortho/om_side_effect01.htm
4. 한상율. 양약은 부작용이 많지만 한약은 그렇지 않다? http://user.chollian.net/~handor/nonortho/om_side_effect02.htm
5. 의사 72% 한약부작용 경험...간염·독성 집중. http://www.medigatenews.com/Users2/News/NewsView.html?ID=19380&nSection=1&spType=&nPlan=
6. 안병민. 생약재에 의한 간손상. http://user.chollian.net/~handor/nonortho/herb_adverse06.htm
7. 의사는 먹지 말라 하고, 한의사는 괜찮다 하고 http://user.chollian.net/~handor/nonortho/herb_liver04.htm
8. 소시호탕등 18개 한방제제 '간장해' 부작용 http://user.chollian.net/~handor/nonortho/herb_adverse02.htm

처음 올린 날 : 20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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