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상담 게시판


활동성 ...

 

무슨 뜻일까요?

 

B형 간염 이외의 다른 질환

 - 가장 대표적으로 결핵 -

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결핵은 전염성 여부에 따라 활동성 결핵과 비활동성 결핵으로 나눕니다.

즉, 활동성 결핵이라고 하면 전염성 있는 결핵이라고 보면 됩니다.

 

B형 간염은???  ............... 그렇지 않습니다.

 

무슨 얘기인가하면, B형 간염은 활동성이든 비활동성이든 다 전염성 있습니다.

다만, 활동성이 비활동성보다 전염성이 더 높은 거죠. (활동성 > 비활동성)

(여기까지 읽고 혹시 놀라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끝까지 천천히 아래를 다 읽어 보세요.^^)

 

다시 결핵 얘기로 돌아가서

활동성 결핵은 공기로 - 정확히는 비말(droplet) -

전염되기 때문에

자기 옆에 활동성 결핵 환자가 있을 때, 활동성 결핵 환자가 기침 등을 하면 옆에 있던 본인 및 다른 사람들이 전염될 수 있습니다.

반면, 비활동성 결핵은 전염성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B형 간염은??? .............. 그렇지 않습니다.

통상적인 생활 - 기침은 물론, 심지어는 음식이나 술잔을 돌려도 - 에서는 (활동성이든 비활동성이든) 잘 전염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부터 오해가 발생합니다.

결핵 같은 질병에서의 활동성 개념과, B형 간염에서의 활동성 개념은 서로 많이 다릅니다.

 

통상, 일반인이나 환자 분들에게

(B형 간염에 관해서) 활동성이 뭐냐고 (의사 입장에서) 되물어보면

1) 잘 모르겠다고 하시거나, 2) 전염성이 있는 거 아니냐고 하시거나, 3) e항원 (= HBeAg) 양성을 말하는 거 아니냐 및 4) 기타 등등으로

얘기하십니다.

 

1) 의 경우는 모르시는 것이니까 패스(pass) 하고

2) 전염성에 대해서는 위에 설명했으니까, 또 패스(pass) 하겠습니다.

     노파심에서 전염성에 대해 요약하면,

    ㄱ. B형 간염은 보유자든 만성 B형 간염이든 활동성이든 비활동성이든, 다 전염성은 있는 것이다.

    ㄴ. 단, 비활동성은 활동성보다 전염성이 적은 것이다. (비활동성 < 활동성)

    ㄷ. 전염성이 있다는 말은, 특별한 전염 경로 - 대표적으로 수직 감염, 혈액 노출에 의한 감염 등 - 를 통해 감염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지, 일상 생활에서의 전염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3) (e항원) 에 대해서 얘기하겠습니다.

 

과거 20~30년전에는 B형 간염을 - 특히, 자연경과를  - 의사들도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당시까지만 알려진 근거를 통해서 e항원이 양성이면 활동성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연구된 많은 자료들을 보니, e항원만 갖고는 활동성 유무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간염을 전문으로 진료하시는 또는 잘 아는 의사들이 말하는 활동성은 전염성에 촛점을 맞춰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간의 염증 정도나 향후 예후 - 간경화, 간암 발생 여부 등 - 에 촛점이 맞춰져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활동성이란 말도 - 제가 의학을 배울 당시만 해도 - 간 조직 검사에서 

(원인과 상관없이) 특정 소견이 보일때 예후가 안 좋을 것이라는 병리의사 및 간 전문가들의 믿음(?) 내지는 추정(?)으로

만성 활동성 간염 (chronic active hepatitis ; CAH) 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활동성(active)이란 표현이 처음 나오게 된 계기이자, 각종 폐단이 발생하기도 된 계기였죠.

지금은 당연히, 조직 검사 상 위의 CAH 라는 진단명 자체를 쓰지 않습니다.

 

어쨌든 그런 용어나 표현이 도입되고 알려진 뒤로

환자 또는 일반인 및 사회에서 (잘못 널린 퍼진 또는 선입견을 갖고) 얘기하는 활동성, 비활동성이라는 말과

간장 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시는 또는 잘 아는 의사들이 말하는 활동성/비활동성이라는 말의 개념 차이가 꽤(?) 다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활동성이라는 표현을 써오다보니,

환자, 일반인 및 사회에서 일반 - 의학적이 아닌 - 상식으로 (잘못된 의미의) 활동성, 비활동성이라는 표현이 고정되어 버렸습니다.

 

환자 또는 일반인 및 사회에서 얘기하는 활동성, 비활동성 개념과

간장 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시는 또는 잘 아는 의사들이 말하는 개념의 차이를 굳이 쓰자면...

 

                일반인들                                                     간장 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시는 또는 잘 아는 의사들

활동성                                           <--->          활동성

= 전염성                                                           = 간 조직 검사상 간의 염증 정도(grade and/or stage) and/or 예후 인자(?)

= 위험한 것                                                      = 위험??? 매일 진료 보는 환자들이 간염 환자들인데, 그럼 진료하는 의사들도 다 간염 걸리게?

= 옆에만 있어도 안 되는 것                           = 기타 등등

= 취업 불가                                                      = 말기 간경화나 간암 또는 증상 심한 일부 환자를 제외하고는, 일하는 데 별 문제 없는데?

= 모르겠음 ..

 

등등 입니다.

 

개념이 하나는 은하계에, 다른 개념은 저 안드로메다에 있는 ... 그런 셈입니다. ^^ ;;;

 

그래서, 10 (?) 여년 전부터 활동성 및 비활동성이란 말은 쓰지 않고, 증식성 및 비증식성을 사용합니다.

 

한가지, 혼동하실 수 있는 것은

일반인들이 갖는 개념상의 활동성이라는 말과 간장 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시는 또는 잘 아는 의사들이 표현하는 증식성이란 말을 동일시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어휘 또는 표현 문제로 개념의 혼동을 초래하는) 활동성, 비활동성이란 말을 없애기 위해 새로운 말(또는 표현)을 도입한 것인데,

마치 활동성 대신에 증식성, 비활동성 대신에 비증식성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라고 오해하시면 안됩니다.

(물론, 간장 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시는 또는 잘 아는 의사들 사이에서 사용하는 개념으로서의 활동성 및 비활동성은 증식성 및 비증식성과 대체로 같습니다만...)

 

마지막으로 4) 기타 등등에 관한 것 중에 중요한 것으로 취업 문제가 있겠습니다.

위의 설명드린 이러저러한 오해(?)들로 그간 활동성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10 여년 전만 해도 취직이 불가능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저런 오해(?)들이 사회에서 풀리지 않고 있어, 사기업 취직시 활동성이라는 미명하에 취직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다행히도, 여기 윤구현 총무님 이하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공공기관에는 법적으로 "활동성"이라는 표현이 많이 없어져 있습니다.

 

공무원 채용 신체 검사 기준에

예전에는 활동성 B형 간염은 채용 불가 기준이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현저한" 지장만 없으면 공공기관 채용에 법적으로 제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공공기관 및 일부(?) 의사들은 공무원 채용 기준도 잘 모르기도 하고,

심지어는 아직도 활동성 및 비활동성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사실 의사들의 대부분도 아직 활동성 및 비활동성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쓰는 이유는 환자들이 이해하기 쉬우라고 쓰는 의사 분들도 있겠지만,

 간염을 전문으로 진료하지 않는 또는 잘 모르는 의사들은 위와 같은 내용을 모르시는 경우가 다소<?!?>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환자 교육"이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군림하면서 주입식 또는 독재적으로 가르친다는 것은 아닙니다.

설명의 필요성, 환자분들의 알 권리 등을 생각하고,

무엇보다 지식을 알고 있는데 의미의 전달이 안 되면서 오는 여러 불합리한 일들이 매우 싫어서

주저리주저리 글을 올려 봅니다.

 

부디 간염 치료에 있어서 의사/환자의 소통이 원할히 되기를 바라며 ... ^^

 

추신) 이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이해하셨다면, 앞으로는 활동성, 비활동성이라는 표현은 가급적 쓰지 말아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잘 모르시겠으면, 차라리 검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적어 올리세요.

여러 선생님들께서 잘 설명해드릴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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