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묻는 질문


많은 분들이 간염환자의 간경변, 간암 발생율에 대한 아래의 통계를 보셨을 겁니다.

1) 간경변으로의 이행률
  만성간염환자 : 5년 9%, 10년 23%, 15년 36%, 20년 48%
2) 간암으로의 이행율
  만성간염환자 5년 2.7%, 10년 11%, 15년 35%
  간경변증 환자 5년 13%, 10년 27%, 15년 42%
3) 생존율
  만성간염환자 5년 97%, 10년 10%, 15년 72%, 20년 70%
  간경변증환자 5년 68%, 10년 57%, 15년 43%


이 자료를 보면 아주 무섭습니다. 간염환자의 상당수는 20~30대인데요. 40~50대가 되었을 때 이들 중 30%가 사망한다는 이야기이고 40~50대 간경변 환자들은 50대중반~60대 중반이후에는 절반 이상 사망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주위의 간염환자들을 보면 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자료는 아주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많은 논문과 정부 자료에 이 통계결과가 인용됩니다.

결과를 이해하려면 출처를 봐야 합니다. 이 결과가 나온 논문은 1994년에 발표된 김정룡박사님의 '만성간염 및 간경변증환자의 자연경과와 생존율에 관한 연구-20년간의 자료 분석'이라는 논문입니다. (아시는 분이 많겠지만 김정룡 박사님은 B형간염예방접종을 한국에서 처음 개발한 분입니다. 간질환에 있어서는 가장 유명한 의사선생님 가운데 한 분입니다.)

1972년부터 1989년까지 서울대학교병원 간연구소에 등록된 환자 2691명의 의무 기록을 분석한 것이라고 연구방법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주 오래된 기록입니다. 이 결과를 현재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큰 무리가 있는데요.

1. 서울대병원은 보통 우리나라에서 그래도 상태가 나쁜 환자들이 다니는 곳입니다.

2. 치료를 받고 건강이 좋아진 사람들은 더 이상 병원에 다니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근처의 이용하기 편한 병원으로 옮겼을 것입니다. 연구에서는 진료가 중단된 환자는 전화추적 등을 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놓친 부분이 있었을 것입니다. 10~20년전에 내원한 환자를 추적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반대로 나빠진 환자들은 그대로 서울대병원을 다녔을 가능성이 크겠죠.

3. 1972년이 기억나시나요? 당시에는 지금처럼 간기능검사를 여러 곳에서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간염의 조기진단이 아주 어려웠을 것입니다. 자신이 B, C형간염보유자라는 것을 아는 사람도 드물었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상태가 안 좋은 상황에서 병원에 다니기 시작했을 겁니다.

4. 설령 조기에 진단을 했더라도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습니다. 70년대에는 만성B형간염으로 진단받아도 간장약 이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었구요. 인터페론이 80년대부터 쓰였을 텐데 그 당시는 너무 비싸서 많은 환자들이 이 약을 쓰지 못했습니다. 매달 들어가는 비용이 근로자 한달 월급과 맞먹었다고 합니다. 지금 가장 많이 쓰는 제픽스는 이 연구가 끝난 후인 99년에 나왔습니다.

그럼 이 연구 결과가 왜 계속 인용되느냐.... 다른 연구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비슷한 연구가 이후 세브란스 병원에서도 나온 것이 있지만 연구대상이 한 번도 인터페론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치료를 받았다면 결과가 달라지겠죠... 다른 조건도 서울대에서 나온 연구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 두 논문을 제외하고는 아직 간염환자들의 예후를 장기 추적한 연구가 없습니다(김정룡 선생님의 비슷한 논문이 있기는 합니다). 여러분은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의 만성질환의 장기 추적 연구결과를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이들 연구는 대부분 선진국인 유럽이나 미국에서 이루어졌는데요. 간염은 이들 선진국에서 주목받는 질병이 아닙니다. 환자수가 매우 적고 있어도 아시아계 이민자들이거나 60년대 이후 마약사용자들에게서 주로 발생했습니다. 관심의 대상이기 힘들었습니다.

이보다 희망적인 결과가 있기는 합니다. 우리나라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사망원인 통계인데요. 이것을 보면 간질환의 사망자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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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0만명당 간질환 사망자는 29.2명이었으나 2004년에는 19.1명으로 30%가량 감소하였습니다. 이것은 10대 사망원인 가운데 가장 빠른 감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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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10만명당 간암사망자는 1994년 23명에서 2004년 22.6명으로 거의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그 원인이 뚜렷하지는 않으나 간질환자의 생명이 길어지면 간암발생률은 상승하기 마련입니다.

더 주목할 만한 것은 이런 사망률의 감소는 간염치료 때문이 아니라는 겁니다. B형간염치료가 본격적으로 일반화 된 것은 99년 라미부딘(제픽스)이후입니다. 만성간염보유자들이 정기적으로 검사받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한다면 간경변, 간암의 진행을 많은 경우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현재의 예측입니다.

그럼 얼마나 막을 수 있을까요. 아직은 단기간의 연구만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10여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픽스 치료 후 20년 정도가 지나면 어느 정도 정확한 결과가 나오겠죠....


c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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